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순천 송치안길서 맛본 수제비와 돈까스

어릴때 추억과 손맛이 동시에

  • 입력 2016.09.28 13:29
  • 기자명 조찬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사 관련 사진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먹을수록 매력 있는 수제비다.
ⓒ 조찬현

 


누군가는 추억 때문이라고 했다. 어느 누구는 엄마 손맛이 생각나서라고 했다. 어떤 이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맛 때문이라고 했다. 수제비를 찾는 이유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먹을수록 매력 있는 수제비다. 이거 보기엔 만들기 쉬워보여도 은근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멸치 육수에 미역과 바지락을 듬뿍 넣은 항아리수제비는 한 번 맛보면 그 맛이 다시 그리워지곤 한다.

아삭한 오이무침과 항아리수제비, 옛 맛 오롯한 왕돈가스
 

기사 관련 사진
 항아리수제비와 왕돈가스다.
ⓒ 조찬현

 


자연의 힘이란 실로 대단하다. 도심에서 잠시 벗어났는데 어느새 마음은 달뜨고 정신은 맑아진다. 이곳은 순천 월등면 송치안길이다. 순천에서 구례 가는 길가 가장자리에 있다. 도로를 제외하곤 온통 산이 뒤덮고 있다. 숲의 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아마도 그래서일 거다 이집을 자주 찾는 이유는.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빼곡히 둘러싼 산 말고는 이렇다 할 빼어난 경치도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이집으로 몰려들곤 한다. 아삭한 오이무침과 항아리수제비 맛 때문이다. 거기에다 옛 맛이 오롯한 왕돈가스도 한 몫 한다.

한적한 시골 산자락에 있는 식당이다. 항아리수제비와 돈가스가 주 메뉴인데 수제비는 2인분 이상 주문이 가능하다. 이집의 수제비를 먹고 싶다면 둘 이상이 가야 한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 3시경인데도 실내는 제법 사람들이 많다.
 

기사 관련 사진
 거미가 유리창에 거미집을 지었다. 알까, 이 녀석도 수제비 맛을,
ⓒ 조찬현

 


거미가 유리창에 거미집을 지었다. 알까, 이 녀석도 수제비 맛을, 유리창에 집을 짓고 빤히 쳐다보고 있다. 산속이라 상쾌한 공기가 좋다. 이곳에서는 유리창에 거미집도 하나의 새로운 풍경이 된다.

항아리 가득한 수제비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푸짐해서 좋다. 왕돈가스도 시선을 붙든다. 이집의 매력반찬인 갓 무쳐낸 오이무침은 껍질을 일부분 살려내 아삭한 식감과 향이 도드라진다.
 

기사 관련 사진
 아삭한 오이무침과 항아리수제비 맛이 일품이다.
ⓒ 조찬현

 

 

기사 관련 사진
 멸치 육수에 미역과 바지락을 듬뿍 넣은 항아리수제다.
ⓒ 조찬현

 

 

기사 관련 사진
 옛 맛이 오롯한 추억의 왕돈가스다.
ⓒ 조찬현

 


수제비 한술에서 미역향기와 바지락의 개운함이 물씬 묻어난다. 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수제비의 참맛을 다시 느껴본지가. 그 맛에 반해 연신 숟가락이 바쁘게 움직인다. 항아리수제비 참 맛깔지다. 예전에 경양식집에서 맛봤던 그 맛이 연상되는 왕돈가스도 먹음직스럽다.

혓바닥에 감기며 다가오는 수제비의 느낌이 참 좋다. 매끈하면서도 부드럽게 사르르 다가오는 수제비 건더기의 느낌도, 국물에서 은은하게 올라오는 마늘향도 좋다. 항아리수제비, 이 가을에 썩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기사 관련 사진
 항아리 가득한 수제비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 조찬현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