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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와 열차에서 만난 또 다른 India

기원정사 거쳐 다람살라행 열차를 타다

  • 입력 2016.08.29 05:31
  • 수정 2016.09.02 05:44
  • 기자명 정금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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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에서 행복의 길을 묻다 (7)

방에는 참배객들의 염불이 이어지고 단과 무너져내린 벽돌위에는 공양의 꽃이 찬란히 피어났다.

금강경 최초 설법, 불교사의 큰획, 기원정사 경건 참배

순례길 중반에 접어들자 한분 두분 현지화 되어가는 듯하다. 눈앞의 웬만한 광경에는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다. 여느날 보다 2시간 늦게 시작하는 여유가 한가로움으로 다가온다.

훈기 가득하지만 이따금 부는 바람으로 견딜 만한 더위다.

기원정사는 부처님이 금강경을 최초로 설법하시고 법화, 화엄경을 1,250제자들을 비롯 아라한들에게 가르침을 주신 곳이다.

부처께서 25회 우안거를 보내시면서 금강경, 전유경 등 경전의 2/3이상을 법문했다. 경내에는 부처님이 설법하셨다는 대좌와 많은 정자터가 남아있다.

부처님이 기거하셨다는 방에 도착하자 참배객들의 염불이 이어지고 단과 무너져내린 벽돌위에는 공양의 꽃이 찬란히 피어났다.

욕심을 버리고 법문을 통해 일체중생을 구제하려는 부처님이 이곳에서 무수히 많은 제자, 도인을 배출했다는 점에서 불교사에 있어서 커다란 업적을 남긴 도량이다.

기원정사는 수자타 장자가 부지를 구입해 기증하신 사찰이다. 수자타 장자가 친구를 만나러 갔는데 친구가 여래께 공양을 올리느라 바쁘니 다음에 만나자하며 만남을 미루자 궁금증을 키웠다.

후에 친구의 연으로 부처님을 만난 수자타 장자는 법문을 접하고 이를 널리 알려야겠다는 뜻에서 법문대좌와 제자들이 기거할 정자를 짓는 불사를 진행, 기원정사가 건립되게 되었다.

수자타 장자가 태자로 부터 구입한 기원정사 터는 타 지역 보다 지대가 높아 우기 홍수로 부터 안전한 곳이며 숲이 우거져 도량을 짓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기에 쉬 팔려고 하지 않았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임에도 밝은 지혜를 널리 전하기위해 자신의 재산을 쾌척하신 수자타 장자의 공덕은 세인들에게 신선한 가름침이다.

경내에는 스리랑카에서 온 성지순례단을 비롯해 대만 순례단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아난이 심었다는 보리수 나무는 많은 순례자들에게 그늘의 공덕을 베풀었다.

올해 보광초등학교 68명 입학, 인도 미래주인공 교육

기원정사 천축선원(주지 대인동심) 부설 보광초등학교 학생들과 기념촬영한 필자

기원정사 순례를 마칠무렵 콘크리트담에 걸린 한글이 반갑게 다가왔다. 정사 인근에는 한국 스님이 계시는 기원정사 천축선원(주지 대인동심)과 부설 보광초등학교가 있다. 이 학교에는 올해부터 68명의 어린이들이 입학해 수학중이다. 인도의 학제는 초등학교과정(중학과정)이 10년이고, 고등학교가 2년, 대학은 3년이다.

3개 반으로 나뉘어 더위를 이기며 학업에 열중인 아이들의 초롱한 눈빛에서 인도의 미래가 영롱하게 투영된 듯 싶었다.

오전 일정을 마친 순례단은 여정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달라이라마 법문을 듣기위해 다람살라 대장정길에 올랐다. 다람살라 까지는 버스-기차-버스 타기를 반복하는 총 여장 1,050키로다.

기원정사에서 럭나우 역까지 버스로 5시간을 이동한 뒤, 럭나우 기차역에서 다시 저녁 10시30분 열차에 몸을 싣고 12시간 남짓을 달려 찬디가르 역에 다다른다. 총 길이 670키로, 도착시간은 다음날 오전 10시다. 순례단은 다시 버스편으로 5시간을 이동하는 수행을 하고나서야 다람살라에 이른다.

