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겨울비가 촉촉하게 내렸다. 겨울 가뭄이 다소 해갈이 될 듯하다. 이렇게 겨울비가 내리는 날이면 따끈한 국물 음식이 생각난다. 겨울비 내리는 날 좋은 음식은 뭘까. 오늘은 수제비가 먹고 싶다. 그래서 여수 진남시장을 찾았다.시장 초입에 있는 자그마한 분식집이다. 입구에는 빨간 떡볶이와 오뎅이 입맛을 유혹한다. 주방에 내걸린 빛바랜 메뉴판을 살펴보니 다행히 수제비가 있다. 수제비 한 그릇에 5000원으로 가격도 착하다.잘근잘근 특별한 식감... 스트레스 해소에 좋아 TV에서는 최순실 등 국정농단 공범들의 첫 재판 소식이 전해지고
한파로 세상이 얼어붙었다. 전국 확산을 우려한 AI는 경계에서 심각단계로 상향 조정됐다. A형 독감 환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촛불집회 마저 얼어붙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서민경제도 말이 아니다. 맥주와 달걀에 이어 라면값도 오른다는 소식이다. 국정 혼란과 장바구니 물가 상승으로 이래저래 서민들의 삶만 갈수록 팍팍해진다. 식당들도 된서리다. 썰렁하다 못해 매출 감소로 인해 가게 운영이 힘들어 아예 문을 닫을 판이다. 이들 업소들 역시 점심특선과 무제한 음식제공, 음식가격 할인 등으로 자구책을 마련해 보지
겨울 찬바람이 매섭다. 이제 본격적인 겨울철의 시작이다. 제철 음식으로 몸을 추슬러보자. 겨울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먹거리가 굴이다. 굴은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어서 좋다. 모닥불을 피워 구워 먹는 굴구이도 좋고, 찜기에 쪄낸 굴찜도 맛있다. 알굴을 이용한 굴국밥과 굴국도 겨울철 별미다.정갈한 상차림에 쌈 배추와 갈치속젓이 입맛을 돋운다. 낙지젓갈과 굴을 넣어 데쳐낸 무나물도 입맛을 부추긴다. 입소문대로 음식이 맛깔스럽다. 사실 여수 부일식당 하면 서대회와 돔바리회무침이 대표메뉴다. 이들 메뉴는 막걸리 안주와 비빔밥의 주재
음식의 참맛은 좋은 식재료에 있다. 이곳은 주인장이 직접 잡은 갈치를 사용하는 여수에서 몇 안 되는 갈치전문점이다. 그렇다면 이집의 음식 맛은 불문가지다. 자연산 생물을 사용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묻지 않아도, 맛보지 않아도 그 맛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집에서 사용하는 식재료만 살펴봐도 음식 맛은 이미 가늠이 되는 셈이다.생물 갈치를 넣은 갈치조림이다. 감자와 무를 넣고 갖은 양념에 고춧가루를 듬뿍 넣어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여낸다. 보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군침이 고인다. 반찬도 깔끔하다. 조림이나 찌개에는 사실 곁들이 반찬이
한번 맛보면 뿅~ 간다. 꽁꽁 얼린 동태탕은 역시 겨울철이다. 4계절 중 겨울철에 먹어야 동태의 참맛을 제대로 느낄 수가 있다. 무슨 얼린 동태가 겨울철 음식이냐고 하겠지만 모든 음식은 다 제철이 있다. 동태 역시 겨울철이 되어야 그 맛이 살아난다. 여름철의 그것과는 맛에서 확연히 차이가 된다.동태탕을 한술 떠먹는 순간 '아~' 하는 외마디 탄성이 터져 나온다. 어찌 생태탕도 아닌 동태탕에서 이런 맛이 날 수가 있을까.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어슷하게 썰어 넣은 무와 동태, 그리고 동태의 내장이 들어갔다. 언뜻 보면
짜장면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그건 예부터 지금껏 내려온 불변의 진리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입학식이나 졸업식, 이사 한 후에 먹었던 그 짜장면 맛은 쉬이 잊을 수가 없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머릿속에 또렷하다. 다른 음식들에 대한 기억은 세월 따라 흐려지는데 짜장면 맛은 참 별나다.그런데, 면 따로 볶음 소스 따로 나오는 간짜장면은 더 맛있다. 개인적으로 유달리 선호하는 양파가 듬뿍 들어가서일까. 불향이 적절하게 배인데다 달큼한 양파가 듬뿍 들어간 간짜장면은 그 맛이 정말 좋다.맛있는 간짜장면, 하루 빨리 단골집 메뉴판에 모
여행의 진짜 묘미는 누가 뭐래도 단연 먹거리다. 여행지에서 그 지역의 토속적인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다면 더 더욱 바랄게 없겠다. 하지만 맛의 깊이가 있고 실속 있는 그런 곳을 쉬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방송 맛집이나 인터넷상의 유명한 곳보다는 지역민이 추천하는 그런 곳이 진짜배기인데.이번에 찾아간 곳은 전남 나주다. 나주하면 영산포의 홍어와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나주곰탕이다. 나주에 가서 곰탕 한 그릇 안 먹고 오면 웬일인지 서운하다. 나주곰탕 잘하는 집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하얀집과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노안집이 있다. 이
