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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는 블루토피아 영업대행사입니까?"

[인터뷰] 송하진 시의원, 시민단체도 칭찬한 시정질의

  • 입력 2016.10.07 10:19
  • 수정 2016.10.07 10:27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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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와 닮은 북유럽의 도시계획. 이곳은 도시 전체가 고층건물이 없다. 해양도시의 특색을 살린 친환경도시에는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 송하진 제공

 

"여수시는 여수시민의 편입니까? 블루토피아 영업대행사입니까?"

지난 9월 28일 171회 전남 여수시의회 임시회 시정질의 현장. 질의에 나선 여수시의회 송하진(무소속, 시전·만덕·둔덕·미평) 시의원은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이날 여수 웅천 신도시에 건립될 초고층 아파트인 '한화 꿈에그린'을 두고 여수시의 특혜의혹에 대해 주철현 여수시장을 집중 추궁했다. (관련기사 :“웅천 도시계획 변경은 특혜 아니냐?” 의혹 제기)

시의원 출마 결심... 삼성 그만둔 송하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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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하진 의원은 여수시의장의 표매수설에 대해 동료의원으로서 참담하고 시민들 위해 대표로 나온 사람들이 시민들께 미안하고 죄송스럽다"면서 "의장님이 떳떳하면 수장답게 공식적으로 수사의뢰를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심명남

 

2년 전 6.4지방선거에서 당선한 송하진 의원은 삼성 제일모직 출신이다. 지난 1일 여수의 한 찻집에서 그를 만났다.

2년 전 시의원 출마를 결심한 그. 삼성그룹은 정치에 참여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래서 그는 과감히 사직서를 던졌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그는 "당시 가족의 반대가 심했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내가 어찌 보면 참 정신 나간 놈이었다"라면서 "이곳은 2번(더민주당)이 당선되는 곳인데 평소 제도권에 들어가서 시민들을 위해 일해보고 싶었다"라고 회고했다.

그가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 가장 먼저 한 일은 '오천산단 악취'에 대한 원인 규명과 대안을 세운 일이다. 또 여수도시공사에서 폐기물 소각을 통해 발생된 스팀 가격 개선이었다. 당시 도시공사는 3년간 한 업체에 톤당 1만 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스팀을 판매했다. 송 의원이 1년 이상 이 사안에 매달린 끝에 스팀 가격을 2만 원대로 현실화시켜 여수시에 매년 10억 원의 이익을 보태고 있다.

이번엔 좀 '큰 건'을 터트렸다. 그는 수개월 동안 웅천택지지구의 문제점을 조사해 왔다. 그는 "꿈에그린 아파트 신축 예정부지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이곳은 아파트가 들어설 부지가 아니'라고 말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이를 조사하던 중 여수시의 안일한 행정에 개탄을 금치 못했다"라면서 "아파트 신축 인허가 과정에서 각종 의혹이 난무하고 심지어 여수시와 업체의 결탁 의혹마저 제기됐다"라고 폭로했다.

웅천 꿈에그린 아파트를 둘러싼 의혹 세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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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하진 의원이 밝힌 분양된 웅천 꿈에 그린 아파트 웅천택지 실시계획 변경 과정
ⓒ 송하진 제공

 

그가 제시한 의혹은 다음과 같다. ▲ 꿈에그린 아파트 허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도시계획을 변경했다 ▲ 웅천 꿈에그린 아파트의 시행사가 명확하지 않다 ▲ 분양가 산정 하루 전 블루토피아가 사회공헌 명목으로 웅천-소호간 교량공사에 150억 원을 내놨다 등이다.

한화건설이 짓는 꿈에그린 아파트 신축부지인 웅천택지 관광휴양 상업3단지 C4-3블럭 6필지 5만8164㎡ 부지에는 29층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선다. 1969세대의 분양은 지난 7월 계약 시작 6일 만에 100% 완료됐다. 여수 최고가 분양아파트로 기록됐다. 이곳은 애초부터 필지별로 더 이상 분할을 할 수 없도록 규정됐고, 공동주택이 들어올 수 없었지만 여수시는 다섯 차례에 걸쳐 인·허가를 변경했다.

