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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 경포대산장 촌닭육회와 양념구이

여기선 된장마저도 무심하게 먹으면 안 된다. 절묘한 맛 놀라워

  • 입력 2016.05.21 08:11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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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맛깔스러워 보이는 양념구이용 촌닭과 닭육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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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도의 별미인 촌닭육회는 그을린 닭껍데기와 닭가슴살 부위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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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닭구이가 곰삭은 파김치와 이렇게 잘 어울리다니. 양념한 촌닭을 노릇하게 구워내 파김치를 감아먹는 맛은 가히 놀랍다. 남도에는 내놓으라는 솜씨의 촌닭집이 참 많다. 대부분 닭육회를 비롯해 닭구이 닭백숙 등 코스로 선보이는데 이집 또한 그중 한 곳이다.

촌닭요리 전문점인 이곳은 전남 강진군 성전면 경포대에 있는 경포대산장. 월출산 국립공원 입구에 있다. 주변 경치가 빼어난데다 식당 옆에는 개울물이 흐르고 음식 맛도 좋은 곳이다. 사전 예약을 하고 찾아가는 게 좋다.

촌닭육회는 참기름장에, 촌닭구이는 상추쌈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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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포대산장 닭코스요리 기본 상차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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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상이 차려졌다. 일행들의 시선은 놀라움 그 자체다. 참 맛깔스러워 보이는 양념구이용 촌닭과 닭육회다. 갖은 양념에 맛깔나게 무쳐낸 촌닭은 구워먹고 닭육회는 상추쌈을 한다. 남도의 별미인 촌닭육회는 그을린 닭껍데기와 닭가슴살 부위를 사용한다. 닭똥집도 날걸로 참기름장에 먹는다. 주당들에게 최고 인기다.

이 집은 반찬도 참 맛깔나다. 입맛을 사로잡는 새콤한 파김치는 물론이고 주인장이 월출산 자락에서 뜯어와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낸 취나물무침과 직접 담근 열무김치 묵은지 등에서 남도의 참맛을 오롯하게 느낄 수 있다

상추쌈 양념으로 내온 된장 또한 무심하게 먹으면 안 된다. 숙성된장 속에는 고향의 그리움이, 어머니의 손맛이 함축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 집 반찬은 파김치고 뭐고 다 제가 농사지은 겁니다. 머위와 취나물도 직접 산에서 채취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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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장이 맛보라며 권한 칡꽃술 한잔에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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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성된장 속에는 고향의 그리움이, 어머니의 손맛이 함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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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있는 촌닭구이 상추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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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얻은 맛은 순수하다. 자연산 식재료로 만든 반찬을 음미하며 먹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행복해진다. 주인장이 맛보라며 권한 칡꽃술 한잔에 기분이 좋아진다. 자신이 아끼는 귀한 걸 손님에게 망설임 없이 내주는 마음, 이게 진정한 남도의 인심이다.

닭육회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인다. 어느새 불판에서는 촌닭불고기가 맛있게 익어가고 있다. 그 소리는 빗소리인 듯 자꾸만 귓전에서 맴돈다. 닭 익는 소리가 술을 부른다. 술맛은 자고로 분위기다. 분위기에 죽고 분위기에 산다. 경치 좋고 분위기 좋은 이곳에서 그 누가 어찌 술잔을 마다할까.

닭백숙 '뽀땃하게' 더 끓여... 속풀이하고 닭죽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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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백숙으로 내온 닭이 제법 큼지막하고 오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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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무더운 여름날에는 일찍 서둘러 와야겠다. 계곡물이 시원스레 흘러가는 개울가 평상에 자릴 잡고 앉아 이 맛난 음식을 즐겨야겠다. 첨벙첨벙 물장구치며 물놀이도 하고 싶다.

닭백숙이다. 국물이 노랗다. 닭구이로 먹고 육회살을 발라냈는데도 닭이 제법 큼지막하고 오지다. 촌닭의 크기가 가늠이 된다. 인삼 당귀 대추 등 갖가지 한약재에 푹 삶아냈다. 닭코스 요리 중 하나인 백숙은 일반적으로 접시에 담아낸다. 그러나 이집은 항아리 가득이다. 닭곰탕처럼 국물이 진하고 살코기도 푸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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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곰탕처럼 국물이 진하고 살코기도 푸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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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촌닭구이와 잘 어울리는 곰삭은 파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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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코기를 건져 발라먹고 국물은 더 끓여낸다. 국물을 더 끓였더니 고소한 맛이 유난히 진하고 좋다. 진한 국물을 마시니 속이 다 시원해진다. 보신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닭백숙에 불린 쌀과 녹두를 풀어 넣었기 때문에 더 끓여내면 닭죽이 된다.

"닭 국물을 뽀땃하게 더 끓여야 맛있습니다."

보글보글 더 졸였다, 주인장의 말마따나 '뽀땃하게'. 닭국물로 속풀이하고 닭죽으로 마무리한다. 닭죽은 약간 퍼지게 끓여내야 맛의 깊이가 더해진다. 경포대산장의 촌닭요리, 월출산에 떠오르는 보름달이 연상되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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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포대산장의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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