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요리가 전문입니다. 하지만 어떤 음식이든 먹어보면 척척 그대로 만듭니다. 혼자서 독학으로 중식을 배워 요리를 합니다."지난번 짬뽕면에 이어 이번에는 짜장면과 찹쌀탕수육까지 먹어봤다. 역시 맛있다. 그래서홀에서 서빙을 하는 안주인에게 중국음식을 배우셨냐고 물었다. 그런데 대답은 의외였다. 이곳 차이펀의 세프, 이전에는 한식요리를 했다고 한다. 어떤 음식이든 먹어보면 척척 그대로 만들어낸다니, 이 또한 놀라운 일이다. 갈 때 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이집은 가성비가 좋다. 또한 홀에 셀프바까지 갖춰져 있다. 시설도 쾌적하고 좋은데
여수 시전삼거리에 있는 신기시장이다. 이곳 골목에는 술 한 잔 하기에 좋은 소박한 식당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옛날 돼지국밥집과 쇠고기국밥집을 비롯하여 선어회집 꼼장어집 등이다. 오늘은 꼼장어요리 전문점을 소개한다. 몇 차례나 이 집을 살펴봤지만 나름 느낌이 좋다. 또한 지인의 추천도 있고 해서 이 집을 선택했다.꼼장어 요리다. 꼼장어는 술안주로 주당들에게 인기다. 수육과 볶음 구이 등 다양한 요리로 즐겨먹는다. 꼼장어수육은 꼼장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껍질째 삶아내 부추와 먹으면 좋다. 담백하면서도 오도독하고 아삭거리는 그
도란도란 모여 앉았다. 모처럼 활짝 핀 얼굴에 얘기꽃을 피우며 어르신들이 송편을 빚는다. 살아온 세월만큼 주름진 손에서 손맛이 묻어난다. 게미진 맛, 남도의 맛을 송편에 소담스럽게 담아낸다. 추석에 가장 인기가 많다는 모시송편이다.새벽부터 어르신들이 분주하다. 잘 치댄 반죽을 기계에 넣어 송편에 적당한 크기로 만든다. 이어 반죽에 녹두소를 넣어 송편을 예쁘게 빚는다. 빚어낸 송편을 증기로 쪄낸다. 이렇게 완성된 송편은 하나하나 떼어내 박스에 포장을 한다. 모두가 각자 맡은 일에 정성을 다한다."우리는 돈보다는 봉사정신" "녹두
가을 탓일까, 문득문득 그리운 사람들이 있다. 세월이 흐르면 대부분 무덤덤하게 잊히는 법인데도 그리운 얼굴들. 가끔은 그들과 심야식당이나 포장마차에서 술을 한 잔 기울이고 싶은 계절, 가을이다.신기하게도 그의 얼굴을 떠올리는 찰나 전화벨이 울렸다. 몇 해 전이었나, 그를 만난 지가... 참 오랜만이다. 그가 만나자고 한다, 술 한 잔 하자며. 약속장소는 여수의 준스시, 늘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찾아가고픈 내 마음속 깊이 저장해둔 진짜배기 맛집이다. 이곳에서 그리운 그들을 만나는 것은 내겐 큰 즐거움이다.그는 참 열심히도 산다.여수
조개마을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저녁 무렵이면 사람 냄새가 물씬하다. 사람들의 재잘거림 속에 새우 등 터지는 소리와 조개 속 터지는 소리로 재미가 묻어나는 곳이다. 좋은 사람들과 원탁의 테이블에 모여 앉아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냥 한잔 술을 나누기에 더없이 좋다.조개들의 합창 속에... 술잔 연거푸 비워 바다에서 갓 건져온 싱싱한 조개들을 한데 모았다. 바지락도 가리비도... 동죽도 홍합도 있다. 덩치 크고 속빈 녀석, 키조개도 있다. 냄비에 가스 불을 붙이자 이 녀석들의 속 터지는 소
갈비탕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하나 있다. 몇 해 전 함경도음식 전문점인 서울 대치동의 반룡산에서 맛봤던 함흥 고유의 가릿국밥이다. 물론 이 음식은 우리의 입맛에 맞게 되살려낸 함경도 음식이다.가릿국밥은 갈비의 함경도 사투리인 갈비와 국밥의 합성어다. 헌데 이 가릿국밥에는 실제로 갈비는 들어가지 않으며 갈비와 양지로 육수를 낸 맑은 국물을 사용한다. 갈비 살코기를 발라 특제소스에 먹으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갈비탕이나 가릿국밥이나 갈비를 식재료로 활용한 음식은 역시 그 맛이 시원하고 개운하다. 온갖 정성으로 고아 낸 한우갈비의 맛
그 집에 들어선 순간 삿포로에 있는 우동집 '북해정'이 언뜻 떠올랐다. 북해정은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의 작품 에 나오는 우동 가게다.아이러니하게도 이 집의 상호에 나오는 1937년은 동북아에서 일본 군국주의가 전쟁을 도발하여 세계가 위기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해다.이곳 우동집은 일본의 우동 가게인 북해정이나 당시의 전쟁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일본이 중국 대륙을 침략하여 전란에 휩싸였던 1937년 그 시절의 건축물 자재의 일부를 이 가게에 사용했을 뿐이다. 가게 내부에 쓰인 인테리
토종이나 촌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정겹다. 토종닭이나 촌닭은 대부분 시골에서 그냥 놓아먹인다. 이러한 토종닭은 가둬 키우는 닭에 비해 활동량이 많은 데다 먹는 모이가 다르다 보니 그 육질과 맛이 우월할 수밖에 없다. 토종닭은 자유롭게 이곳저곳의 남새밭을 휘젓고 다니며 채소와 잡초 지렁이와 벌레 등을 먹고산다.토종닭은 먹는 먹이가 다르고 노는 곳이 다르다 보니 건강한 데다 육질이 좋다. 일반 닭에 비해 고소하고 맛있으며 쫄깃한 식감에 영양가도 빼어나다. 예전에는 이 토종닭 한 마리 잡으면 가마솥에 삶아 온 식구가 모여앉아 먹곤 했다.