현지시간 오후 5시 30분, 기원정사를 출발해 4시간 남짓 흘렀다. 이제야 버스가 속도를 좀내는 듯 싶다. 몇줄의 메모도 가능하다.

 

열악한 근로환경, 미소 앞세운 배려
만나는 사람마다 라마스테 ! 라마스테!

인도의 대형버스 운전기사는 가히 존경스럽다. 운전시간이 얼마든 그들에게 자신의 휴식시간은 없다. 그러기에 휴게소도 없다. 탑승자의 생리현상을 해결키위해 잠시 멈출 뿐이다.

운전하는 공간은 승객이 탑승하는 공간과 유리문으로 밀폐 구분되어있다. 그곳에는 운전자와 보조원이 탄다. 가이드 도우미도 이곳 공간범위를 넘어서지 못한다. 실내는 에어컨이 가동되지만 운전공간에는 에어컨이 없다. 한뼘 남짓 크기의 작은 선풍기 만이 위태롭게 달려 있다. 그것도 운전석 위에만 있다.

한국은 경적이 분노라는 감정을 알리는 위협이라면 인도에서는 '위험하니 조심하시오. 비켜주세요'의미의 경적이다. 그러기에 악기 다루듯 울려대도 화내는 이가 없다. 운전기사는 일과 후 차에서 수면을 취한다. 새벽이면 차량세차를 하며 안전운전을 기원한다.

하루평균 10시간의 운전에도 표정은 한결같이 '나마스테'다.

 

럭나우-찬디가르 670키로, 12시간 장정길
인도인의 삶과 애환이 녹아내린 열차안의 교감

인산인해의 럭나우 역. 다람살라를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찬다가르행 열차를 탔다.

Lucknow, 인구 1억5천, 면적은 남북한을 합친 것보다 약간 크다. 우리와 비교하면 인구밀도가 높은 편이다.

럭나우 역 인근에서 저녁을 마친 순례단은 혼잡한 거리를 뚫고 역과의 거리를 좁혔다. 역 내외부는 인산인해다.

먼저 어디론가 떠나는 열차에 뛰어들어 오르는 승객, 매달린 승객, 여자들이 출입구에 앉아 뛰어타는 사람을 막은 풍경, 모든 것이 놀랍기만하다.

밤 10시30분, 이윽고 찬디가르 행 12231호 기차가 플렛폼을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젊은이들이 웅성거리더니 멈추지도 않은 열차에 뛰어올랐다. 좋은자리(?)를 잡기 위해서다.

비집고 올라선 기차내부가 숨막히게 했다. 12시간의 대장정길이 아득하기만 했다. 기차 실내가 주는 선입견이다.

장정 크기 1인 침대가 3층으로 마주보게 설치되어 있고 2사람이 겨우 교차할 수 있는 정도 넓이의 통로, 그리고 세로로 2층 침대가 놓여 있다. 기차 한칸에는 보통 2층 침대 8개, 3층 침대 16개 등 모두 64명이 함께 시간을 나누는 공간이다.

럭나우역에서 찬디가르까지 670키로, 12시간을 타고 가야하는 열차 내부

2층은 이른바 가변식이다. 일행이 1층에 둘러 앉아 이야기 나누려면 2층 침대는 접어서 벽에 고정시키도록 되어있다. 3층은 천정에 고정하고 2층은 3층 침대에서 2개의 쇠사슬 고리를 만들어 무게를 버티게 했다. 벽쪽은 접었다 폈다할 수 있도록 장석으로 고정되었다.

2층 침대 만으로 커텐이 쳐지는 차량도 있다. 비용보다 좌석배정에 따라 달라진다. 가이드의 절대 권한(?)이다.

인도인 특유의 냄새와 새어 나오는 화장실 향기, 세월의 때가 베일대로 베인 베게, 헤진 모포 .. 찬디가르가 보일 것인가 까막득했다. 신기하게 바라보는 현지인들의 순박한 눈빛이 여느새 한식구로 교감된다.

출발 1시간 30분이 지나자 전등이 꺼지고 기차안이 점차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한명두명 잠자리를 청하니 찬다가르 행 열차는 힘찬 기적소리를 내며 어둠속으로 빨려들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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