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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미진' 모시송편, 한 번 드셔보실래요?

송편 빚기에 분주한 떡 방앗간... 여수 '천생연분' 어르신들

  • 입력 2016.09.17 16:26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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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미진 맛, 남도의 맛을 송편에 소담스럽게 담아낸다.
ⓒ 조찬현

 


도란도란 모여 앉았다. 모처럼 활짝 핀 얼굴에 얘기꽃을 피우며 어르신들이 송편을 빚는다. 살아온 세월만큼 주름진 손에서 손맛이 묻어난다. 게미진 맛, 남도의 맛을 송편에 소담스럽게 담아낸다. 추석에 가장 인기가 많다는 모시송편이다.

새벽부터 어르신들이 분주하다. 잘 치댄 반죽을 기계에 넣어 송편에 적당한 크기로 만든다. 이어 반죽에 녹두소를 넣어 송편을 예쁘게 빚는다. 빚어낸 송편을 증기로 쪄낸다. 이렇게 완성된 송편은 하나하나 떼어내 박스에 포장을 한다. 모두가 각자 맡은 일에 정성을 다한다.

"우리는 돈보다는 봉사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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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규 어르신은 자연산 모시로 만든 모시송편이 천생연분의 명품이라고 자랑을 했다.
ⓒ 조찬현

 


"녹두를 물에 담가 쪄요. 껍데기를 벗긴 녹두를 소로 사용합니다."

새벽 2시에 일터에 나왔다. 그러나 고단함도 잊은 채 밝은 표정이다. 모두들 일이 즐겁다고 한다. 갓 쪄낸 송편을 맛보라며 한 개 건네준다. 따끈한 송편이 맛깔나다.

"이것 하나 맛 좀 보세요. 일반 송편도 맛있지만 여기서는 모시송편이 제일 맛있어요."

박태규(70) 어르신은 자신들이 직접 채취한 자연산 모시로 만든 모시송편이 천생연분의 명품이라고 자랑했다. 어르신은 이곳에서 2일 근무 후 4일 휴식, 월 60시간을 일한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을 한다는 어르신은 일하는 게 기쁘고 즐겁다고 했다.

"우리는 돈보다는 봉사정신으로 나와요. 여자 분들은 떡 만들고 남자는 배송 담당이에요. 직장 퇴직 후 나이가 많이 차니까 오갈 데가 없었는데 여기(시니어클럽) 나온 뒤로 즐겁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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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금 어르신은 올해로 7년째다. 맏언니인 어르신은 늘 밝은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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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금(75) 어르신은 올해로 7년째다. 맏언니인 어르신은 늘 밝은 표정이다. 집안 살림만 하다 이곳에 왔다고 한다. 몸이 건강해서 오래오래 이곳에서 일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집에서 살림만 하다 왔어요. 누가 이 나이에 써주겠어요, 열심히 일해야지요. 돈 벌어서 손자들 용돈도 챙겨주고 나도 쓰고 그래요."

모시송편, 자연산 모시를 사용해 맛과 향이 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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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치댄 반죽을 기계에 넣어 송편에 적당한 크기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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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은 이곳 모시송편은 다른 곳과 다르다고 했다. 재배하는 모시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자연산 모시를 사용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향과 맛이 뛰어나다고 한다.

"여수에는 화양면과 돌산도에 자연산 모시가 엄청 많거든요. 해마다 봄철에 모시를 채취해서 쪄갖고 물 다 짜서 냉동해놔요. 그 모시를 꺼내 잘 씻어서 물기 없게 짜가지고 떡을 만들어요. 쑥도 봄철이면 그렇게 보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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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처럼 활짝 핀 얼굴에 얘기꽃을 피우며 어르신들이 송편을 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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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인기 상품은 모시송편이다. 떡과 송편은 주문 생산을 하는데 모시송편 주문이 제일 많다.

"쑥떡도 많이 만들어요. 하지만 모시송편 주문이 제일 많아요."

평일에는 아침 6시에 일터에 나오지만 이렇듯 명절이 다가오면 주문량이 많이 새벽에 나온다. 오늘은 새벽 2시에 일터에 나왔다.

모처럼 어르신들의 일터에도 활기가 넘쳐난다. 기쁜 마음으로 즐겁게 일하는 어르신들이 참 멋져 보인다. 아름다운 시니어들이다. 그분들의 소박한 바람대로 건강하게 오래오래 일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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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들이 직접 채취한 자연산 모시로 만든 모시송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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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시송편은 수증기로 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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