편집자 소개글이 글이 학생들과 지역 기자들 그리고 곧 이야포를 방문할 여수시의원,공직자들에게 읽혀지길 바라면서 양영제 작가가 기고한 글입니다. 이 글은 신문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으며 글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논쟁과 책임은 필자에게 있습니다. 이 글은 분량 관계로 3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들어가는 말2020년 8월 3일 여수 부속섬 안도 이야포에서 지역신문사 여수넷통 주최로 위령제가 있었습니다.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8월 3일 미군기에 의한 이야포 피난선 학살 위령제입니다.그 며칠 전 7월 29
나는 학교를 혁신하겠다는 사람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 슬로건만 진보일 뿐, 교실 안에서 달라지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이런 깨우침을 준 것은 몇 년 전 한 아이의 충격적인 발언 때문이다. 구속된 교육감을 석방하라는 시민단체의 현수막을 보고 아이에게 넌지시 어떻게 생각하내고 물었다. 아이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관심 없어요. 저분이 교육감이 되고 나서 교실이 뭐가 달라졌는데요?”2018년 기준, 대한민국에서는 하루 5.8명의 청소년들이 자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통계마저 온전히 믿기 어렵다. 내가 교직에 있는 동안에 4명
8월 3일. 미군기에 의한 이야포 피난선 격침 사건 70주년이었다. 6.25 당시 약 150명 정도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우리는 정성을 다해 추모제를 지냈고, 시인의 추모시도, 학생들의 추모사도 바쳤다. ‘평화탑’도 쌓았다. 평화를 염원하며.그리고 모든 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는 순간 이야포 바다위에 기적같은 일이 펼쳐졌다.추모제 마무리 행사로 평화탑에 헌화까지 마치고 단체 기념촬영하는 순간 누군가 외쳤다.“저기 좀 보세요!”촬영을 멈추고 우리는 바다위의 새떼가 나는 하늘을 쳐다보고 환호했다. 아! 갈매기 수백 마리다. 아마
그 분은 여수 바다를 내려다 보았다. 살고 있는 부산 바다보다 아름답다고 했다. “돌산이 섬이냐”고 물었고, “안도는 어디쯤 있는 것이냐”고도 물었다. 여수를 한두 번 온 것이 아니다. 안도를 수차례 방문했는데도 여수 구경은 처음이라고 했다.여수에 아는 지역이라곤 안도로 가는 배를 타는 여객선 터미널뿐이라고 했다. 오동도 입구까지 혼자 밤에 걸어 와 본 것이 여수 구경 전부라고 했다. 무서웠기 때문이라고.남북군사긴장감이 높던 시절 시민이 돌아다니지 못하는 야간통행금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도로 검문소마다 군인과 경찰이 버스에 올라
“남자는 집으로 가는 다리를 걸어가고 있었다. 안개가 짙었으나 다리 난간에 한 여자가 강을 내려다보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남자는 직감은 하였지만 여자를 스쳐지나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강가에는 여자 시신이 발견되었다. 남자는 친구에게 자신의 방관으로 여자가 죽게 되었다고 괴로워한다. 친구는 남자의 잘못이 아니라고 위로하지만 남자는 방관된 죽음의 기억이 평생 각인되어 자신을 괴롭힐 것이라고 말한다.”까뮈의 소설 ‘전락’에서 나오는 한 장면이다.흔히 지울 수 없는 기억을 각인되었다고 한다. 오십 년 이전 각인된 앨범이 있다.
