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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밖에서 엄마 기다린 이유, 그래 이것!

여수 진남시장 제일횟집에서 맛본 '2000원 샌드위치'

  • 입력 2016.08.31 12:12
  • 수정 2016.08.31 15:12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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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드위치에 양배추와 계란을 듬뿍 넣어 상큼함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 조찬현

 

재래시장을 찾는 묘미는 먹거리에 있다. 시장을 기웃거리며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지만 무엇보다 그 으뜸은 맛있는 먹거리를 찾는 것이다. 어린 시절 읍내에 가는 엄마를 따라 나선 이유도, 5일장에 간 엄마를 동구 밖에서 무작정 기다렸던 이유도, 이제와 생각해보면 다 맛난 먹거리 때문이었다.

여수 진남시장이다. 한참을 시장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걷다 문득 걸음을 멈췄다. 번철 위에 놓인 샌드위치가 발길을 붙든 것이다. 고것 참 맛나게도 생겼다. 아주머니에게 샌드위치 한 개를 부탁했다.

샌드위치 한 개 손에 쥐고 덥석 한입... 그 느낌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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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드위치 한 개를 손에 쥐고 덥석 한입 깨물었다.
ⓒ 조찬현

 

"샌드위치가 참 맛나게 생겼습니다. 가게 한 지 오래 되셨나 봐요."
"우리집 김밥도 맛있어요. 시장에 소문났답니다. 샌드위치는 한 3년 되었습니다."

샌드위치(토스트) 한 개(2000원)를 손에 쥐고 덥석 한입 깨물었다. 풍부한 양배추의 상큼함과 부드러운 빵의 식감이 물씬 느껴진다. 처음 봤던 그 느낌 그대로다, 맛있어서 기억해두려고 아주머니에게 샌드위치 가게 이름을 물었다. 그런데 별다른 이름이 없단다. 그냥 제일횟집이라며 횟집 간판을 손으로 가리킨다.

"이거 맛있는데요, 샌드위치 가게 이름이 뭐예요."
"가게 이름이 없어요. 그냥 제일횟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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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머니는 횟집 앞에서 빵을 구워 샌드위치를 만들고 김밥을 말고 있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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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것 참 맛나게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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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이 담긴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어린 시절 행복했던 순간을 잠시 떠올려본다.
ⓒ 조찬현

 

아주머니는 횟집 앞에서 빵을 구워 샌드위치를 만들고 김밥을 말고 있었다. 김밥도 맛있다며 사가라고 했지만 점심을 먹은 지 얼마 안 되어 다음을 기약했다. 그만 샌드위치에 필이 꽂혀 샌드위치만 맛을 본 것이다.

오랜만에 맛본 샌드위치에서 어린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 5일장에 간 엄마를 동구 밖에서 한없이 기다렸던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도, 샌드위치를 처음 맛봤을 때의 그 신선한 충격도... 모든 것이 다 새롭고 아름답다.

가끔은 이렇게 시장 길거리에서 주전부리도 하고 살자. 한 달에 한두 번쯤은 재래시장을 찾아가 우리네 이웃들의 사는 모습도 엿보고 그들과 함께 살가운 얘기도 나누며 살자. 추억이 담긴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어린 시절 행복했던 순간을 잠시 떠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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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먹음직한 샌드위치에서 어린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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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진남시장 제일횟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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