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조계수 빠앙 빵소프라노 고운 목소리덜컹덜컹알토 조심 하라고우리들 백일장어서 가라고박자 맞춰 신나게노래 했어요 아름다운 꿈나라향긋한 그림나라푸우런 논밭쓰러질 듯 눈물겨운 초갓집그 안에 작은 사내아이가나에게 장원 빌어 주는듯빠이빠이다정히 손짓 했어요 파아란 항구여수역에빠앙 빵태워다 쥤어요기동차가
빗방울 조계수 금방 터질 듯한눈물 방울울고 싶어서가 아니다흔들어 주면또르르맑은 방울 소리로노래 하고 싶다
편집자소개글'이혜란의 장도 블루노트’ 연재를 시작한다. 피아니스트 이혜란이 건반 대신 펜으로 쓴 음악 에세이다.그는 예술섬 장도아트카페에서 문화 기획가로 활동 중이다. 연재를 통해 커피를 만들며 피아노 건반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전람회장 옆 카페이야기를 전하게 된다. 장도 예술섬 전람회장 옆 카페 단상이면서 문화예술계의 편안한 ‘잡설’을 전할지도 모른다.한때 ‘해안통’ 문화사랑방에서 문화예술 이벤트프로듀서와 문화사랑방 운영자로서의 경험들이 되살아 날 것이다. 예술섬장도에서 ‘리스타’로서의 멋진 기획들도 만나게 된다. 에세이와 관련된
학교 가는 길 조계수 학교 길 언덕위피어있는 코스모스재건체조 시작 하네하낫 둘 셋 어쩜우리 학교 무용 선생어쩜훨훨 날으는 나비내가 학교 갈 때 마다잘 다녀와 하는 것처럼고개를 살레살레 학교 가는 길 언덕 위코스모스 내 친구날마다 다정하게서로 인사 나누네 1962년 10월1일 전남 동부 육군학생 백일장 초등부 장원 수상작
꽃울음 조계수 깃털처럼 가벼이서천꽃밭을 보는어머니눈물이 꽃이 된다천리 가는 향기자귀 나무 울음 꽃
6월 뻐꾸기 조계수 시인 참꽃 피는 산에지아비 따라 간 어미는늦은 봄 들목뻐꾸기가 되었다 젖배 곯아 죽었다는어린 것을 부르며뒤늦게 치는 가슴땅을 울린다 걷어 내지 못한|산 그림자에아다무락 뜯는뻐꾸기 울음이 산저 산허물어진다
거미줄에 걸린 거미 조계수 이제는기다려주지 않는어머니를 찾아빈 집 문을 열자삭은 거미줄이 기울져 있다 살아 온 날이일기장으로 남은씨줄 날줄의 진동이한 올 한 올 아프다 발 붙일 땅이 없어허공에서 외줄을 짚어가던어름사니발길이 휘청인다 어머니는 거미줄에 걸린 거미였다
세월 조계수 시인 입금 할 수 없는통장 하나를 들고 있다날마다 비워지는한 줄의 내력이 남루하다물끄러미 잔고를 본다삶의 그믐께에 찾는 어림수
시와 밥 조계수 시를 쓰는 날에는밥을 태웠다시를 쓰면 먹지 않아도배 부르냐고밥이 묻는다 밥 보다 더한 시는 없다고시가 답한다듣고 있던 나는그래, 무서운 밥이라고끄덕인다
눈물길 조계수 내 안에 마르지 않는큰 눈물샘남의 슬픔까지 적시더니넘쳐 흐르네 울 일 없는 슬픔을 건지러 간안과에서눈물길 막혔다 하네 옳커니, 이제야눈물 나지 않으리라 했더니정곡을 찌르는싸늘한 바늘 끝이아픈 누선을 건드리지 마라 하네
무지개 조계수 오는 날가는 날누구나 한 번은꽃이 되고픈줄줄이 엮인노래 다발
면역 반응 조계수 왼쪽 팔을 내주었다사람들이 묻는다타이레놀 언제 먹느냐고간호사 목소리가늘어진 녹음테잎이다내려 오는 계단 위로기억의 파편들이 쏟아진다 먹어도 늘 배가 고프던어린 날의 허기를 메워 주던 것은아버지의 가난이었다껴입을수록 추웠던한기를 녹여준 것은어머니의 빈 자리였다죽을 만큼 사랑 했던 이와의이별을 달래 주었던 것은혼자서 부르는 노래였다 피할 수 없는모서리 바람에나는 길들여졌다밤내 신열로 떨었다살아 온 마디마디가 아팠다그 지독한 면역 반응나를 맡긴다
달팽이 조계수 시인 가는 곳 어디 인지갈 수는 있는지묻지 마라누구도 따르지 못하는현자의 길산을 넘는다제 몸 길이 되는은줄의 흔적이 빛난다
봉숭아 조계수 나의 눈물이석양을 적시는노을로 남거든핏물로 스며혼을 사르리
파도 조계수 시인 가까이 다가설수록한 발 물러서는 안타까움에오늘은푸른 옷 벗고속살 드러낸 채미치도록 달리고 싶다 멀리서 오는 바람의 소리를먼저 듣고몇 해쯤 실어증에 걸린 돌들이쩌렁쩌렁입을 열었다 열 손톱갈라지도록가슴에 새긴 이름부서져도부서져도다 부르지 못해쉰 목소리 벼랑을 오른다
숨긴 못 조계수 너무 깊어 뽑아내기 힘든못을 자르고벽지를 바른다 말끔하다벽 속에서 말한다누구나 가슴에못 하나 지니고 사는 거라고
어느 하루 조계수 시인 시계 바늘이 멈췄다길이 막혔다길 밖에서야 보이는오차의 걸림돌갈아 끼운 배터리가 힘차다시간의 수리공에게나를 맡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