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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여행 제 1신...기다림,폭우와 함께 첫 일정

‘혼잡과 무질서, 희망으로 이어지는 사람 사는 일상’

  • 입력 2016.08.23 11:50
  • 수정 2016.09.02 05:53
  • 기자명 정금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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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소개글

  글쓴이

동여수복지관 정금칠 관장(사진)이 지난 21일 인도순례를 나섰다. 힌두교와 불교 성지를 둘러보고, 다람살라에서 달라이라마를 만나는 15일간의 여정이다.  정 관장은 순례길에 나서면서 ‘인도의 속살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틈으로 인도 여행중 현지에서 직접 보내주는 따끈따끈한 사진과  글로  ‘정금칠의 인도여행기’를 싣고자 한다.  그는 “인도인들의 일상을 ‘긍정’과 ‘행복 찾기’의 관점에서 찾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India(인도) 성지에서 한 순례자가 묻는 ‘행복의 길!’  어디쯤일까? 함께 떠나보자.

 

India에서 행복의 길을 묻다 (1)

순례길 이틀째 1신을 보낸다.
숨막히는 고온훈풍이 순례단의 걸음을 긴장케 했다.

시차 3시간 30분, 홍콩을 경유해 11시간 비행 끝에 델리공항에 도착한 순례단은 타국의 신기함 보다 고온의 열기에 놀란 기색이 역력하다.

인구 12억3,600만 명, 면적 3,287,590㎢의 인도는 지금 막바지 우기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는 가이드의 언급이 순례길이 순탄치 않음을 예상케 했다.

어둠을 밝히는 반쯤 찬 보름달이 순례단의 첫 날 밤을 길잡이 했다.

공항에서 20분 거리 호텔에 여장을 푼 순례단은 15일간의 성지 순례를 통해 인도의 속살을 살펴보려한다. 주민들의 일상을 긍정과 행복 찾기의 관점에서 찾아 나설 것이다.

순례 2일. 실은 첫 날이나 마찬가지다. 짙은 구름 속에 밝아오는 여명은 오늘도 작열의 열기를 예상케 했다.

부처가 첫 설법을 했던 4대 성지중 한 곳인 사르나트 도시의 상징인 다멕 스투파

부처님께서 중도의 이치를 깨달으시고 처음으로 법을 설하신 성스런 자리를 찾을 예정이다. 그러나 순례단은 델리 공항에서 3시간 이상 발이 묶여야 했다.

어제 갑작스런 폭우로 인해 델리에서 바라나시를 연결하는 국내선이 완전 끊겨버린 것이다.오랜 기다림을 참아낸 순례단은 점심 이후에야 탑승 길에 올랐다.

인도의 일상은 길 위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포장길 20%, 비포장 80%, 덜컹 덜컹 시골길이라면 정겹기라도 하겠지만 길 위의 혼잡과 혼돈은 인도의 오늘이자 지금이었다.

소와 개, 그리고 사람, 자전거와 오토바이, 그리고 차량이 경적소리에 뒤섞여 길 위는 온통 혼잡의 연속이었다. 이것이 일상으로 이어지고 내일로 미래로 연속될 것이다.

맨발의 아이들과 반바지의 남루한 어르신들의 일상모습을 만난다. 옥수수, 오이 등 채소를 거리에 내놓고 손님을 부르는 아낙네의 간절함이 있는 갠지스 강 지류 강가의 생선 파시가 성지를 오가는 길에 끝없이 이어졌다.

빨간 벽돌의 고풍스러움은 간데없고 짓다 만 건물과 주택들이 바람에 날려 찢겨진 현수막과 부서진 간판으로 힘겹게 버티고 있다.

구걸하는 앳된 소녀

구걸은 인류의 역사와 괘를 같이 한다고 했다.
여느 나라에서도 관광지라면 볼 수 있는 구걸 행위는 인도에서도 역시나 였다.

성 밖의 거지와 성 안의 거지가 격이 다르고, 심지어 청소년이 어린 아이를 빌려와 앵벌이(?)를 하는 구걸은 참담하기 까지 했다.

구걸은 관광의 흥미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이다.
도와주는 것은 좋지만 이에 휘말리면 걷잡을 수 없는 낭패로 빠져들게 되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구걸하는 아이들에게 적극적으로 대하다 구름처럼 몰려드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갠지스 강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나도는 것도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구걸하는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나누어 주려면 “다 나누어주어라. 그러지 않으려면 아예 아무것도 주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는 의미심장한 조언도 귀에 담겼다.

