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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직장만을 찾지 마세요”

애양병원 김인권 명예원장, 서울대 졸업식 축사

  • 입력 2016.08.29 20:28
  • 수정 2016.08.29 20:37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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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애양병원 김인권 명예원장

“너무 좋은 직장만을 찾지 마시길 바랍니다”

“후회 남지 않도록 마음이 이끄는 인생을 결정하길 바랍니다.”

 

서울대에 따르면 김인권(사진) 전남 여수 애양병원 명예원장이 29일 오전 열린 서울대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존경받는 서울대 출신 선배 자격으로 축사를 했다.

김 명예원장은 1975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1980년 공중보건의로 국립소록도병원에 자원해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기 시작했고, 1983년부터는 사회복지법인 여수애양병원에 봉직해 왔다. 그는 인턴, 레지던트 생활을 마친 뒤 모두가 꺼렸던 소록도병원을 자진해서 방문했고, 사회에서 버림받은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기로 했다.

김 명예원장은 축사에서 “학업이나 수련 기간 같은 의무 과정이 끝나면, 그때부터 스스로 진로를 정해야 하는 더 어려운 선택의 길에 놓이게 된다”며 “그 선택에 인생, 대학의 선배로서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김 명예원장의 메시지는 특별했다.
“너무 좋은 직장만을 찾지 마시길 바란다”

그는 “좋은 직장은 경쟁이 치열하고 상하 수직관계가 확실해 개인의 존재감을 나타내기 어렵고, 조금의 실수도 포용하지 않는다”며 “그곳에서 살아남는다고 해도 여러분의 감성은 무뎌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명예원장은 또 “주어진 상황에서 무조건 열심히, 즐겁게 일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했다.

“‘화평케 하는 자’는 피스메이커(peacemaker)를 뜻하는데, 여러분이 주위의 짐을 들어주고, 주위의 말을 경청하며 주변 사람을 즐겁게 할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혔다.

김 명예원장은 마음이 이끄는대로 따르라고 조언했다.
“직장을 선택하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마음이 이끄는 대로 결정하길 바란다”

“마음이 원하는 삶이란 여러분의 결정에 후회와 원망이 남지 않는 것”이라며 마음이 이끄는 삶을 살았던 본인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그는 “첫 직장을 아무 지연과 혈연이 없는 여수의 한센병 환자와 소아마비 장애인 치료 병원으로 정했다”며 “이곳의 일이 제 마음에 들었고 스스로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큰 동요 없이 34년간 병원에서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환자를 돌보고 있는 김 명예 원장 (사진제공 여수애양병원)

김 전 원장은 제21회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수상, 2012년 도산 봉사상 수상, 2014년 여수시민의날 우수시민상 수상, 광복 70주년 ‘70년의 세월, 70가지 이야기 인물’에 선정된 바 있고,
최근에는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에 귀감이 되는 참 의료인에게 주는 ‘성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명예원장은 지난 95년 5월부터 병원장을 맡아 여수애양병원을 기독교 성지이자 여수시 랜드마크로 성장 발전시켰다는 평을 받았으며, 지난 3월부터 명예원장에 추대되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수술을 집도하는 현역 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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