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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의 우동 가게 '북해정'이 떠오르는 이 집

가게 이름이 참 독특해... 순천의 '모밀우동1937'

  • 입력 2016.09.07 13:09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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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게 분위기와 주인부부의 좋은 인상 때문인지 음식 맛 또한 친근하게 다가온다.
ⓒ 조찬현

 

그 집에 들어선 순간 삿포로에 있는 우동집 '북해정'이 언뜻 떠올랐다. 북해정은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의 작품 <우동 한 그릇>에 나오는 우동 가게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집의 상호에 나오는 1937년은 동북아에서 일본 군국주의가 전쟁을 도발하여 세계가 위기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해다.

이곳 우동집은 일본의 우동 가게인 북해정이나 당시의 전쟁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일본이 중국 대륙을 침략하여 전란에 휩싸였던 1937년 그 시절의 건축물 자재의 일부를 이 가게에 사용했을 뿐이다. 가게 내부에 쓰인 인테리어 목재가 1937년 일제 강점기시절 관공서 건물을 사용했던 것이다. 이 1937년이라는 숫자에 인테리어 업자가 의미를 부여했다. 그래서 가게 이름이 '모밀우동1937'이다.

미국 오리건주에서 13년여 살다 역이민... 순천에 정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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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 아주머니의 환한 미소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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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집의 음식을 맛보기 이전에 맛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리가 다 알다시피 기본 맛은 단맛, 신맛, 짠맛, 쓴맛이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영혼론>에서 언급한 이후 2천년 동안 변함이 없다.  4미에 해조류 국물에 있는 감칠맛이 더해져 요즘은 5미라 한다.

이집의 음식 맛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마디로 좋다. 감칠맛이 느껴진다. 가게 분위기와 주인장 부부의 첫 인상이 좋아서인지 음식 맛도 맘에 쏙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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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 부부는 미국 오리건주에서 13년여 살다 역이민, 순천에 정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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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게 내부에 쓰인 인테리어 목재가 1937년 일제 강점기시절 관공서 건물을 사용했던 것이다.
ⓒ 조찬현

 

부부가 다정하게 부엌에서 음식을 만든다. 부부는 미국 오리건주(Oregon)에서 13년여를 살다 지난해 국내에 들어와 순천에 정착했다.

"아저씨는 부엌에 잘 안 들어오는데 한번 음식을 만들기 시작하면 잘해요. 미국 오리건주에서 13년 살다 지난해 들어왔어요. 미국에서는 마켓을 운영했어요."

이들 부부의 원래 고향은 부산이다. 부부는 전혀 새로운 곳에서 살아보고 싶어서 지난해 전라도 22개 시군지역을 6개월간 여행을 했다. 그래서 찾은 곳이 순천이다.

"순천은 자연이 너무 좋아요. 오리건주와 비슷한 느낌이 와서 선택했어요."

주인 아주머니 박정열(60)씨는 전라도 지역을 여행하면서 순천 지역이 가장 애정이 가는 곳이었다고 말한다.

가게 분위기와 주인부부의 좋은 인상...음식 맛 또한 친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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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김우동 맛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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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수에 파와 무즙 겨자를 풀어서 모밀면을 적셔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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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스와 면발의 조화로움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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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우동과 모밀을 주문했다. 가격은 둘 다 7000원이다. 재활용을 안 하기 때문에 반찬을 적게 담았다며 필요시 셀프 바에서 더 갖다 먹으라고 권한다.

모밀이다. 육수에 파와 무즙 겨자를 풀어서 모밀면을 적셔 먹는다. 제법 맛깔지다. 튀김우동 맛도 괜찮다. 이 집은 가게 분위기와 주인 부부의 좋은 인상 때문인지 음식 맛 또한 친근하게 다가온다. 기대 이상이다. 오래된 목재를 활용해 멋을 낸 실내 분위기가 한 몫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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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찬을 적게 담았어요. 재활용을 안 하기 때문에... 셀프 바에서 더 갖다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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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의 우동가게 모밀우동193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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