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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참맛 알려거든 '홍어'를 배워라

알면 알수록 오묘한 맛... 여수 영산포홍어에서 맛본 '홍어삼합'

  • 입력 2016.08.06 18:43
  • 수정 2016.08.07 22:36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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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곰취에 싸먹는 홍어삼합이다.
ⓒ 조찬현

 


남도의 맛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홍어삼합이다. 항아리에 잘 삭힌 흑산도 홍어와 곰삭은 지리산 배추김치, 국내산 돼지고기 수육이 한데 어우러졌다. 이들 셋이 모여 연출하는 맛의 하모니는 그야말로 환상 그 자체다.

남도의 참맛을 알려거든 홍어를 배워라. 기자 역시 비위가 약해 홍어를 먹기 시작한 건 몇 해 되지 않았지만 홍어 맛의 세계는 알면 알수록 오묘하다. 홍어 하면 단연 영산포다. 이곳에 가면 내로라는 홍어 맛집이 즐비하다.

유채꽃 흐드러지게 핀 봄이 오면 해마다 영산포 선창 홍어의 거리에서는 홍어 축제가 열리곤 한다. 한때 영산포는 호남 최대의 포구였다. 그러나 영산포 하굿둑이 막힌 1981년 이후부터 이곳의 뱃길이 끊겼다.

'홍어'가 빠지면 잔칫상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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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영산포홍어의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산해진미를 다 내놓아도 홍어가 빠지면 잔칫상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남도다. 홍어 맛이 그리울 때면 지금도 가끔씩 영산포를 찾아가곤 한다. 그런데 지인으로부터 기쁜 소식이 전해져 왔다. 여수에서도 홍어삼합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단다.

'여수 영산포 홍어'집이다. 홍어삼합 대(大) 흑산도 홍어는 8만 원, 칠레산 홍어는 5만 원이다. 흑산도에 가면 싱싱한 홍어의 맛을, 영산포에서는 삭힘의 미학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이 집의 홍어 또한 삭힌 홍어다. 홍어는 자고로 삭혀야 제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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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아리에 잘 삭힌 흑산도홍어와 국내산 돼지고기 수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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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어삼합이 연출하는 맛의 하모니는 그야말로 환상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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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어찜을 한입 먹어봤다. 박하향기처럼 입안에 싸하게 퍼지는 이 맛,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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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전은 알싸한 맛이 매력이다. 센스 있게 가지전을 함께 내놨다. 철인3종 경기를 즐기는 이곳 주인장(황금연씨, 52)의 성격은 호방하다. 운동을 좋아하고 사람을 누구보다 좋아하는 그는 사람들과 어울려 한잔 술을 나누고 싶어 홍어집을 열었다고 한다.
 

"지인들과 술 한 잔 편하게 나누고 싶어 홍어집을 열었습니다."

상차림이 제법 실속 있다. 군더더기 없이 딱 제대로 된 먹거리만 차려냈다. 여수 특산품인 돌산갓김치는 기본이고 홍어회무침과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독특한 맛의 청각초무침, 제철인 가지나물 등이다. 서대 찜도 있다.

알싸한 홍어 특유의 맛을 만끽할 수 있는 홍어전과 맛깔진 홍어삼합이 이어진다 홍어찜도 시선을 붙든다. 홍어찜을 젓가락으로 집으면 결대로 찢어진다. 열을 가하면 독특한 풍미가 살아나는 홍어찜을 한입 먹어봤다. 박하향기처럼 입안에 싸하게 퍼지는 이 맛, 너무 좋다.

홍어삼합 곰취쌈... 그 맛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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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산도 홍어 안주에 여수 막걸리를 곁들이니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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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탁이라더니 역시 그 맛이 조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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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에는 막걸리가 잘 어울린다. 막걸리가 홍어 암모니아 냄새를 중화시켜 깔끔하게 해주며 홍어의 소화 흡수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흑산도 홍어 안주에 여수 막걸리를 곁들이니 참 좋다. 홍탁이라더니 역시 그 맛이 조화롭다.

이곳에 가면 이집에서만 선보이는 독특한 비장의 한수가 있다. 이런 맛은 천하의 미식가도 쉬 맛보기 힘든 맛이다. 지리산 곰취에 싸먹는 홍어삼합이다. 홍어삼합 곰취쌈 한입 맛보고나면 그 맛에 취한다. 지리산의 향긋한 곰취 향에 취하고 흑산도 홍어의 알싸한 맛에 취한다.

"홍어를 먹고 나서 막걸리 한잔 마시면 막걸리에서 단맛이 느껴져야 제일 맛있는 홍어입니다."

누구라서 이 맛을 알까, 홍탁의 진정한 묘미를. 여수 영산포홍어의 주인장은 이미 홍어의 참맛을 제대로 간파하고 있다.

홍어애탕은 보리 새싹을 넣어서 끓여야 제맛인데 여름철이라 부추와 미나리로 대체했다. 홍어 잡뼈 육수에 홍어 애를 넣어 끓였다. 톡 쏘는 홍어 특유의 알싸함이 제대로 살아있다. 홍어 애탕에 밥 한술 말아내 잘 익은 갓김치를 턱 걸쳐먹으니 이것 또한 별미다.

"이거 완전히 보양식이에요. 애탕에 홍어가 다 들어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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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어 잡뼈 육수에 홍어 애를 넣어 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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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어 애탕에 밥 한술 말아내 잘 익은 갓김치를 턱 걸쳐먹으니 이것 또한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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