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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속의 범선은 ... 탄환이다.

요트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다

  • 입력 2016.07.07 09:35
  • 수정 2016.07.07 09:55
  • 기자명 정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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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정채호 선장. 여수 근해를 벗아날 때 안개가 걷히자 한 컷.
다시 출항이다.
2016년 7월 6일. 05:20. 안개가 자욱한 소호항을 출발하였다. 

6 명의 크루 중 2 명은 바쁜 일이 있어 삼척에서 승선하기로 하였다. 
정채호 선장, 정학의 기관장,  요트학교 교장을 역임하고 세계일주를 한  빅토 세일마스터, 기록과 홍보를 맡은  서종기등  승무원 4명으로 구성 되었다.  

가막만을 빠져 나올 때도 안개가 많이 끼었으나 금오도 송고 쪽과 소두라도 사이만 안개속에 하늘로부터 구멍이 난듯  햇살이 비추었다.
 
여수 소도라도
그 후 줄곧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앞까지 오는 동안 거의 시계가 제로인 상태에서 항해를 하였다. 오후 4시에 부산 용호부두에 도착했다.
그런데도 바람 방향이 남풍이 불어서, 우현 쪽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받아 제노아세일을 좌현으로 펼치고 왔기 때문에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평속 10노트 정도였다.   이는 세일보트인 범선이나 요트가 날씨가 좋은 날에도 항해 기록상 흔치않는 속도이다.    
 
VHF 무전기로 주변 선박들이 서로 항해 하면서 서로 교신을 하고 무중 정도를 물었을 때 시계가 제로라는 말을 계속 듣고 왔다. VTS( 관제센터)에서도 가끔 우리가 자나는 항로의 시계를 물어왔다.   
안개가 갇히자 부산 광안대교도 한 컷
이상하게도 해운대와 광안리 사이를  들어올 때 구름이 걷힌 맑은 하늘을 보았다. 거의 항해시간 내내 시계(視界)가 제로인 무중항해를 하였다. 
결론적으로 안개속의 탄환범선을 탄 기분이었다. 
무중항해는 야간항해 보다도 어렵다.  
야간항해는 멀리 있는 선박의 불빛을 육안으로 직접 볼 수 있어서 선박의 진행방향과 위치를 알 수 있으나, 무중항해는 그마저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안개속에 묻힌 부산 해운대의 고층 건물들이 윗 부분만 보인다.

무중항해는 GPS( 전자해도)와 레이더의 화면을 계속 보면서 '육지와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  '항해하고 있는 해로에는 선박이 있는가?' 그런 유무를 확인하면서 항해를 하여야 한다. 그러한 것들은 AIS(선박위치 추적장치)로 확인이 가능하다. 가끔은 선박 위치를 알리는 기적을 울리는 소리를 듣고 인지한다.  코리아나도 기적과 함께 사이렌, 종 등을 이용하여 우리의 위치를 알리며 항해한다.
 
자연에 순응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자연환경을 받아 들여야만 마음 편하게 항해 할 수 있다. 
보통은 우리들이  '더우면 더워 죽겠다', '추우면 추워 죽겠다',  '바람이 세게 불면, 세다'고, 또 '불지 않으면 또 불지 않는다'고 불평 속에 살아가기 일쑤다. 
 
자연 현상에 대한 불평들은 인생은 잘 사는 지혜가 아닌 듯 하다. 
좀 더우면  찜질방보다 낫지 않은가, 또 추우면 남극의 극한보다 낫지 않은가 ... 하면서 대자연에 대해 겸허한 마음을 갖고 사는 것이 낫다.  요트 위의 인생이 바로 겸허함이다. 거스르지 않고 자연과 함께한다.  인간관계도 그렇지 않을까?  
 
요트는 우리에게 대자연의 이치에 따라 자연에 순응하는 자세로 살아가라고 늘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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