인도의 길 위는 혼잡을 넘어서 전쟁 통을 방불케 한다.

짓다만 건물, 거리의 혼잡, 그리고 경적솔리, 사람소리 마치 폭격을 맞은 전쟁의 한 폭판이었다.

필리핀에 ‘지프니’가 있다면 인도에는 ‘릭샤’가 있다.
인도의 거리에는 이동수단 중 일상을 연결하는 가장 특색 있는 수단은 릭샤이다.
릭샤는 우리말로 인력거이다. 자전거를 개조해 2명을 태우고 한사람이 목적지에 송영하는 것이다. 조금 진화한 것이 사이클 릭샤, 더 진화한 것이 오토 릭샤다.

이들이 거리에서 자전거와 오토바이와 각종 차량들이 경적소리와 뒤섞여 사람을 잇고 일상을 연결하며 도시의 동맥을 흐르게 하고 있다.

인도의 거리풍경은 한국의 60-70연대를 연상케 한다.

도시미화, 정리정돈, 그리고 위생은 어쩌면 전쟁의 한 복판이다. 우리가 경험했던 것처럼 혼잡과 혼돈, 그리고 가난과 무질서는 발전을 위한 전제이자 발판이다.  그러기에 그 속에는 분명 희망의 잉태하고 있을 것이다.

어쩜 부모님들이 겪으셨을 지난날의 가난과 고충의 장면을 뒤로 한 순례단은 29세에 출가해 6년의 고행 끝에 깨달음을 얻으신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5명의 비구에게 법을 설하신 성지에 도착했다.

부처님께서는 고행 끝에 얻으신 깨달음은 중도의 이치였다. 깨달음은 극한의 수행도 아니오 게으름의 수행도 아니다. 진정한 수행은 건강한 몸으로 깨달음의 경지에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 말은 인간이 행복에 이르는 것은 고행주의로는 불가능하며 쾌락주의는 더더욱 탐진치를 버릴 수 없으니, 인간이 갖고 있는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락중도의 이치를 깨닫는 것이라고 설하신 것이다.

3-5세기 아쇼카와 통치시절 인도에서의 불교는 융성했고 모든 것이 풍성하고 국민들은 평안의 연속이었다.

다멕 스투파 앞에서 필자

인도의 국립박물관에 주불도 아닌데 학자들과 관광객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르나트 초전법륜상은 그 섬세함이 당대에 극치를 보이고 있다고 극찬하고 있다.

한 대학교수는 인도에 와 이 불상을 보는 것 자체로 인도여행은 다한 것이라고도 할 만큼 여행의 백미를 장식하고 있다.

이틀째 마지막 여행지는 인도의 젖줄 갠지스 강이었으나 갑작스런 폭우로 인해 인근에 접근하지 못해 못내 아쉬었다.

특별한 여행길, 포기할 수 없는 설레임으로 도전했으나, 갠지스 강 범람에 대한 책임을 묻는 주민들의 시위로 인해 더더욱 불가능했다.

신성스런 갠지스 강의 ‘범람’이 주민들의 ‘성남’으로 이어져, 이튿날 여행의 막바지는 혼란과 혼잡의 조각들이 모여 하루를 저물게 했다.

불어난 물로 범람의 위기에 처한 갠지스강가에 가장 높은 화장장만이 물에 떠있듯이 찍힌 인도의 한 일간지 보도가 심각성을 더해주었다.

2일째의 인도는 ‘혼잡과 무질서 그리고 희망으로 이어지는 사람 사는 일상’으로 정리될 것 같다.

아직도 발굴중인 사르나트의 초전법륜 성지

무질서속에 질서가 있고, 그 속에 12억 인구의 일상이 흐르고 있으며, 도도한 갠지스강이 미래의 희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성파워(hard power)로 세계의 패권을 유지해온 나라도 있지만 연성파워(soft power)로 세계의 패권을 넘보고 있는 나라도 있다.

그사이 경성과 연성을 함께 조화시킨 스마트파워(smart power)을 중시여기는 나라가 꿈틀거리고 있다.

인도가 바로 그 씨앗을 잉태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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