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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적 살림살이로서 사회적 경제

균형 상실한 이방적 제도화... 불행 초래

  • 입력 2016.07.13 15:03
  • 수정 2016.07.13 21:08
  • 기자명 이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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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란 무엇일까? 초청받은 강좌의 서두에 참석자들에게 던져 보는 질문다. 대부분 답변에 머뭇한다. 말문을 여는 일부는 돈벌이하는 걸로 몇 분들은 먹고사는 활동이 경제라고 대답한다.

경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사회적 경제의 본질을 이해수준을 어림할 수 있다.
사회적 경제를 학문으로 자리매김한 칼폴라니는 실체적 경제를 사회적경제의 정수라고 표현한다. 이는 1940년대 칼폴라니 박사가 처음 주창한 것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 도시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미 형식적 경제와 엄연히 다른 의미로서 실체적 경제를 명확히 구분하였다.

사회적경제는 사람들의 먹고사는 경제적인 실체와 더불어 우리들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모든 거래들이 상품화로서 시장화폐로 변하였다.

실체적 경제의 영역들이 돈벌이로서 형식적 경제로 포획되어 탈바꿈이 되었다. 사회적경제로서 실체적 경제를 명확히 구분하는 경우들이 실종되었다. 실체적 경제라는 철학적인 의미가 내포된 단어는 살림살이로서 쉽게 표현되기도 한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화폐를 매개로 한 시장에서 완벽하게 조달 가능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사실 개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은 상품으로서 시장에 아주 빠른 속도로 선보이고 있다. 시장의 편리성으로 인하여 사회적경제의 본질적인 의미들을 망각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시장화폐 영역에서 조달할 수 없는 것은 국가와 공공영역이 그 보완으로서 그 역할을 완벽히 가능한 것으로 환상을 하는 사례도 많이 접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시장화폐, 국가공공영역에서 해결할 수 없는 내용들이 다수 존재한다. 개인이나 집단의 좋은 삶을 위하여 무엇이 필요한 것이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단순화한 2가지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나가는 것이 사회적경제에 우선적인 가치를 두고 있는 사람들의 주요한 관심사이다.

형식적인 경제를 실체적 경제로서 사회적 경제에 예속시킬 때에 사람들의 삶의 내용들은 풍성하게 될 수 있다는 의미와 직결된다. 예전에는 인간 삶에 필요한 자원들을 시장거래가 아닌 호혜거래로서 연대와 협동으로 조달하였다. 이는 화폐중심이 아닌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필요에 의해 자연스럽게 해결해 나간 것이다.

사회적경제의 핵심은 개인과 집단의 삶의 질을 풍성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투입대비 산출로서 효율의 극대화를 최대 목표로 한 영리적인 행위가 결코 아니다. 협동조합과 자활공동체 등 사회적 경제의 일선현장 조직은 일부 형식적인 경제주의자 관점에서 본 시장에서 퇴출되어야 할 패배주의자들의 패자부활전이 아니다.

분명 1970년대 후반까지는 시장경제로서 형식경제와 사회적경제로서 실체경제가 상호공존, 보완하면서 물질적인 풍요를 지속시켜 주었다. 그러나 1980년대에서 2000년대, 그리고 최근까지 시장화폐경제의 독주로서 신자유주의 사상이 만연하였다. 대부분이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고 확신을 하였다.

그러나 이는 형식적 경제에 경도된 잘못된 생각이다. 실체적 영역으로 남겨두어야 할 많은 내용들을 화폐를 매개로 한 상품화를 통하여 형식적인 경제영역으로 차환 되었다. 그 결과 돈을 최고로 하는 맘몬사상들이 곳곳에 확산되었다. 돈 이외의 가치로서 존재해야 할 대상들이 시장거래로 탈바꿈하였다. 화폐로 지불되지 않으면 조달할 수 없는 것들이 계속 늘어났다.

삶의 질보다는 화폐를 수중에 넣기 위한 돈벌이에 집중하는 기현상들이 당연시되었다. 세금을 재원으로 그 역할을 수행하는 국가와 공공영역도 그 한계를 노출하였다. 대립이 되고 있는 다수 이해 관계자들간 이해조정의 어려움으로 당초의 취지에서 많이 벗어났다.

사회적 경제는 기존 형식적 경제로서 시장화폐에서 조달할 수 없는 대상을 꾸준히 발굴해 내고 시장영역으로 넘기어졌던 많은 부분들을 다시 실체적인 경제영역으로 되돌려내는 작업을 부단히 행해야 한다. 이는 소비를 부추기는 세태에서 현세대에서 후세대에게 소중한 유산으로 남겨주어야 할 의무이기도 하다.

자원들의 과도한 수탈로 그 지속성을 위협받고 있는 지구생태계를 보존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는 인류의 영원성을 보장해 주는 최소한의 수단이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향후 도래할 세계에 대하여 부정적인 진단을 한다. 그러나 인간들은 현명하기 때문에 그때, 그때의 어려움은 사람들의 현명함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희망을 제시하는 분들도 다수 존재한다.

형식적인 경제와 실체적인 경제의 혼돈은 사람들의 삶을 분명 어둡게 만든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할 현대인들은 형식적인 경제로서 시장화폐의 익숙함에서 다소 벗어남도 필요하다. 개인이나 집단으로 우리들이라는 공동체적인 결사체의 역할을 되돌아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좋은 삶을 위하여 어떤 것들이 조달되어야 하는지를 생각도 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조달하기 위하여 어떤 활동들이 사회적으로 요구되는지도 사회적경제 관점에서 접근도 필요하다.

실체적 경제로서 사회적 경제는 오랜 세월동안 인류의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그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 화폐를 통한 시장거래에선 호혜거래 등 다양한 거래들을 수익추구라는 명분으로 일체 무시하고 이를 형식경제에 의도적으로 포함시키기 까지 하였다.

균형을 상실한 일방적인 제도화는 그 사회를 불행으로 내몰리게 한다.
이는 역사의 교훈을 통하여 인류가 학습한 결과이다.

우리 생활에 당연히 그 존재로서 필요함에도 개인이 선호하지 않고 단순히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래자체가 행해지지 않는 소중한 것들을 되살려야 할 시점이다. 형식적 경제영역에서 교환가치는 낮지만 사용가치는 높아 사회적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는 대상들을 적극 발굴 해 내야 한다. 이는 실체적 경제로서 사회적 경제가 실사구시 정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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