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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에 제육볶음에 고등어조림까지?

집밥처럼 차려낸 '무선아구' 식당의 1인 밥상

  • 입력 2016.06.26 09:39
  • 수정 2016.06.27 17:39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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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된장양념이 잘 어울리는 제육쌈밥이다.
ⓒ 조찬현

 

이쯤 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도랑 치고 가재 잡고, 한마디로 일석이조다. 한 가지 메뉴를 주문해 두 가지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이게 단돈 5000원에 차려낸 1인 밥상이다. 아마도 이걸 혼밥족이 봤다면 기절할 듯하다. 이게 남도의 진정한 인심을 담은 밥상이다.

점심을 먹기에는 다소 늦은 시간에 일부러 찾아갔다. 그런데도 손님들이 제법 많다. 혼자인데 쌈밥을 먹을 수 있겠느냐고 아주머니에게 물었더니 흔쾌히 대답한다. 당연히 밥상을 차려주겠노라고.

순간 눈을 의심... 이게 단돈 5000원 밥상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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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단돈 5000원에 차려낸 1인 쌈밥 밥상이다
ⓒ 조찬현

 

"혼자 쌈밥 먹을 수 있어요?"
"네, 당연히 차려드려야지요."

이곳은 아귀탕 전문점이다. 아귀탕과 삼계탕 등은 1인분 메뉴가 있지만 5000원인 쌈밥을 혼자 주문하려니 좀 멋쩍었다. 그래서 아주머니에게 조심스레 물었던 것이다. 혼자서 쌈밥 먹을 수 있느냐고.상차림이 근사하다. 맛깔스러운 반찬과 함께 고등어조림과 제육볶음이 나왔다. 열무와 상추 등의 쌈 채소도 있다. 무와 함께 조려낸 고등어조림은 냄비를 가득 채웠다. 순간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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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와 고사리 등을 넣어 맛깔나게 조려낸 고등어조림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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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육볶음에는 갈치속젓이 참 잘 어울린다.
ⓒ 조찬현

 

집밥처럼 소박하고 푸짐하다. 상추 한 잎, 깻잎 한 장, 열무이파리를 차곡차곡 올리고 뜨신 밥 한술에 고등어조림을 올렸다. 갈치 창젓을 살짝 더해 한 쌈 하면 고향 향기가 물씬 풍겨온다. 입이 미어지게 쌈을 먹다 보면 어느새 입가에는 행복한 미소가 흐른다.

제육쌈도 좋다. 제육쌈은 된장양념이 잘 어울린다. 고등어 쌈밥과 제육쌈밥을 이렇듯 착한 가격에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이런 밥상을 대접 받으면 더할 나위 없이 고맙지만 오지랖 넓게도 은근 주인장 살림살이가 걱정된다. 이리 퍼주고도 뭐가 남을까 싶어서.

여수엑스포 개최이후 여수 물가가 많이 올랐다. 음식값도 다른 도시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다. 그러나 이렇듯 찾아보면 남도의 넉넉한 인심과 맛이 살아있는 곳들이 제법 있다. 모처럼 행복한 점심 한 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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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동네 착한 밥집, 무선아구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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