웃는 돼지다. 그 이름만 들어도 입가에 살포시 미소가 지어진다. 그런데 가게 입구에 그려진 드러누워 네발을 버둥거리며 웃는 녀석의 캐릭터를 보면 배꼽을 쥐게 된다.스치는 바람결에도 즐거워하고 이렇듯 사소한 것에도 웃음 짓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일까, 안타깝게도 이러한 소소한 우리들의 즐거움이 사라져가고 있다.주말이면 '서울로~ 서울로~', 아니면 지방의 대도시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촛불을 들고 모여드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민심과 함성이 온 세상을 뒤덮고 있다. 자고 나면 말도 안 되는 소설이나 영화 속의 이야
1913송정역시장이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송정역 건너편에 있다. 10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곳 송정역 매일시장에 청년 상인들이 입점,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을 선보이면서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수요미식회와 다큐 3일 등 방송에도 소개되어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를 기세다.전통시장에서 장사하는 기존 상인들과 청년 상인들의 조화로움이 멋스럽다. 세월이 멈춰선 듯 낡고 오래된 풍경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시장 길을 걷다보면 모든 가게들이 순간 여행자들의 마음을 앗아간다. 어찌 보면 영화 세트장 같은
아귀 간을 품은 아주 특별한 아귀탕. 얼큰한 맛과 맑은 국물로 끓여내는 두 종류가 있는데 맑은 국물의 지리탕으로 부탁했다. 생물 아귀를 사용해 국물 맛이 유난히 시원하고 깊다. 음식 맛은 역시 식재료가 좌우한다. 가장 좋은 음식 맛을 내려면 최상의 품질 좋은 식재료가 답이다.집밥 백선생으로 널리 알려진 방송인 백종원씨는 SBS 3대천왕에서 아귀 간을 푸아그라에 비유했다. 아귀 간의 맛이 푸아그라에 가장 근접한 비슷한 맛이라고. 송로버섯 캐비어와 함께 세계 3대 진미 중 하나인 푸아그라는 프랑스 사람들이 즐겨먹는 거위간이다. 기름지고
잔치국수 한 그릇에 단돈 1000원이다. 그것도 8년째 그 가격 그대로다. 그 가격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서도 선뜻 믿기지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국수의 양이 적거나 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어디 내놓아도 견줄 만한 맛과 양이다.이렇게 팔고도 이문이 남을까하는 의문이 생겼다. 조심스레 주인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솔직히 이렇게 팔면 얼마가 남느냐고. 그런데 대답이 의외였다. 실은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경기가 안 좋다보니 가격을 올릴 수가 없다고 한다. 원가 계산도 안 해봤단다. 아주머니의 대답을 듣고 나니 괜스레 멋쩍고 미안해진다.
아름다운 꽃들은 저마다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비록 눈에 잘 띄지 않은 자그마한 풀밭에 들꽃일지라도. 맛있는 음식들 또한 자신만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들꽃이나 음식이나 매 한가지 그 이름값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향기와 색깔을 지녀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기억해주고 그걸 다시 찾게 된다.음식 장사는 가게 위치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리가 좋으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서민들이 이런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는 현실적으로 하늘에 떠있는 별을 따는 만큼 힘든 일이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야 장사도 잘 되는 법인데 하늘
삼겹살, 키조개 관자, 배추김치로 구성된 해물삼합이다. tvN 어촌편3에서 선보였던 바로 그 삼합 요리다. 이서진, 에릭, 윤균상이 득량도 갯벌에서 직접 채취한 키조개 관자와 함께 감탄을 하며 먹었던 바로 그것이다. 여수에도 이러한 구성의 삼합을 잘하는 집이 있다고 해서 지난 10일 저녁 무렵에 찾아가봤다. 얼마 전 '먹고 싶은 거 말하면 뚝딱 만들어주는 식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갈치탕을 잘하는 집으로 소개한 바로 그 가게다. 그땐 상호명을 비밀로 했었다. 여수 문수동의 선술집 '한잔하세'