밥 한술에 '훅' 갑니다. 녹차 얼음물에 밥을 말아 보리굴비를 얹어 먹으면. 그 아름다운 맛이란 실로 말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한번 맛보면 누구나 이 기막힌 생선 맛에 반하고 말지요. 찜솥에 쪄 노릇하게 구워낸 보리굴비를 먹기 좋게 잘 찢어서 참기름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가히 환상이랍니다.조기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입니다. 구워먹거나 조림으로도 즐겨 먹지만 말려서 굴비로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조기를 천일염에 절여 해풍에 30~40일간 말리면 굴비가 됩니다. 우리 조상들은 조기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보
그 빵집에 가면 세상이 잠시 멈춰선 듯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그 모습에 찾는 이들의 마음마저 편안하게 해준다. 세상은 잠시도 쉬지 않고 째깍거리며 빠르게 달려가지만 이곳 빵집에 오면 오히려 그런 풍경이 다 낯설어진다.군것질거리가 생각날 때면 언뜻언뜻 떠오르는 집이다. 마음이 착잡할 때나 색다른 먹거리가 생각날 때 찾아가면 좋은 곳이다. '그까짓 빵 쪼가리가 무슨 위안이 되겠냐'하겠지만 먹거리는 추억이며 그리움이다. 이 가을, 문득 마음이 허전한 날 찾아가면 영혼의 허기마저 채워줄 것이다. 그리움을 아는 이라면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멈칫했다, 설마하니 나를 부르려고. 이곳은 여수에서 핫하다는 젊은이들의 거리다. 여수의 여천소방서 뒤부터 선소유적지 부근까지다. 주말 밤이면 젊음이 넘실대고 거리에선 버스킹 공연도 이뤄진다. 젊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그러나 나이 들었다고 위축되지 마시라. 가끔은 젊은이들의 문화 속에서 그들과 함께 즐겨라. 새로운 삶의 활력이 느껴지고 기가 충만 됨을 느낄 것이다.생계형 창업, 꼭 성공신화를 쓰길 바랄 뿐 여수의 맛집 탐방에 나선 길이다. 가끔씩 어느 지역이건 이렇듯 두세 시간씩 걸어서 주변을 살핀다. 그러다
재래시장을 찾는 묘미는 먹거리에 있다. 시장을 기웃거리며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지만 무엇보다 그 으뜸은 맛있는 먹거리를 찾는 것이다. 어린 시절 읍내에 가는 엄마를 따라 나선 이유도, 5일장에 간 엄마를 동구 밖에서 무작정 기다렸던 이유도, 이제와 생각해보면 다 맛난 먹거리 때문이었다.여수 진남시장이다. 한참을 시장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걷다 문득 걸음을 멈췄다. 번철 위에 놓인 샌드위치가 발길을 붙든 것이다. 고것 참 맛나게도 생겼다. 아주머니에게 샌드위치 한 개를 부탁했다.샌드위치 한 개 손에 쥐고 덥석 한입...
