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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술집의 낙지숙회...문수동 ‘한잔하세’

  • 입력 2016.09.25 11:54
  • 수정 2016.09.27 20:58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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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속담에 ‘봄 조개 가을 낙지‘라고 했다.
ⓒ 조찬현

 

지인으로부터 퇴근길에 술 한잔 하자는 연락이 왔다. 우리가 만나기로 한 곳은 여수 문수동의 선술집이다. 가게 이름이 재미나게도 '한잔하세'다.

"퇴근길에 우리 한잔하세."

옛 속담에 '봄 조개 가을 낙지'라고 했다. 봄철에 조개가 맛있듯 가을철에는 낙지가 맛있고 좋다는 뜻이다. 이제 낙지가 제철이다. 쓰러진 소도 일으켜 세운다는 가을 생물 낙지로 요리한 낙지숙회를 소개한다.

낙지요리의 세계는 무한하다. 낙지볶음을 비롯해 낙지탕탕이, 낙지호롱, 연포탕, 낙지죽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낙지 마니아들은 그냥 산채로 낙지를 먹기도 한다. 나무젓가락에 산낙지 머리를 끼워 돌돌 말아 한입에 꿀꺽 삼킨다. 거기에 마늘과 된장을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이 기가 막히다나 어쩐다나.

야들야들하고 쫄깃한 식감에 입가에는 행복한 미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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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자미를 넣어 끓여낸 생선미역국이 참 맛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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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집에서 쉽게 요리해먹을 수 있는 음식 낙지숙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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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선택한 술안주는 낙지숙회다. 낙지숙회는 누구나 집에서 쉽게 요리해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먼저 밀가루로 낙지를 조물조물 주물러 빨판을 깨끗이 씻어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헹군다. 이어 낙지머리에 칼집을 내 내장을 말끔히 잘라낸다. 이때 눈알과 다리사이의 입도 제거한다.

이렇게 잘 손질한 낙지를 뜨거운 물에 넣어 살짝 데쳐내면 된다. 오래 삶으면 낙지가 질겨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데쳐낸 낙지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초고추장이나 참기름장에 먹으면 그 맛이 환상이다. 야들야들하고 쫄깃한 식감에 입가에는 행복한 미소가 번진다.

이집은 채썬 부추와 양파를 갖은 양념에 무쳐내 접시에 깔고 낙지숙회를 올렸다. 주인장은 부추와 함께 먹어볼 것을 권했는데 어쩐지 낙지숙회와 겉도는 느낌이다. 역시 낙지숙회는 참기름장에 먹어야 제맛이다. 참기름장과 낙지숙회가 제일 잘 어울린다. 낙지의 맛은 선도가 중요하다. 반드시 살아있는 낙지를 사용해야 낙지의 참 맛을 제대로 즐길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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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곁들이 반찬에서 남도의 맛이 오롯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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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잃어버린 입맛까지 찾아주는 쌉싸름한 맛의 고들빼기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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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갖은 양념에 갓 버무려내 아삭함이 돋보이는 오이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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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문수동에 있는 이 집은 퇴근길에 술 한 잔 하기에 좋은 곳이다. 좋은 사람들과 이곳에 도란도란 모여앉아 이 가을밤을 밝혀보는 것도 좋겠다. 이 가을 술안주는 낙지숙회가 제격이다.

딱 한잔만 하려던 생각도 잠시, 좋은 술안주에 그러한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술을 술술 부르는 이 녀석, 먹을수록 매력이 넘친다. 더불어 곁들이 음식도 입에 착착 붙는다. 여수의 맛집으로 손색이 없다. 

낙지의 효능을 살펴보니 <자산어보>에는 "낙지를 먹으면 사람의 원기가 돋고 말라빠진 소에게 낙지 두세 마리를 먹이면 힘이 강해지며, 낙지는 맛이 달콤하고 회로 먹거나 포를 만들기 좋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쓰러진 소 이야기도 뻥은 아닌 듯싶다.

또한 낙지는 우리의 피부를 윤택하게 하며 피로회복과 빈혈예방에도 좋다. 근육 형성에 도움을 주는 미네랄 칼슘 인 등은 물론 심혈관 질환 예방에 좋은 타우린 성분도 풍부하다. 아무튼 제철 산낙지, 이 가을에 즐겨먹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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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길에 술 한 잔 하기에 좋은 선술집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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