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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평균 나이 75세... 이곳 두부, 맛보실래요?

여수 시니어클럽 ‘황금두부’를 소개합니다

  • 입력 2016.08.21 09:23
  • 수정 2016.08.24 10:25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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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들이 온갖 정성으로 만든 두부다.
ⓒ 조찬현

 

지난 18일, 밥 타는 냄새에 부스스 눈을 떴다. 새벽 5시, 오랜만에 해보다 먼저 눈을 뜬 것이다. 이웃의 어느 집에서 밥을 짓다 태웠나 보다. 밥 타는 냄새가 커피 향기보다 더 구수하게 느껴지는 아침이다. 가마솥이나 압력솥에 밥을 짓던 시절에는 흔하게 맡았던 냄새지만 전기밥솥의 보급으로 어느 사이에 밥 타는 냄새도 우리 곁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가로등 불빛도 사위어가고 하늘이 밝아져 온다. 동쪽 하늘에는 새털구름이 가득하다. 무선산에서 가을 풀벌레 소리가 들려온다. 서둘러 집을 나섰다. 두부 만드는 어르신들의 일터를 찾아가는 길이다. 그분들의 삶을 엿보려면 그들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매일 주문받은 두부만 만들어... 고객들에게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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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정여 어르신이 완성된 두부를 자르고 있다.
ⓒ 조찬현

 

어르신 세분이 두부를 만들고 있다. 이곳에서 5년째 일하고 있다는 신정여(71) 어르신은 아침 5시에 일어나 6시에 이곳 일터에 왔다. 어르신 15명이 일주일에 두 차례씩 번갈아가며 두부 만드는 일을 한다. 아침 6시에 시작한 일은 완성된 두부를 포장한 후 배달까지 마치고 나면 오전 11시에 마무리된다. 

"두부 만들고 나면 배달 나가야 하거든요. 오전 11시에 일이 끝나요. 매일 주문받은 것만 생산하는데 오늘은 두부 60모 주문 들어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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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 두부는 국내산 콩으로 정성들여 만든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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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들이 두부를 포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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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어르신들이 만드는 두부는 따듯하고 건강하고 맛있다. 국내산 콩으로 정성 들여 만들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아침이면 동네 사람들이 두부를 사러 몰려든다. 대부분이 주문 생산이지만 이렇듯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직접 판매도 한다.

"하루 전날 콩을 씻고 불려서 맷돌에 콩을 갈아요. 콩물을 솥에 옮겨 30분간 끓입니다. 끓인 콩물을 받아서 정제한 바닷물 간수를 부어주면 10분 이내에 두부가 어우러져요. 면 보자기에서 짜내면 두부가 완성됩니다."

어르신들은 두부를 온갖 정성으로 만든다. 콩을 삶고, 면 보자기에 짜내 완성된 두부를 자르고, 포장하고, 손발이 척척 잘도 맞는다. 젊은이 못지않게 손도 빠르다. 일하는 게 재미있다는 신정여 어르신은 용돈도 벌고 해서 좋다고 했다.

"노인 일자리라 용돈벌이지만 서로들 만나서 얘기도 하고 재밌어요. 일주일에 두 번 나와요."

"돈 벌어 손자들 용돈 주는 재미에 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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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일어르신은 두부제조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룬다.
ⓒ 조찬현

 

최정일(79) 어르신은 두부 제조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룬다. 어르신에게 일하는 보람을 묻자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답한다.

"돈 벌어 가지고 손자들 용돈 주는 재미에 일해요."

때마침 가까운 곳에 사는 동네 분들이 두부를 사러 왔다. 이곳에서 만든 두부 맛에 대해 직접 확인해봤다. 신기동에 사는 배옥자(70) 어르신은 단골이라며 두부를 여유 있게 많이 만들어 줄 것을 부탁했다.

"고소하고 맛있어요."
"아침 운동하다 두부 생각이 나서 사러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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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기동에 사는 배옥자 어르신(좌측)이 두부를 사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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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두부는 여수 지역 어르신들의 일터다. 이곳 담당자 권수현(52)씨는 "황금두부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의 평균 나이는 75세다"라며 "다들 돈벌이보다는 일하는 보람에 산다"라고 말했다. 

갓 만든 순두부 맛을 봤다. 따뜻한 순두부의 고소한 맛이 너무 좋다. 자연에서 온 순수함 그 자체다. 순두부는 대량 주문 시 덤으로 나가는 제품이다. 역시 우리 농산물이 최고다. 두부를 이곳에서 직접 만들어 믿고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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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서 만든 순두부는 자연에서 온 순수함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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