웅천택지개발 지구단위계획 시행지침을 보면 제7장 관광·휴양상업용지 제3조 3항 최고층수 제한지역 1호에는 최고층수제한지역을 30m로 7층 이하로 건축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여수시는 지난해 5월 실시계획 변경을 시작으로 8월, 9월, 10월, 12월에 29층으로 90m 이하로 대폭 변경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투자활성화를 위해서 여수시와 블루토피아가 계약 조건대로 했고, 시장도 블루토피아의 제안과 요구에 의해서 했다는데 만약에 개인 소유의 재산권이라면 이런 불합리한 계약을 했겠느냐, 불합리한 것을 악용한 점이 잘못됐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결론적으로 불루토피아 제안과 요구에 의해 지구단위 도시계획을 변경한 것 다섯 번 중 네 번은 주철현 시장의 결재가 이뤄졌다"라고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시행사 메타디엔의 정체는? "한화 자회사" vs. "블루토피아 자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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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여수시 웅천에 들어설 29층짜리 한화 꿈에 그린 아파트 모델하우스의 모습. 측면에 분양 100%라는 글귀가 돋보인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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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 여수시 웅천에 들어설 29층짜리 한화 꿈에 그린 아파트 조감도의 모습.
 

 

특히 시행사가 애매모호하다. 송 의원에 따르면 첫 매매계약서상에는 선 투자지인 여수 블루토피아(유)에서 메타디엔으로, 이후 아시아신탁에 매매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블루토피아는 2015년 10월 12일 메타디엔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한화건설은 매수인 메타디엔의 보증인으로 참여했다.

메타디엔도 의문투성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꿈에그린 아파트의 실질적인 분양시행사는 메타디엔이고, 메타디엔은 블루토피아가 설립한 회사라는 풍문이 퍼져 있다. 블루토피아가 아시아신탁 또는 한화건설과 매매계약 하면 될 것을 왜 메타디엔이라는 회사를 거쳤을까. 이에 대해 송의원은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 부지 매매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의 일환이었다"라고 주장한다.

메타디엔은 꿈에그린 부지매매를 하기 불과 20일 전인 2015년 9월 22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에 법인 등기를 마친 신설법인으로 자본금은 3억 원이다. 이후 올해 1월 여수시로 법인 이전을 했다. 메타디엔은 부동산 분양 및 매매에 관련된 실적이 전혀 없는 회사인데 수백억 원대 신규 아파트 부지 견본주택 건립을 어떻게 추진했는지도 의문이다. 여수 블루토피아는 메타디엔과 지난해 10월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소문이 사실이라면 블루토피아가 부지매매를 위해 정상적인 입찰과정을 거치지 않고 급하게 땅을 판 것이고, 여수시가 이에 대해 무리하게 변경 허가를 내준 꼴이 된다. 송 의원은 이를 "명백한 불법"이라면서 "여수시와 업체가 시민은 기만한 셈"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주철현 시장은 메타디엔은 한화의 자회사라고 답했다. 한화그룹도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수웅천 꿈에그린 시행사는 메타디엔이고, 시공사는 한화건설"이라고 밝혔다. 여수시와 송하진 의원은 시정질의 때 나온 의혹 제기에 대해 보도자료 등을 통해 공방을 펼치고 있다.

"지자체가 업체 입지시설 인허가에 적극 협조한다? 안 될 일"

다음은 송하진 의원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내용이다.

- 꿈에그린 관련해 시정질의를 꼼꼼하게 준비한 것 같다.
"이번에 불거진 웅천신도시 문제에 대해 지역민의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시민단체와 언론에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자료도 빈약해 상당히 힘들었지만 자료를 하나하나 맞춰보니 퍼즐 맞추기였다. 한점 의혹이 없도록 해야 한다. 또 앞으로 소제지구, 죽림택지, 율촌봉전 택지가 지속적으로 개발된다. 이런 일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

- 웅천신도시를 두고 '특혜와 노예계약'이라고 규정했다.
"일련의 과정이 특혜다. 웅천은 정주 인력 3만의 자족도시로 친환경 생태와 해양과 관광, 풍광이 어우러진 명품도시로 국내 전문가들이 입안했다. 그런데 주철현 시장은 명품도시를 이해 못하고 있다. 해운대처럼 고층아파트로 명품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은 맞지 않다. 공원의 높이가 69m인데 아파트 87m 높이 아파트로 조망권과 경관을 모두 망친다.