기초단체 의정을 풀뿌리 민주주의라 하는 이유는 그 뿌리의 건강성을 전제로 한 말이다.그 뿌리가 건강한지 여수시의회 시계를 4년 전으로 돌려보자. 당시 여수시의회는 제6대 후반기 의장에 5선인 국민의당 박정채 의원을 선출했다.박 의장은 결선투표까지 펼치며 민주당 서완석 의원을 누르고 후반기 의장에 올라, 앞선 4대 후반기, 5대 후반기에 한 차례씩 의장을 역임한 이후에 6대 전반기와 후반기까지 독차지했다.당시 시의회 인적구성이 국민의당 12명, 민주당 10명, 무소속 4명임에도 이를 가능하게 했다.의장단 단임제 관행을 깬 전후반기 의
호기심 천국인 아이는 말을 배우면서 세상과 사람에게 수천 번의 질문을 한다. 그러나 그들이 학교에 들어가면서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모두가 성공 신화를 완성해야 한다는 공부의 당위성 때문에 호기심 천국이었던 그들은 하나의 정답만을 향해 달려갔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자본주의 신화인 성공을 핑계로 호기심과 질문을 빼앗아 버렸다. 그리고 이상한 언어를 강요하기 시작했다. ‘호기심, 질문, 다양성, 개성, 자아’보다 ‘정답, 암기, 획일성, 단체, 사회’라는 단어를 강조하면서 아이들의 생각의 폭을 축소시켰다.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엉뚱한
청소년의 삶은 극히 불안하다. 미성숙으로 인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마주할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많은 청소년은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불안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키에르케고르는 “불안은 자유의 가능성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불안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불안은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고 주장했다. 참 엉뚱한 주장인 듯하다.키에르케고르(키르)를 잠시 만나보자.M : 키르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독특한 주장을 하셨네요. 어떻게 불안이 자유이지요?키르 :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될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
이제 보니 여수시 문수청사가 정밀안전진단결과 ‘D등급’은 이해하기도 어렵고 황당하기까지 하다.문수청사는 전남도교육청 소유로 특수학교인 ‘여명학교’가 소라면 관기로 신축 이전하면서 비어 있었다. 미평동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임시로 무상 임대해서 사용하다 이전했다.여수시가 다시 3년간 무상 임대 계약을 맺고 리모델링 해서 2017년 6월 8일 개청식을 가졌다. 문수청사에는 돌산청사에 있던 경제해양수산국과 상하수도사업단 소속 8개 부서가 옮겼다.여수시는 전남도교육청 국제교육원을 유치하면서 돌산청사를 무상 제공하는 바람에 돌산청사 역할을 하
청춘아! 지금 꿈이 없어도 괜찮다. 엉뚱한 생각도 하고 공부만 고집하지 말라. 지금 부족하고 불안해야 정상이다. 수많은 좌절과 결핍에서 너는 너만의 욕망을 꼭 찾아야 한다. 그 욕망을 찾아야만 타자의 욕망대로 살지 않을 것이다."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말한다" 철학자 라캉의 유명한 말이다. 이 말을 반대로 표현하면 "인간은 자아의 욕망을 말한다."이다. 즉 나를 잘 알고 있으며 그 앎에서 모든 것을 시작한다는 뜻이다.그렇지만 현실에서 자신을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혹 안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인간은
출세(出世)하고 싶다 했는가? 우선 영혼에 인성(人性)이라는 씨앗을 심고 지성(知性)이라는 곁가지를 달면 그때 천천히 인간 세상으로 걸어가라. 그게 출세라고 말하고 싶다.우리가 지금 말하는 출세의 어원은 불교와 유교에서 찾아볼 수 있다.먼저 불교에‘출세간(出世間)’이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의 의미는‘세간을 떠난다’는 의미이다. 즉 인간 세상을 떠나 승려가 되는 것이 출세였다.세(世)는 세속이요 속세를 뜻한다. 매일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이 교차하는 곳이 사람 사는 세상이다. 출(出)은 깊은 산속을 뜻한다. 산(山) 위에 또
4.15총선이 끝난 지 어느덧 한 달 반 이 지났고,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됐다. 시민과 지역을 대표해서 국정을 논할 수 있는 일꾼을 뽑았던 4.15총선은 더불어민주당의 압도적인 지지로 끝났다. 특히 호남과 수도권은 더욱 그랬다. 여수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주철현, 김회재 의원 역시 압도적으로 당선되었다.국회의원 당선자는 지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대의 민주주의의 대리인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촛불혁명 이후 첫 국회의원선거로 선출되었다는 자부심을 갖길 바란다. 새로운 국회의원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임의 배경은 ‘촛
