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수산시장에 큰불이 났다. 지난 15일 새벽이다. 그 현장을 요즘 취재 중이다. 화마가 휩쓸고 간 시장은 시커멓게 다 타버렸다. 식당 골목도 대부분 소실되었다. 식탁은 이리저리 뒤엉켜 있고 의자는 골목길에 나뒹굴고 있다.수산시장과 지붕을 맞대고 있는 인근 상가다. 불과 3m도 채 안 되는 거리다. 이곳 상인들은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콩콩 뛴다며 긴박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그들은 불이 난 그 시간 2층 자신들의 집에서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그러다 그들은 새벽녘 수산시장 지붕에서 치솟는 불길을 보고 정신없이 대피했다.한
육·해·공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늘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사실 삼겹살과 한우 꽃살도 먹고 싶고, 생선회와 해산물도 생각나고, 닭이나 꿩고기도 먹고 싶기 때문이다. 참 욕심도 많다 생각하겠지만 이를 한꺼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곳이 여수에 있다.육해공 숙회천국이다. 이곳 상차림은 산과 바다 하늘에서 온 갖가지 먹거리가 조화를 이룬다. 이집의 코스요리를 한번 맛보게 되면 그 여운이 길다. 두고두고 생각나는 아주 특별한 맛이다. 일행 중 한 분은 이게 진짜배기 남도의 참맛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려 말부터
"불량감자입니다."불량감자라는 말에 호기심이 동했다. 어떻게 이렇듯 노골적인 이름을 사용할까. 그래서 주문했다. 그런데 그 맛을 보니 순간 입맛을 사로잡는다. 어찌 이리 달달하고 고소할 수가.참 맛있다. 설탕과 버터의 어우러짐이 너무 좋다. 그런데 이곳 주인장(41.채승찬) 말마따나 설탕과 버터를 너무 많이 사용해 칼로리가 장난 아니겠다. 원 이름은 꿀감자버터다. 저녁시간에 먹기에는 칼로리가 많아 다소 부담스러운 음식이다. 그래서 불량감자인 것이다."꿀감자버터입니다. 실은 꿀은 안 들어가고 설탕과 버터와 감자의 어울림입니다.
가끔은 새로운 음식이 먹고 싶다. 이런 음식이 있다면 참 좋겠다. 애호박에 돼지고기 듬뿍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애호박짬뽕이다. 실은 광주에 가면 향토음식으로 애호박찌개가 있다. 남도의 일부 지역에도 더러 있는 음식이다.애호박찌개는 가격도 착하고 참 맛있는 음식이다. 이 애호박찌개에 면발을 넣고 끓여낸다면 정말 잘 어울릴 듯싶다. 갑자기 얼큰한 애호박짬뽕 한 그릇이 후루룩~ 먹고 싶다. 이 추운 겨울날에 가슴을 덥혀줄 따끈따끈한 음식이.애호박짬뽕... 하루 빨리 세상에 선보이길 몇 해 전 광주 한옥식당에서 맛봤던 애호박찌개에 대한 기
국숫집이다. 구포국수, 그 이름만으로도 맛과 정이 느껴지는 곳이다. 여수에 사는 황다솜 양은 "자주 오고 싶어요. 국물이 진하고 정말 맛있어요"라며 이집 국수 맛에 대해 좋은 평가를 했다."자주 오고 싶어요, 국물이 진하고 정말 맛있어요."참 맛있는 잔치국수다. 다솜 양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이 간다. 부산에 가서 구포국수를 맛봤지만 그곳의 맛과는 사뭇 다르다. 구포국수 맛에 이곳 남도의 향기가 배어있다.3000원 착한 가격의 구포국수... 가성비 최고 그 특별한 맛의 비법에 대해 김영민(52) 셰프에게 알아봤다."멸치하고
옛 속담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있다. 이는 기대치와 현실에서 오는 생각의 차이인 듯하다. 하기야 요즘은 사실과 다르게 과대 포장된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현상은 포장된 상품뿐만 아니라 식당 음식에서도 가끔 찾을 수 있다.여수의 소문난 횟집이다. 워낙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해 내심 기대하고 찾아갔다. 그렇다면 이집의 음식은 어떨까. 소문만큼은 아니어도 괜찮았다. 제법 실속 있게 차려낸 데다 횟감의 선도가 빼어나다.여수의 소문난 돌산횟집... 한 번쯤 가볼만해 살아있는 쫄깃한 식감의 낙지는 입안에서 요
