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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들장 논, 돌담길, 고인돌...청산도 풍경

[동행기]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학술답사 팀 열정에 감동했다

  • 입력 2016.08.26 15:07
  • 수정 2016.08.29 05:44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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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산도 학술답사에 나선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들이 기념촬영했다
ⓒ 오문수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하계공동학술답사(8.22~8.25)를 동행 취재했다. 장소는 슬로시티로, 영화의 고장으로, 구들장 논으로 유명한 완도 청산도. 

완도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50분(19.2㎞) 걸리는 청산도는 동쪽으로 여수시 초도와 거문도를, 북쪽은 신지, 약산을 서쪽은 소안도를, 남쪽은 제주도를 멀리 바라보고 있다.

신라시대 읍리에 읍이 설치되었다고 구전되고 있다. 고증할 수 없지만 읍리 주변에 고인돌이 많은 것으로 보아 선사시대에도 사람이 살았음을 알 수 있다. 청산도는 고려시대에 선산도(仙源선원)라고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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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론으로 촬영한 청산항 모습
ⓒ 이재언

 

수산자원이 풍부하고 군사적요충지에 위치한 청산도는 왜구의 잦은 침입에 시달렸다. 임진란을 계기로 정부의 공도정책에 의해 한 때 사람이 살지 않았으나 16세기 말엽 주민이 다시 이주해 정착하고 숙종 7년(1681년) 수군만호진이 설치돼 서남해안을 방어하는 군사적 요충지가 됐다.

총 면적 41.95㎢에 인구 2589명(2012년)으로 법정리 13개소, 행정리 23개소, 자연마을 24개소가 있다. 또한 부속도서로 유인도인 청산체도, 장도, 대모도, 소모도, 여서도가 있고 10개의 무인도가 있다. 모두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지역으로서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청산려수(靑山麗水)'라고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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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편제를 촬영했던 길과 봄의 왈츠를 촬영했던 곳과 어울린 바다 모습
ⓒ 이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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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펜션과 어울린 바다 모습이 정겹다
ⓒ 오문수

 

청산도는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지정되었으며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로 푸른 바다, 푸른 산, 구들장 논, 정겨운 돌담길 등 느린 풍경이 가득한 곳이다. 청산도에 대한 자료를 조사해 보니 자랑거리가 많기도 하다.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 선정(2007), 문화체육관광부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선정(2010), 국제슬로시티연맹 세계슬로길 제1호 공식인증(2011), CNN선정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33선(4위, 2012), 한국관광공사 지정 대한민국 최고 가족체험 여행지 2013 베스트 그곳(2013),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청산도 구들장 논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2014), 행정자치부, 한국관광공사 공동주관 가을휴양철 테마섬 쉴 섬 선정(2015)

당리에 설치됐던 면사무소, 새로운 행정수요에 맞춰 도청리로 이전해

공도정책으로 사람이 살지 않던 청산도에 17세기 초에 사람이 다시 살기 시작했고, 당리에 면사무소가 세워졌다. 하지만 도청리 지역에 산업이 발달하고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자 도청리 지역에 가청사를 건립(1953년)한 후 오늘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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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간 청산도를 연구했던 조미라 연구원이 청산도 파시문화거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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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어가 많이 잡혀 파시가 열리면 안통길엔 돈이 넘쳐났다
ⓒ 오문수

 

청산항은 옛날 청산진 때 도락리에 선소를 두었다. 일제강점기에 유명한 고등어 어업기지로 봄여름 성어기에는 전국에서 수백척이 몰려와 유흥과 상거래로 파시가 열렸다. 청산도의 고등어 어업은 정약전의 <자산어보>와 김여의 <우해이어보>에도 언급된 바 있다.

도청리에 위치한 방파제는 도락리 구역에서 도청리 쪽으로 뻗었다. 총 연장 350m다. 도청리에서 도락리쪽으로 137m를 뻗은 두 개의 방파제 양쪽 끝에 등대가 있다. 1960년대와 1970년대까지 호황을 누렸던 청산항은 어장이 형성되지 못하고 강태공과 관광객들이 찾는 관문으로 변모했다. 

역대 최고의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연구원들의 열정에 감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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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원들은 마을에서 쉬고 있는 할머니들을 찾아가 인사드린 후 얘기를 듣기도 한다
ⓒ 오문수

 

청산도항에 내린 30여명의 연구원은 청산면장으로부터 지역현황을 들은 후, 청산도의 역사, 문화, 마을 환경, 구비문학, 언어, 지명 등에 얽힌 자료수집에 나섰다.

육지에 계신 분들은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섬이라 시원할 것이라 여길 것이지만 역대최고로 더운 여름에 마을이장, 노인회장, 부녀회, 어촌계를 비롯한 20여명의 제보자를 만나 채록하는 건 고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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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지리에 사는 임화규씨로부터 여러가지 자료를 채록하는 연구원들 모습. 오른쪽 부터 홍순일, 이정연, 조미라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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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보자인 임화규씨가 보여준 샘을 돌아보고 되돌아오는 연구원들과 임화규씨 부부
ⓒ 오문수

 

제보자 대부분이 노인들이라 건강이 나쁘기도 하고 귀가 안 들리기도 해 큰 소리로 묻고, 확증이 서지 않으면 조심스럽게 되물어야 한다. 맹위를 떨치는 더위에 마당이 달아오르자 물을 뿌려 식혀놓고 귀담아들으며 한 마디 한 마디를 기록하는 연구원들의 열정에 놀랐다.

대화하던 중 깨달음이 올 때는 "아! 그랬구나!" 하는 탄성을 내며 피로를 잊는 연구원들. 얘기하다가 고문서를 받아들고 흥분되어 한 장 한 장 사진을 찍어 기록을 남기고, 고인돌에서 발견한 유물을 조사할 때는 자를 꺼내 길이를 재고 파편의 흔적들을 조사한다. 이들의 노력으로 옛 청산도의 숨결이 하나하나씩 되살아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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