삼겹살이 뚱뚱하다. 그래서 이름이 삼뚱이다. 이 별난 음식은 광주광역시 대인시장의 야시장에 가면 맛볼 수 있다. 대인시장 야시장은 매주 토요일마다 장이 열린다."삼겹살이 뚱뚱하지 않습니까. '삼겹살이 뚱뚱하다' 그래서 이름이 삼뚱이랍니다."삼뚱이라 불리는 이 이색음식은 삼겹살 옷에 숙주와 양배추 김치를 가득 품었다. 그래서 몸집이 뚱뚱하고 비대하다. 언뜻 보면 순대 같기도 하고 샌드위치가 연상되기도 하는 이 길거리 음식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이 가게 앞을 지나다 삼뚱이 굽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면 그냥 지나치기가
겁~나 마씻씀, 낮술 환영(잔술가능)낮술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발길을 붙든다. 그것도 잔술이 가능하다니 참 별난 집이다. 이 집의 주모는 말한다. 힘든 시기에 "낮술이 없었다면 삶이 어땠을까"라고? 자신이 인생의 힘든 고비를 넘어올 때 그 어려움은 낮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여태껏 살아남았다고.그는 한때 낮술에 기대어 마음 다독이며 어려운 인생 고갯길을 넘어섰다고 한다. 하긴 요즘 세상을 사는 우리들도 맨 정신으로 살기는 힘들 터.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낮술 한잔에 취하고 싶은 나날이다.사라져가는 우리 전통음식... 되
여수의 맛을 한곳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여수의 향토음식인 간장돌게장과 꽃게장, 장어구이, 생선구이, 서대회 등 해산물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곳이라면 참 좋을 텐데. 한곳에서 이렇듯 다양한 음식을 맛본다는 건 아마도 욕심이겠지. 여수의 맛집 추천을 부탁받을 때마다 하는 일반적인 고민거리다.모처럼 그러한 고민을 일부분 해소할 수 있는 괜찮은 곳을 찾았다. 아마도 다는 아니어도 이러한 욕구를 일부분 채워 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모든 음식이 하나같이 맛깔스러워 먹는 내내 젓가락이 춤을 춘다.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는
삼겹살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선호도는 예나 지금이나 정말 대단하다. 오죽하면 돼지고기 삼겹살을 금겹살이라고 부를까. 그런데 동네에 별난 삼겹살이 있다고 해서 지난 4일 찾아가봤다."생삼겹대패를 줄여서 '쌩패'라고 해요. 1월 달에 특허 받은 겁니다. 친구가 요식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1호점을 받아가지고 나왔어요."그렇다, 이곳 주인장의 말마따나 쌩패는 이른바 생삼겹대패살이다. 언뜻 보니 친숙한듯하면서도 일반 삼겹살과는 뭔가 달라 보인다. 그런데 쌩패라는 고기 이름에서 풍겨오는 느낌 때문일까, 참 맛깔스럽게 보이는
지난 5일, 시래기국밥이라고 적혀있는 현수막이 갈바람에 하늘거린다. 광주 도심 변두리에 있는 한적한 식당이다. 실내로 들어서자 연탄난로의 열기가 따스하다. 주인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아준다. 이웃한 손님들의 투박한 전라도 사투리도 정겹다."시래기국밥 한 그릇 주세요."시래기국밥 한 그릇 달랬더니 주인아주머니가 자신이 직접 끓여낸 시래기국밥에 대해서 맛깔스럽게 설명을 해준다. 혈관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는 부연 설명까지 곁들여가며."육수를 내서... 멸치 넣고, 무시래기도 넣고 끓여요. 요즘 혈관 안 좋은 사람들이 많이들 먹어요.
"그 집은 만두를 주인이 직접 만들어요. 제 입에는 그 집 만두가 제일 맛있던데요."여수 학동의 도깨비시장이다. 이곳에서 만난 인상 좋은 우체부 아저씨가 알려준 맛집이다. 자신의 입맛에는 이집 만두가 최고의 맛이라며 자신 있게 추천했다.여기는 여수인데 가게 이름이 서울만두다. 이곳과는 좀 낯설다 싶어서 주인아저씨에게 그 연유를 물었다."예전에 장사하시던 분이 쓰던 상호예요. 이 가게를 사서 들어왔는데 그분들이 꼭 만두가게를 하라고 해서... 그 이후로 고생길로 접어든 것이지요.""우리 집 알리지 마세요, 그냥 동네 사람들이
요즘 자영업이 말이 아니다. 나라가 이 모양인데 무슨 장사가 되겠어. 여기저기서 자조 섞인 한숨소리만이 가득하다. 지난 3일 여수의 구도심 풍경이다. 오후 6시경인데 식당가와 선술집들은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다. 길거리도 마찬가지로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다.그런데 유독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 한군데 있다. 그래서 안으로 들어가 봤다. 고래와 새우라는 횟집이다. 고래 고기가 있나 살펴봤더니 제철 해산물과 새우구이가 주 메뉴다. 그날따라 바로 근처에 있는 이름난 선술집이 문을 닫았다. 그래서일까, 아무튼 이집은 몰려든 사람들로 인해 새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