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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다 이곳, 솔직히 말하면~

여수 화장동의 스시전문점 '준스시'

  • 입력 2016.06.21 19:51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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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스시의 대표메뉴인 특초밥이다.
ⓒ 조찬현

 

참으로 오랜만이다 이런 느낌, 솔직히 말하면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다. 나 혼자만 알고  싶은 그런 곳이다. 음식을 먹다보면 드문 일이기는 하지만 간혹 이런 곳을 만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이런 곳은 나 혼자만 알고 싶다는 것이다. 좀 이기적이기는 하지만.

뭘까 이 행복감, 오래도록 맛의 여운이 있다. 만족도가 높다. 또 다시 먹고 싶다. 그만큼 이집의 음식은 끌림이 강하고 맛의 여운이 길다. 어떤 음식을 먹을 때 문득 가족의 얼굴이 떠오르거나 좋은 사람과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집은 맛집인 것이 분명하다.

좋은 식재료가 음식의 참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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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장인 셰프가 생선회를 뜨고 있다.
ⓒ 조찬현

 

음식 맛의 9할은 식재료다. 좋은 식재료가 음식의 참맛을 낸다. 이집의 초밥소스는 일본 정통 발효식초인 아까스(적초)를 기본으로 사용했다. 그래서 여느 집과 달리 초밥 맛이 풍부하고 깊다. 청주 술지게미를 발효시켜 만든 적초는 일본 고급레스토랑에서 주로 쓰이는 식초다.

광주 일식집에서 일하다 여수에 가게를 연지는 올해로 10여 년 째다. 주인장(46. 김상준)은 자신의 이름 끝 자를 따서 '준스시'라 가게 이름을 지었다. 이름을 내건다는 건 그만큼 음식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는 뜻일 터. 셰프 경력 27년째인 그는 아내와 함께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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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프 경력 27년째인 주인장이 초밥을 만들고 있다.
ⓒ 조찬현

 

생선회를 뜨고 있는 셰프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초밥 맛있게 먹는 팁을 알려달라고. 그랬더니 그가 답하길 방법이 있긴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순서대로 먹으며 맛을 음미하는 게 진리라고 말한다.

"초밥 맛있게 먹으려면 색과 맛이 엷은 것이 순서입니다. 흰살 생선, 빨간 살, 익힌 생선 장어, 소고기 순인데 좋아하는 순서대로 먹는 게 진리입니다."
 

이집은 동네방네 입소문난 맛집이다. 사실 소문 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게 입소문이다. 이렇듯 10여년을 입소문을 통해 한곳에서 버텨왔다면 이미 검증이 된 셈이다. 그래서 더 이상은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혹여 손님들이 너무 붐비면 지금의 음식 맛과 품질이 떨어질까 바 하는 걱정에서다.

음식 맛 제대로 즐기려면, 인기메뉴 선택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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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인 가격의 준초밥(10,000원)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이 집의 인기메뉴는 특선초밥(1만8000원)이다. 특선초밥은 참치와 도미 연어 새우 소고기 광어지느러미 등 10PCS이며 만족도가 높다. 일반적인 가격의 준초밥(1만원)과 단품초밥 도 준비되어 있다. 기호에 따라 선택 할 수 있는 낱개초밥도 있다.

모든 음식에 사용하는 식재료는 미리 가공된 게 아니다. 장어등도 주인장이 시장에서 직접 구입해 삶아서 사용한다. 초밥의 기본인 쌀 또한 해남 산으로 최고급 미다. 좋은 식재료가 최고의 맛을 낸다는 기본 원칙을 철저히 지켜가고 있다. 그래서 혀끝에 감지되는 음식 맛이 이렇듯 남다르다. 참다랑어 대뱃살에는 금가루를 뿌려내는 등 차림새도 멋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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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어 지느러미살을 이용한 광어 엔가와는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도드라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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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나고 장어 초밥은 먹는 순간 입 안 가득 알 수 없는 포만감이 느껴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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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 잘 먹지 않는 새우초밥이지만 이곳에서는 인기다.
ⓒ 조찬현

 

이제 음식 맛을 함께 즐겨보자. 서두에도 언급했지만 음식 맛 제대로 즐기려면 그 집의 대표메뉴나 인기메뉴를 선택하는 게 이롭다. 왜냐고 묻지 말고 그냥 맛을 보시라. 그러면 '아~' 하고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광어 지느러미살을 이용한 광어 엔가와는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도드라진다. 광어회 맛의 새로운 발견이다. 눈다랑어 뱃살은 부드럽게 다가온다. 참치 대뱃살은 이게 생선살이야 할 정도로 기름지다. 쇠고기 특수부위를 먹는 느낌이다. 기름진 풍미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아나고 장어 초밥은 먹는 순간 입 안 가득 알 수 없는 포만감이 느껴진다. 쇠고기 채끝살을 이용한 쇠고기초밥은 날것도 아닌 것이 구이도 아닌 것이 입맛을 순간 사로잡는다. 하나하나 맛을 음미하다보면 이렇듯 맛의 신세계가 열린다.

끝으로 이들 부부에게 즐거운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일이 잊느냐 물었다.

부부는 한목소리를 냈다. 부창부수다. 자신들이 만든 음식 맛을 못 잊어 또다시 찾아온 분들을 보면 힘이 난다고 했다. 단골손님이 결혼 후 아이를 낳아 아이와 함께 찾아왔을 때의 모습은 아마도 오래도록 기억할 거 같단다. 이러한 손님들 때문에 더욱 더 음식에 대한 열정이 생긴다며 부부가 함께 미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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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가 늘 함께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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