"'이강운 명품선어,' 제 이름을 걸고 선어회를 전국에 보급하고 싶어요."숙성한 생선, 선어회 맛에 반했다는 이강운(44) 셰프, 그의 바람이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선어회 연구에 미래를 걸었다. 날마다 선어회와 더불어 살면서. 명품이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리는 횟집이다. 음식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의 표현으로 본인의 이름을 내건 곳은 여수 신기동의 이강운명품선어집이다. 숙성이 잘된 다양한 선어는 참 맛깔스럽다. 어찌나 맛있던지 남이 못 먹게 전부 다 된장 발라 찜하고 싶을 정도다.함께한 지인 역시 이 집의 선어 맛
"너무 맛있어 죽여줍니다."왜 '죽여주는 김밥'이냐고 주인아주머니에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한 손님이 대뜸 답을 합니다.이 집의 김밥 정말 맛있답니다. 서울 광장시장의 마약김밥 부럽지 않은 맛입니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손님들의 행렬만 봐도 그 맛은 가늠이 되고도 남지요. 주인 아주머니는 '간판하는 아저씨가 자기 멋대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뭔가 재미난 사연을 기대하며 귀 기울였는데 "안 죽여요, 진짜 맛있어요"라며."안 죽여요, 진짜 맛있어요. 간판하는 아저씨가 자기 멋대로 그렇게 한
하얗고 얇은 살결이 쫄깃하다. 씹을수록 그 특유의 감칠맛이 배어난다. 복어회다. 중국 송나라 시인 소동파는 복어 맛을 '죽음과도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는 맛'이라고 표현했다.오늘은 이렇듯 감칠맛 나는 복어회와 더불어 다양한 복 코스요리를 선보이는 여수명품복국의 복요리다. 1인 35000원하는 비즈니스코스를 선택하면 복요리의 진면목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상차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수 횟집들 긴장해야겠다. 서울과 부산 등지의 유명 일식당과 복요리 전문점에서 17년간 요리사로 근무하다가 최근 고향 여수에 가게를 열었
도깨비시장이다. 여수 학동의 도심에 위치하고 있는 상설시장이다. 옛날에 이곳 근처에 시장이 섰다가 도깨비처럼 사라지곤 해서 사람들이 도깨비시장이라 부른 데서 연유했다. 재래시장은 언제 찾아가도 삶의 온기가 느껴지고 사람들의 정이 넘쳐난다. 경기침체로 다소 한산하지만 그래도 민초들의 끈질긴 생명력이 살아 숨쉬고 있다.고기가 맛있는 대식이네 고기집(푸줏간)이다. 고기가 먹고플 때 찾아가면 좋은 곳이다. 푸줏간과 고기집을 함께 운영하는 정육식당이라 여느 집에 비해 가격이 착하다. 그 비싸다는 한우고기도 이곳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맛
돼지고기 숭덩숭덩 썰어 넣고 새우젓으로 간한 애호박찌개는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음식이다. 광주의 향토음식인 애호박찌개는 남도 지방의 식당에서는 심심치 않게 만나는 메뉴다. 강진의 시골집에서 먹었던 애호박찌개 맛은 생각했던 것 그 이상이다. '참말로' 맛있는 애호박찌개다.시골집이라는 상호가 주는 느낌과 분위기가 음식에 그대로 녹아있다. 이 집은 여럿이 한데 어울려 먹을 수 있는 조기찌개와 병어찜, 갈치찜 등의 음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혼밥족도 간단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도록 배려한 애호박찌개와 추어탕도 있다. 음식은
닭장떡국은 설날 남도에서 즐겨먹는 전통음식이다. 닭장떡국에 사용하는 닭고기는 닭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조선간장에 조려 사용한다. 여기에서 닭장은 닭고기 장조림쯤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닭장을 떡국에 넣어 끓여내면 은근한 조선간장의 향과 닭고기 맛이 배어나 맛있다.다가오는 2017 정유년(丁酉年)은 닭의 해다. 새해에는 토종닭고기를 넣어 끓여낸 닭장떡국이 어떨까. 먹을수록 빠져드는 닭장떡국은 사실 언제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이번에는 칼국수 전문점 여수 들깨나라에서 선보인 토종닭떡국(닭장떡국)을 소개한다.요깃거리 찰밥과 토종닭떡국.