이는 시민의 공간이 아닌 웅천 꿈에그린을 위한 공원을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특히 여수시와 블루토피아 체결 문서 중 '제5조 책임과 의무 제1항'을 보면 현대판 노예계약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제5조 책임과 의무 제1항을 보면, 여수시는 '사업대상 부지에 대해서 여수 블루토피아가 제출하는 입지계획을 상호 협의하여 지속가능한 행복도시건설에 적합하도록 지구단위계획을 변경 입안하며 입지 시설의 인·허가에 적극 협조한다'고 돼 있다.(이 조항은 2007년 12월 17일 오현섭 전 여수시장 때 만들어졌다. 이때 여수시와 블루토피아 간의 웅천택지개발사업(웅천신도시) 투자 관련 최초계약이 이뤄졌다. 꿈에그린은 그 이후에 투자가 진행된 사례다. - 기자 주)

이건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조항이다. 이 조항은 '블루토피아가 투자를 위해 요구한 건 여수시가 적극적으로 도와준다'는 뜻이다. 주 시장은 블루토피아 제안과 요청에 의해 (이 조항을 체결)했다고 답했다. 전임 시장 때 계약이 이뤄졌더라도 블루토피아가 원하면 다해준 건 잘못이다. 이런 건 협의해 변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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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천 꿈에 그린 아파트의 특혜의혹을 제기한 여수시의회 송하진 의원의 모습. 송의원이 휴대폰 사진에 벤치마킹을 다녀온 북유럽의 도시개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심명남

 

- 이야기를 들어보니 '개발 위주 지자체'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듯하다. 어떤 문제점이 있는 건가.
"지난번 북유럽을 다녀왔다. 북유럽은 건물을 지으면 100년, 200년을 보고 짓는다. 그래서 지금의 건물들이 관광 상품화가 된 거다. 도시계획 틀이 잡히면 그 틀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북유럽은 여수처럼 해안을 중심으로 이뤄진 도시인데 고층건물이 없다. 지형 특색에 맞게 도시개발을 진행한다. 그런데 여수는 집행부가 바뀔 때마다 탁상행정과 업적남기기 전시행정을 펼치는 게 문제다."

- 여수시와 블루토피아 간 특혜 의혹은 뭔가.
"블루토피아의 제안과 요청에 의한 협약서를 체결했다는 걸 주철현 시장도 시인했다. 이건 잘못이다. 이곳은 해안의 연약한 지역으로 공동주택이 들어올 수 없는 토지다. 관광·휴양 상업단지, 콘도미니엄, 호텔, 마리나, 해양 관련 박물관과 워터프런트가 들어와야 한다. 결론적으로 무리하게 도시계획을 변경해주는 일련의 과정이 누굴 위해서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9층 아파트는 대표적인 특혜 사례다."

- 메타디엔이 한화의 자회사라고 보는가.
"한화는 시행과 시공도 하는 회사인데 무엇을 위해 자회사를 두겠나. 관례상 한다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있는 자회사를 활용하면 되지 왜 법인을 새로 만드나. 자회사에게 일감을 몰아주면 공정거래법을 어기는 것이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메타디엔은 여수시 대행 블루토피아의 자회사로 보이는데 여수시는 아니라고 한다. 일감 몰아주기로 걸리니까 한화 자회사라고 변명하는 것 아니겠나."

- 여수시는 시행사가 아시아신탁이라고 주장한다.
"아시아신탁이 왜 시행사인가. 그곳은 아파트를 분양하는 데 분양대금 입출금 담당을 보증해주는 곳이다. 최근 우리 지역 모 회사가 동탄신도시에 1900세대를 분양했다. 그곳도 완판됐다. 시행과 시공을 다했는데 약 1500억~2000억 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블루토피아도 적어도 1500억 이상의 흑자를 본 셈이다.

블루토피아가 사회공헌 명목으로 웅천-소호간 교량공사에 150억 원을 내놨다. 그것도 분양가 심의 과정 하루 전에 발표했다. 말이 되나? 분양가 심의가 잘못됐다고 시장에게 질의하니 내게 '분양도 다해버렸고 계약도 끝나버렸는데 어떻게 분양가를 다시 재검토합니까'라고 간접적으로 시인하더라."

여수시 "다섯 번 인허가 변경 중 꿈에그린 관련 건은 한 건뿐"

송 의원이 제기한 세 가지 의혹에 대해 여수시의 입장을 들어봤다. 5일 기자와 통화한 여수시 공영개발과 관계자는 이런 입장을 내놨다.

"다섯 번의 무리한 도시계획 변경은 특혜라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다섯 번의 인허가 변경 중 웅천 꿈에그린과 관련한 변경은 층수 변경(7층에서 29층으로) 한 번뿐이었다. 또 시행사에 대한 논란도 있는데, 총괄 시행사는 아시아신탁이고, 메타디엔은 토지소유자다. 한화는 메타디엔의 연대보증인이다.

또한 150억 원 기부금과 관련해서, 기업들은 손해 보고 돈을 내놓는 봉사단체가 아닐 것이다. 아직 분양할 땅이 많은데 송 의원이 너무 꿈에그린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의혹만 커지는 모양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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