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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 생각나는 이 맛, 향긋한 닭숯불구이

닭 굽는 냄새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토종닭 숯불구이집

  • 입력 2016.09.06 10:06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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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냄새마저 맛있는 토종닭숯불구이다
ⓒ 조찬현

 

토종이나 촌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정겹다. 토종닭이나 촌닭은 대부분 시골에서 그냥 놓아먹인다. 이러한 토종닭은 가둬 키우는 닭에 비해 활동량이 많은 데다 먹는 모이가 다르다 보니 그 육질과 맛이 우월할 수밖에 없다. 토종닭은 자유롭게 이곳저곳의 남새밭을 휘젓고 다니며 채소와 잡초 지렁이와 벌레 등을 먹고산다.

토종닭은 먹는 먹이가 다르고 노는 곳이 다르다 보니 건강한 데다 육질이 좋다. 일반 닭에 비해 고소하고 맛있으며 쫄깃한 식감에 영양가도 빼어나다. 예전에는 이 토종닭 한 마리 잡으면 가마솥에 삶아 온 식구가 모여앉아 먹곤 했다. 옛날에 사위가 처가에 방문하면 잡아주었던 닭도 이 토종닭이었다.

건강한 육질의 맛있는 토종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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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종닭구이는 특제간장소스에 찍어 깻잎장아찌에 쌈을 하면 별미다.
ⓒ 조찬현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인 닭고기는 체내에 소화흡수가 잘되고 필수 아미노산과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 혈중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억제한다. 또한 닭고기는 비타민A와 비타민B6를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닭의 내장과 껍데기에도 단백질과 비타민을 함유한 최고의 영양식이다.

이 토종닭을 맛보려면 우리는 시골의 산장을 찾곤 한다. 토종닭 집은 일반적으로 사찰 주변이나 물 좋고 경치 좋은 강가에 자리하고 있다. 좋은 경치를 구경하면서 먹는 토종닭요리는 기쁨 그 자체다. 남도의 토종닭 집은 닭요리가 코스로 이어진다.

닭가슴살은 도려내어 닭육회로 낸다. 닭발과 닭똥집도 육회로 내는 곳도 있다. 이들 육회는 참기름장에 먹으면 고소하고 맛있다. 갖은 양념을 한 닭불고기로 이어진다. 숯불이나 불판에 닭불고기를 노릇하게 구워 한잔 술이 더해지면 정말 좋다. 닭불고기 감으로 살코기를 많이 발라냈지만 이 토종닭이 엄청 크다 보니 닭백숙도 있다. 닭백숙을 먹고 난 이후 토종닭 녹두죽으로 마무리한다.

닭 굽는 냄새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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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맛나는 분위기다. 토종닭숯불구이 향기가 오늘따라 참 좋다.
ⓒ 조찬현

 


오늘 소개하는 곳 역시 토종닭구이집이다. 늘 그 집 앞을 지나칠 때면 잠시 멈칫한다. 토종닭 굽는 향기 때문이다. 그 향기는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냄새마저 맛있다. 늘 사람들이 붐비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화덕을 넣을 수 있는 원탁에 삥 둘러앉았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를 탐하는 토종닭처럼 '구구구구~' 한없이 대화를 이어간다. 토종닭구이를 먹으면서 무슨 할 말들이 저리도 많을까. 우리 일행 역시 한잔 술이 더해지자 그들과 별다를 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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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성된 배추김치가 참 맛깔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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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풀어 오른 뚝배기 계란찜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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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닭구이 중 가장 맛있는 부위는 뼈를 발라낸 닭발과 닭껍데기 구이다. 콜라겐 덩어리인 닭발을 오돌오돌한 맛이 씹을수록 매력 있다. 구수한 감칠맛의 닭껍데기 구이도 석쇠 위에서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사라진다. 모두들 선호하는 맛이 다 비슷비슷하다.

숯불이 이글거리는 화덕에 석쇠를 얹어 초벌구이한 토종닭을 굽는다. 고맙게도 이곳 주인아저씨가 정성스럽게 도와준다. 늘 성실하고 부지런한 이분을 보면 음식 맛이 절로 난다. 잘 구워진 닭구이는 특제 간장 소스에 찍어 깻잎장아찌에 쌈을 하면 별미다. 깻잎의 은은한 향기와 토종닭숯불구이가 뿜어내는 기막힌 맛에 그저 반하고 만다.

장모가 사위에게 정성스레 준비해준 씨암탉은 아니더라도 토종닭구이도 손님 대접에 좋은 음식이다. 좋은 사람들과 오랜만에 만나 소주잔 앞에 두고 토종닭구이 안주 삼아 회포를 풀어보는 것도 좋겠다. 토종닭숯불구이 향기가 오늘따라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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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숯불이 이글거리는 화덕에 석쇠를 얹어 초벌구이 한 토종닭을 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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