남도 음식은 오지고 푸지다. 한술 떠 먹어보면 이건 예사로운 맛이 아니다. 식재료 본연의 맛을 대체로 잘 살려냈다. 이렇듯 음식은 식재료의 맛을 최대한 잘 살려내야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 요리는 식재료가 가진 각각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내 주재료와 갖은 양념이 잘 어우러지게 하는 종합예술이다.남도의 맛에는 게미가 있다. 기본 맛에 씹을수록 되살아나는 특유의 감칠맛이 배어있다. 그래서 남도 음식을 먹을 때는 음식 고유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걸맞게 먹어야 한다. 홍어 삼합처럼. 하긴 음식을 먹는 예절이나 방법보다는 자신이
생선탕을 즐기기엔 겨울철이 좋다. 겨울철이 되면 생선은 배에 지방과 영양분을 가득 축적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생선의 제철은 겨울철이라는 뜻이다. 겨울철 우리들의 밥상을 풍성하게 해주고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생선은 어떤 게 있을까.여수에서 겨울철 탕으로 가장 인기 있는 생선은 물메기다. 물메기의 원래 이름은 꼼치다. 조선시대부터 먹었다는 물메기는 정약전의 에 미역어(迷役魚)로 기록되어 있다. 강원도 지방의 물메기탕은 곰삭은 배추김치와 고춧가루를 넣어 매운탕으로 끓여내지만 남도 지방에서는 무와 콩나물 대파 마늘 등을 넣어 맑
명태는 한때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했다. 그 흔했던 명태가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사라졌다. 지금은 러시아와 일본 미국 등에서 수입한 명태가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명태가 사라진 이유는 명태잡이가 한창이던 1970년대 후반 어린 명태인 노가리의 싹쓸이 때문이다. 당시 저인망 어선이 잡아 올린 명태 어획량의 80%가 노가리였다. 1990년대 이후부터는 명태가 잘 잡히지 않다가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해마다 겨울철이면 생물 명태(생태)로 끓여낸 생태탕이 생각난다. 어린 시절의 식탁에는 늘 명태가 식탁에 올랐다. 부엌에 밥 짓던 가마
생선은 겨울철에 맛이 제대로 든다. 재래시장인 여수 진남시장에 가보니 바다 물메기가 지천이다. 싱싱한 아귀도 많이 보인다. 생물 대구와 생태도 이따금씩 눈에 띈다. 물메기 대구 생태 등으로 끓여낸 지리탕과 매운탕은 겨울철 별미다. 그저 싱싱한 생물로 요리하는 상상만으로도 입안에는 어느새 침이 가득 고인다.맑은 지리탕으로 끓여낸 대구탕은 술 모임이 잦은 연말에 속풀이 해장용으로 진짜 인기다. 그래서 대구탕은 숙취해소를 위해 주당들이 즐겨 찾는다. 입맛이 까칠하고 밥맛이 없을 때도 대구탕이 입맛을 돋아준다.대구, 산란기인 겨울철에 잡은
남도 음식은 씹을수록 고소하고 깊은 감칠맛이 난다. 입안에 착착 감기는 맛이다. 남도 음식에는 음식의 기본 맛 외에 남도 특유의 게미(씹을수록 고소한 맛, 음식의 독특한 맛)가 있다. 이 게미진 맛에 건강을 담은 음식을 소개한다. 남도의 맛을 오롯이 간직한 그 특별한 음식의 이름은 백년밥상이다.음식이 보약이다. 보약음식인 백년밥상(1인분 1만 원)을 선보인 곳은 여수 신기동의 담연(啖宴)이다. 담연은 '다 같이 모여 음식을 맛있게 먹자'는 뜻이다. 음식은 함께 모여 먹어야 맛있기 때문이다. 백년밥상 메뉴는 요리가 건강
따끈한 국밥 한 그릇이다. 국밥을 먹는 건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함이다. 이건 외식이 아닌 순전히 삶의 양식이다. 살기 위해 먹는 거다. 이게 서민들의 삶의 단면이다.금수저가 보면 무슨 청승이겠냐고 하겠지만 이게 삶의 도리다. 그들의 자식들은 말을 타고, 권력을 자랑하고, 갑질을 일삼으며, 외국에서 산다. 또한 배부른 고통 속에 다이어트로 힘들어 한다지만 주말마다 촛불을 밝히는 서민들의 진솔한 삶은 이렇다. 날마다 한 끼니 때우는 게 버겁다.주머니 가벼워도 좋아... 한잔 술과 끼니까지 때울 수 있는
오늘(21일)은 1년 중 가장 밤이 길다는 동짓날이다. 동짓날에는 동지팥죽을 먹는 풍습이 있다. 작은 설날로 불리는 동짓날에 동지팥죽 한 그릇을 먹으면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고 한다. 동지팥죽에 나이만큼 새알심의 개수를 넣어 먹는 것도 따지고 보면 다 그런 연유에서 비롯됐다.팥죽의 붉은빛이 액운을 몰아낸다고 한다. 그래서 옛날 우리네 조상들은 동짓날이면 동지팥죽을 쑤어 집안 곳곳에 귀신이 싫어하는 팥죽을 뿌리곤 했다. 온 국민이 안녕치 못한 올 한해는 어려운 일이 참 많았던 거 같다. 동지팥죽 한 그릇으로 안 좋은 액운을 다 떨쳐내
25년 세월 오직 하나, 삼치회만을 고집해오고 있는 집이 있다. 몇 해 전부터 이곳에 가보리라 기자가 수첩에 메모해둔 곳이다. 이곳 주인장(69, 이판준)은 혹여 단골손님들에게 불편을 끼칠까 봐 방송에 알려지는 것도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탁자가 7개 놓인 자그마한 선술집이다. 하지만 여수에서 알음알음 알려져 입소문 난 진짜배기 삼치회 맛집이다. 여수 미식가들에게 삼치횟집을 물으면 '엄지 척' 하면서 월성소주코너를 언급할 정도로 여수의 자존심이다. 단일 메뉴를 고집하는 곳은 그만큼 다른 곳과 달리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