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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이 줄줄줄...구멍 뚫린 여수거북선

26억 들여 건조한 거북선, 해상에 안띄운게 천만다행

  • 입력 2016.05.24 18:17
  • 수정 2016.05.27 21:03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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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가 26억을 들여 '전라좌수영 거북선 제작. 복원사업'으로 건조한 거북선의 모습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승리로 이끈 불멸의 함선인 거북선 내부에서 빗물이 줄줄 새면서 부실 건조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전남 여수시 중앙동 이순신 광장 앞에 있는 이 거북선은 여수시가 2012년 8월부터 1년 6개월에 걸쳐 ‘전라좌수영 거북선 제작. 복원사업’으로 건조해 육상에 전시중이다.

2층 돌격선 구조로 설계된 이 거북선은 전장 35.3m, 선체 26.24m, 폭 10.62m로 총 177t 규모의 실물크기다. 사업비 26억 원(국비 13억 원, 시비 13억 원)이 들어갔다.

이순신이 울고갈 좌수영 거북선

26억을 들여 건조한 거북선 내부에 바케스로 빗물을 받고 있다.
26억을 들여 건조한 거북선 내부에 빗물이 고여 곰팡이가 쓸었다.
26억을 들여 건조한 거북선 내부 지하에도 빗물이 고여 바닥이 흥건히 젖었다.

기자는 24일 오후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거북선 내부를 둘러봤다. 그런데 2층 거북선 안에서 군데군데 바케스와 물통이 놓여있는 것을 확인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빗물이 천정을 타고 흘러내려 거북선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물받이였다. 대충 확인한 물받이 통만 6개였다.

계단을 타고 수군들의 숙소인 지하로 내려갔더니 지하에서도 물이 뚝뚝 떨어져 바닥이 흥건히 젖어 있었다. 또 거북선 내부에 관리원이 근무중인 사무실에는 빗물 유입을 막기 위해 비닐로 틈새를 막아놔 외부에서 보기 흉한 광경도 연출됐다. 부실건조가 분명해 보인다.

거북선 내부에는 관광객이 상시 드나든다. 그 안에는 관광객들에게 설명하는 모니터, CCTV와 에어컨 등 전자제품이 비치되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비가 많이 내리면 전자제품들이 침수 위험에 상시 노출되고 있는 것.

이 사업은 논란도 많았다. 처음 2009년도 제2회 추경안으로 여수시가 사업비 45억 원(시비 30억, 국비 15억)을 들여 거북선 원형을 복원 건조하겠다는 사업을 제출했으나 시의회가 부결시킨바 있다. 또한 처음 장소에서 일반인이 거북선 건조하는 과정을 지켜본 후 해상에 띄우기로 했으나 어떤 이유인지 육상을 지키고 있다.

우여곡절을 거친 후 여수시는 이 사업을 2009년 11월 착수해 2011년 거북선 고증 조사와 기본계획 학술용역을 거친 후 2012년 8월부터 목포 소재 청해진 선박이 제작을 맡아 거북선을 건조했다.

26억을 들여 건조한 거북선 내부에 빗물을 받고 있는 물통의 모습
26억을 들여 건조한 거북선 내부에 빗물을 받고 있는 물받이통의 모습
관리원이 근무중인 사무실에 빗물 유입을 막기 위해 비닐로 틈새를 막아 외부에서 보기 흉한 광경이 연출됐다.

이곳 관리원은 “비가 오면 물을 받아내는 것이 일이다“면서 ”물이 새는 것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언제부터 물이 새었냐는 물음에 “오래되었다”면서 “거북선 생긴지 3년 되었는데 처음부터 물이 새었다, 그런데 청해진 선박에서 만들어 지금 회사가 망했다“라고 일러줬다.

충분한 시간적 여유와 사업비 확보, 지역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학술용역과 고증된 설계에 의해 제대로 된 거북선을 건조토록 주장한 여수시의회의를 무시하고 밀어붙이기로 일관한 여수시. 3년째 계속되는 거북선 내부 빗물유입으로 ‘졸속행정’이란 비판은 계속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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