오늘도 K양은 힘들게 하루를 마감한다. K양은 미소를 잃어버린 지 오래다. 이유는 단순하다. 팔딱팔딱 살아있는 생활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편성에 얽매인 삶을 살기 때문이다. 개별성을 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K양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K양은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좋은 환경에서 공부를 했고 예절 또한 몸에 익혔다. 집안이 여유가 있다 보니 악기며 운동까지 체화하였다. 이팔청춘이 되어 남자를 만났다. 그것도 집안 좋고 돈 많다는 갑부집 자제였다. 물론 집안에서 점지해 준 만남이었다. 자의적인 만남보다
"인간 존엄은 불가침하다." 독일 헌법 제1조이다.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이다.나와 국가의 관계를 읽을 수 있는 다른 잣대이다. 독일은 인간을 앞에 놓고 삶의 이야기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가를 앞에 놓고 삶을 말한다. 닭이 우선일지 계란이 우선일지는 삶의 지향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이 없는 국가가 존재할 수 있을까? 아니 내가 존재하지 않은 국가가 의미가 있을까?우리 사회는 마치 국가를 위하여 개인이 존재해야 하는 것처럼 의식화되어 있으며 그것에 대해서는 토를 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직도 많은
혹 논어 학이편 두 번째 문장을 기억하는가?“有朋이 自遠方來면 不亦說乎아(벗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벗에 대한 일화(逸話)는 정말 많다. 어제 절친을 만나 동안 못했던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친구가 최근에 만난 G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G의 캐릭터가 가슴에 맴돌아 잠시 그를 초대하고자 한다.우선 이 친구는 말을 못 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감정 표현을 언어가 아닌 소리와 표정으로만 할 뿐이란다. 기쁘면 빤히 보면서 밝은 눈빛을 보이며 슬프면 고개를 숙여 힘없는 몸짓을 한다는
오늘도 Y군은 어김없이 엄마에게 잔소리를 들었다. 엄마는 신기하게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같은 말을 반복한다.너 정말 이렇게 살거야? 너 지금 뭐하니? 제발 공부해라. 옆집 순이는 도서관에 갔고 영희는 학원에 갔잖아? 생각해봐. 공부해서 남 주니? 다 너 잘되라고 하는거야. 알겠니?책을 읽으라는 것도 아니고 영화도 보아서는 안 되고 친구랑 놀아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참고 공부(국,영,수,사,과)만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 얻어 돈 많이 벌면 그때 하고 싶은 것 하라는 것이다.삶은 분절성이 아니라
40년 전 5월 광주에서는 많은 사상자가 있었다. 그중에서 소년과 소녀 36명이 숨졌다. 그들이 죽어야 할 하등이 이유가 없었다. 여린 몸 곳곳에 총알이 지나갔고 대검에 찔렸으며 군홧발에 짓밟혔다.대한민국은 아직도 곡도(曲道)의 삶이 정도(正道)의 삶을 비난하며 졸장부가 대장부를 꾸짖는다. 왜 이리도 우리 주위엔 졸장부들이 설치는 것일까?그들은 항상 쫀쫀한 가슴과 짧은 언어만을 사용하여 공동체보다는 개인을 중시하며 사람보다는 돈을 가까이 한다. 그들은 탐욕과 권력 앞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았으며 역사와 진실 앞에서는 꽁무니를
코로나19는 지금 우리에게 삶에 대한 근원적인 답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는 현실을 보면서 과연 바동바동 사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회의감마저 든다.미 존스홉킨스대 통계 자료에(5월 12일 0시 기준) 따르면 전 세계 사망자 숫자가 30만 명을 곧 넘어설 추세이다. 미국이 8만1,795명으로 가장 많고 영국(3만2,065명), 이탈리아(3만739명), 스페인(2만6,744명), 프랑스(2만6,643명) 등 유럽 국가들이 그 뒤를 잇고 있다.대한민국은 이번 코로나19에 대한 K방역을
하루 종일 거릴 걸었었지/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무얼 위해서 / 살아왔는지 곰곰히 생각했어 / 사랑도 잃고 꿈도 다 잃고 / 그렇게 나는 바보처럼 살았던거야 / 이제 돌아가야지 어릴 적 내 모습으로 / 잊었던 나의 친구 가자 돈돈돈돈키호테오랜만에 B씨와 C씨 포장마차에서 만났다. 어디서 돈키호테 노래가 들려왔다. 그동안 B씨와 C씨는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다. 술이 한잔 두잔 몸을 적실 때마다 C씨는 B씨에게 삶의 아픔을 하소연했다. 모두 이루었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가슴 한구석이 허전하다는 것이다.B씨과 C씨는 죽마고우(竹馬故友)
4.15 총선이 끝났다. 아니 지금부터 시작이다. 대한민국이 나가야할 길이 녹록치 않기에 당선자는 마냥 웃고만 있을 때가 아니다.기억하라. 공직자의 역할은 오직 봉사이다. 그것도 한시적 봉사이다. 그 직책이 끝난 후에는 그저 소탈한 시민일 뿐이다.많은 공직자가 밟아왔던 그 길 그대로 걷지 말라. 일그러진 공직자처럼 부끄럽게 살지 말라. 권위와 권세를 앞세워 무소불위를 행했던 공직자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사회는 변했만 그들은 지금도 옛날 그때의 지위를 생각하며 그들만의 놀이터에서 설국열차를 타고 있다. 언제까지 대통령이고 언제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