전어회를 가장 맛있게 먹는 비법을 공개합니다. 수산시장 회 뜨는 집에 가서 전어 손질만 부탁합니다. 잘 손질해준 전어를 집에 포장해 와서 자신의 취향껏 회로 썰어 먹습니다. 살만 발라내기도 하고, 뼈째 썬 뼈꼬시로 먹기도 합니다. 뼈꼬시는 한번 썰기, 또는 두세 번 썰기를 해서 먹으면 뼈와 살코기가 어우러진 환상적인, '오도독'한 식감을 경험할 수 있답니다.소스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된장 듬뿍 찍어서 먹는 된장빵이냐, 아니면 초장이냐, 겨자 소스냐에 따라 그 맛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답니다. 또한 이들 소스
이제 가을이다. 가을에는 얼큰하고 뜨끈한 국물요리가 좋다. 삶은 쇠고기에 토란대 숙주나물 대파 고사리 등을 넣고 고추기름과 고춧가루 듬뿍 넣어 얼큰하게 끓여낸 육개장이 문득 그립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끈한 육개장 국물에 밥 한술 말아먹고 싶다.그런데 찾아간 이곳은 육개장에 밥이 아닌 칼국수 면발을 넣은 음식이 있다. 그 이름은 육칼, 육개장칼국수다. 육개장 국물과 칼국수 면의 조화가 참 좋다. 맛 또한 나무랄 데가 없으니 이쯤 되면 금상첨화다.어머니와 딸이 운영하는 순천 육개장집... 육칼 맛 돋보여
참 인심 좋은 곳이다. 국밥 두 그릇을 주문하면 수육 한 접시가 덤이다. 두 사람이 가서 "여기 국밥 두 그릇이요"하면 시키지도 않은 수육이 한 접시 떡 하니 나온다. 분명 국밥을 달라고 했는데 수육을 공짜로 준다. 처음 이곳을 방문한 분들은 다들 의아해한다. 자신들이 음식 주문을 잘못했나 하고.아무튼 기분 좋은 곳이다. 국밥 먹으러 갔다가 이렇듯 생각지도 않은 수육을 공짜로 먹을 수 있다니. 그냥 덤으로 준다고 해서 그냥저냥 대충 주는 게 아니다. 제법 실속 있다. 접시에 부추를 정갈하게 올리고 돼지머리 고기와 순대를 둘이서
"촌스럽게 섞지 말라, 따로 먹어야 맛있다."가마솥팥빙수(1만3500원)는 팥 따로 빙수 따로 먹어야 제맛이다. 이들을 한데 섞어버리면 우리 팥 고유의 참맛을 구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팥과 우유빙수를 촌스럽게 섞지 말고 따로 먹으라는 것이다.또한 가마솥팥빙수를 제대로 먹는 방법은 팥빙수를 먹기 전에 먼저 팥차로 속을 달래준 다음 먹는 게 좋다. 따뜻한 팥차가 뱃속을 보호해주기 때문이다. 은은한 팥향이 감도는 팥차 한잔이 기분마저 좋게 해준다. 이집의 팥빙수는 여느 빙수와 분명 다르다. 감히 말하건대 제대로 만들었다.하나의 메뉴
칼국수집이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습니다. 고기집도 주일이라고 문을 닫았습니다. 스시집도 쉽니다. 짜장면집은 문을 안 열었습니다. 일요일 여수(여천 지역) 식당의 현주소입니다. 음식 먹을 만한 곳은 대부분 일요일에는 영업을 안 합니다.1시간여 차를 몰고 여수 시내 식당을 찾아 헤매다 찾아간 곳은 화장동 어느 골목의 중국집입니다. 일단 맛은 접어두고 문을 열고 영업을 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입니다. 오후 5시경, 아직 저녁 끼니 때가 아닌데도 손님들이 줄을 잇습니다. 짜장면도 품격이 있다, 제법 그럴싸한 '팔보쟁반짜장면&
"살려줘요~ 문어 살려주세요."대야에 담아둔 문어가 순식간에 탈출을 시도합니다. 참 빠르기도 합니다. 녀석은 살려달라는 듯 두리번거리며 쏜살같이 도망갑니다. 그 기다란 문어 다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며."아줌마 문어가 도망가요~."장보러 나온 사람들은 문어가 도망간다며 안절부절 합니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한 채 상인에게 머리를 붙잡히고 맙니다. 십리도 도망가지 못하고, 바닷물이 흐르는 연등천을 바로 앞에 두고서, 조금만 더 도망가면 자신이 살았던 바다로 갈수 있었는데. 문어는 바위동굴에서 삽니다. 동굴에서 알을 낳고 보호하며
지난 18일, 밥 타는 냄새에 부스스 눈을 떴다. 새벽 5시, 오랜만에 해보다 먼저 눈을 뜬 것이다. 이웃의 어느 집에서 밥을 짓다 태웠나 보다. 밥 타는 냄새가 커피 향기보다 더 구수하게 느껴지는 아침이다. 가마솥이나 압력솥에 밥을 짓던 시절에는 흔하게 맡았던 냄새지만 전기밥솥의 보급으로 어느 사이에 밥 타는 냄새도 우리 곁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가로등 불빛도 사위어가고 하늘이 밝아져 온다. 동쪽 하늘에는 새털구름이 가득하다. 무선산에서 가을 풀벌레 소리가 들려온다. 서둘러 집을 나섰다. 두부 만드는 어르신들의 일터를 찾아가는 길
아직 한여름 열기가 그대로 남아있다. 밤잠을 이루기도 힘들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룬 밤이면 아침마다 입안이 까칠하다. 입맛도 없다. 이럴 때 뭐 좋은 게 없을까.이럴 땐 이 음식을 추천한다. 이거 한 그릇이면 속이 확 풀린다. 그 기막힌 맛에 아침부터 말문이 막힌다. 해장은 물론 입맛까지 단번에 사로잡은 이 음식은 해장복탕이다. 한번 맛보면 쫄복 특유의 국물 맛에 다들 혀를 내두른다.아침 7시부터 9시까지 판매... 9000원 해장복탕 해장복탕은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한다. 뚝배기 가득 담아낸 한 그릇에 9000원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