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크기, 선도, 숙성, 칼질'... 선어 맛을 결정하는 4요소

여수의 참맛... '여수갈치왕장보고 선어횟집'의 선어 모둠회

  • 입력 2016.07.21 21:39
  • 기자명 조찬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사 관련 사진
 오늘 선보인 것은 4인기준 12만원 상차림이다. 선어회가 무려 12가지나 된다.
ⓒ 조찬현

 

옛날 말에 육지에 가면 짜장면을, 바닷가에 가면 짬뽕을 먹으라고 했다. 이는 그 지역의 풍부한 특산물로 만든 음식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수에서는 해산물로 만든 음식을 먹어야 좋은 건 불문가지다. 여수의 먹거리 하면 단연 해산물이 으뜸이다. 삼면이 바다인데다 섬이 많은 여수 지역은 어딜 가나 해산물이 넘쳐난다.

여수의 바다를 한 접시에 담아냈다. 선어 종류가 무려 12가지라니 놀랍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여수갈치왕장보고 선어횟집이다. 이곳은 언제 찾아가도 분위기 좋고 기분 좋은 집이다. 그만큼 주 메뉴의 만족도가 높다.

싱싱한 여수 해산물 차례차례 선보여

기사 관련 사진
 성게와 전복 우렁쉥이회 문어 등도 맛깔나다.
ⓒ 조찬현

 

향이 좋은 특급간장에 초석잠으로 만든 장아찌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느낌이 좋다. 아삭한 초석잠과 새콤달콤한 해삼물회가 입맛을 다독인다. 성게와 전복 우렁쉥이회 문어 등도 맛깔나다. 여수의 싱싱한 해산물이 하나둘 차례로 선보인다.

주인장이 참치회를 손질중이다. 며칠 전 200kg 남짓한 참치를 해체해 놓은 일부다. 도톰한 살집에 기름져 보이는 참치회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사실 이런 대물은 운이 좋아야 맛볼 수 있다. 자고로 때를 잘 만나야 한다.

기사 관련 사진
 주인장인 세프가 시간적 여유가 있을 시 직접 손님상을 찾아와 먹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 조찬현

 

여수에서 낚시가게를 시작으로 해산물과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20년, 그 내공이 만만치 않다. 이곳의 음식을 책임진 세프이자 주인장은 이강운(43)씨다. 이집의 가게 이름에서 느꼈겠지만 그는 어느 누구보다 바다를 사랑했던 신라의 장수 해상왕 장보고의 기질을 많이 닮았다.

그가 내놓은 갖가지 해산물은 맛이 단연 빼어나다. 당일 잡은 갈치를 회로 내놓은 데다 숙성의 묘미를 제대로 살려낸 때문이다.
"지금 선보인 갈치는 정치망에서 잡은 당일바리(당일 어획)입니다. 채낚기 갈치는 하루를 배에서 묵어야 하는데 정치망은 바다에서 경매까지 2시간 내에 이루어집니다. 가장 신선한 갈치죠. 여수 지역에서도 제주도 못지않게 갈치회가 잠깐 반짝 성업했으나 다 문을 닫았습니다. 15년 전 일입니다."

갈치왕 장보고가 갈치회를 손님상에 내놓은 것은 3년째다. 이집의 갈치회는 육질이 부드럽고 신선한데다 맛도 좋다.

선어의 맛... 크기, 선도, 숙성, 칼질, 4요소에 의해 결정

기사 관련 사진
 여수의 바다를 한 접시에 담아냈다.
ⓒ 조찬현

 

삼치는 씨알이 클수록 맛있다. 삼치 참치 준치 병치(어) 등의 모든 치로 끝나는 이름의 생선이 다 그렇다. 치 돌림의 생선들은 대체로 성질이 급하다. 그래서 이들 생선은 선어로 즐겨먹는다. 예전에는 삼치를 얼려서 시원하게 먹었다. 지금이야 보관 방법이 좋아 선어로 즐겨먹지만.

선어의 맛은 크기 선도 숙성 칼질 등 4가지 요소에 의해 맛이 결정된다. 삼치와 갈치의 참맛은 숙성도다. 활어를 좋아했던 이들도 생선 맛의 깊이를 알게 되면 선어를 선호하게 된다.

오늘 선보인 것은 4인기준 12만원 상차림이다. 선어회가 무려 12가지나 된다. 돗병어 가마살. 노랑가오리 날개살, 도톰한 삼치회, 입안에서 살살 녹는 갈치회 등이다. 단가가 올라갈수록 고급 부위 생선으로 바뀐다.

이 집이 별다른 이유는, 주인장인 세프가 시간적 여유가 있을 시 직접 손님상을 찾아와 먹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회 종류와 부위를 제대로 알고 먹으면 그 맛이 더해진다. 

기사 관련 사진
 어종에 따라 소스와 양념도 달라진다.
ⓒ 조찬현

 

 

기사 관련 사진
 부위별로 그 맛이 다른 삼치는 김쌈이다.
ⓒ 조찬현

 

어종에 따라 소스와 양념도 달라진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선어회, 어떻게 먹어야 할까, 다양한 소스와 양념장에 대해 함께 알아보자.

먼저 삼치 양념장 맛을 보자. 간장에 겨자와 마늘 양파 고춧가루 참기름 등 갖은 양념을 한 삼치 양념장은 잘 섞어야 맛이 제대로 나온다.

부위별로 그 맛이 다른 삼치는 김쌈이다. 김에 삼치를 싸서 초절임생강이나 마늘 장아찌 등을 올려 먹는다.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노랑가오리는 참기름 장이나 된장빵이다. 병어 역시 된장양념이 잘 어울린다. 병어는 8가지로 구분해 손질하는데 코 부위가 가장 빼어난 맛이며 그 다음이 지방질이 많은 가마살이다.

돔 숙회는 묵은지와 잘 어울린다. 돔 숙회를 묵은지에 싸먹으면 회를 못 먹는 사람들도 전혀 부담이 없다. 갈치회는 간장겨자소스와 초고추장소스 반반이 적절하다. 이렇듯 어떤 소스에 먹느냐에 따라 회 맛은 달라진다.

한 접시에 여수 바다의 모든 맛이 다 모였다. 선어회 맛의 경연장이다. 다품종 소량은 먹는 이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해준다.
 

기사 관련 사진
 갈치회는 간장겨자소스와 초고추장소스 반반이 적절하다.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