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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월급 3000원, 배를 몬 지 어느덧 52년째

유람선 오동도크루즈호의 베테랑 기관장 류재주씨

  • 입력 2016.10.18 10:07
  • 수정 2016.10.20 02:45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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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동도크루즈(국동크루즈) 유람선의 기관장 류재주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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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내 직업이지요. 내 일에 충실한 겁니다. 그리고 승객의 안전이 최우선이지요."

오동도크루즈(국동크루즈) 유람선의 기관장 류재주(77)씨다. 그를 만난 건 지난 14일 오후다. 그는 자신의 직업인 일에 충실할 뿐이라고 했다. 자신의 업무 중에 가장 중요한 건 승객의 안전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오동도크루즈 유람선은 호주에서 들여온 알루미늄 쌍동선으로 배가 참 날렵하고 역동적이다. 쌍동선은 같은 형태의 두 개의 선체를 결합한 배로 안정성과 복원성이 좋다. 남태평양 폴리네시아와 인도양의 전통적인 선박으로 카타마란(Katamaran)이라 부른다.

"쌍동선으로 기관실이 배의 양쪽에 있어요. 엔진이 동시에 움직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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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에 있는 오동도크루즈의 선장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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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도크루즈의 정원은 291명이다. 1층에는 객실과 매점 공연장이 있다. 2층은 선장실과 객실이다. 객실 창가에 앉아 바다를 구경하는 것도 괜찮지만 1층 뱃머리 부분이나 2층 갑판위에 서면 여수 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하기에 더없이 좋다.

반세기를 바다와 함께... 기관사는 평생 나의 직업

그는 반세기를 배와 함께 했다. 배와 인연을 맺은 지 올해로 52년째다. 먹고살기 위해 처음 선택했던 배의 기관사일이 평생 직업이 되었다. 처음 시작은 1964년, 석탄을 싣고 강원도 묵호항과 부산을 오가는 화물선인 1200톤의 증기기선을 탔다.

"강원도 묵호항에서 부산을 오가는 석탄 실은 배를 탔어요."

배를 처음 탔을 때의 기분은 하늘을 날아갈 듯했다. 남이 하지 않은 일을 한다는 자부심과 직장을 얻었다는 기쁨 때문에.

"배를 처음 탔을 때는 남이 하지 않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과 직장을 가졌다는 기쁨이 대단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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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에서 들여온 알루미늄 쌍동선인 오동도크루즈 호에 대해 기관장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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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월급은 3000원이었다. 당시 제일모직이 만든 고급 양복 한 벌의 가격은 2200원이었다.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300만 원의 가치였다고 그는 말한다. 또한 당시 공무원 계장이 2400원의 급여를 받았다며.

"첫 월급은 3000원이었어요. 제일모직 한 벌에 2200원이었으니 괜찮은 수입이지요. 지금 돈으로 따지면 아마도 300만 원의 가치가 있다고 봐야죠. 공무원 계장이 2400원 할 때인데 제가 더 받았어요."

오랜 세월 배와 더불어 바다에서 살다보니 뭍이 고향이었던 그도 이제는 바다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바다를 좋아한다는 그지만 반세기가 지나다 보니 지금은 첫사랑 같은 배에 대한 설렘은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배에 대한 첫사랑의 설렘은 없어요."

한때 바다를 동경했던 그가 이제는 바다의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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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진오일과 냉각수 클러치오일도 일일이 점검한다.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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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관장이 랜턴을 들고 엔진을 세세히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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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함께 기관실로 내려가 봤다. 기름 냄새가 풍겨온다. 배의 엔진은 650마력이다. 양쪽에 한 개씩이니 1300마력이다. 실로 그 힘이 대단하다. 류 기관장은 유람선이 움직이면 엔진 이상 유무를 수시로 확인한다. 더불어 배를 순찰하는 것도 그의 임무의 일부분이다. 안전운항을 위해 잠시도 쉴 틈 없이 최선을 다한다.

랜턴을 들고 엔진을 세세히 살펴보는가 싶더니 이어 엔진오일과 냉각수 클러치오일도 일일이 점검한다. 출발 전 후와 항해 중에도 엔진 전반을 살펴보며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유람선이 움직이는 동안에 그의 모든 신경은 기관실에 가 있었다.

그의 고향은 전남 구례다. 산골에서 나고 자라 한때 바다를 동경했던 그가 바다의 사나이가 된 것이다. 부산에서 30여년 여수에서 생활은 이제 20여 년 째다. 2남 1녀인 자식들 고향은 부산으로 현재 자녀 모두가 부산에서 살고 있다.

4년 전부터 현재까지 오동도 유람선(대표 이상원)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이 대표와 손발이 잘 맞아 일하는 게 즐겁다고 말한다. 유람선이 출발 신호를 알리자 그는 서둘러 기관실로 향한다.

오동도 유람선... 가을의 고독도, 낭만도 함께 즐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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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동도 유람선은 평일에는 수시로 여수 앞바다를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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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오동도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여수 바다에는 가을의 고독도 가을의 낭만도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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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의 아름다운 바다 구경은 역시 유람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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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에서 어르신들이 단체 관람을 왔다. 뱃고동을 울리며 유람선이 바다로 떠나자 모두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진다. 어르신들 이마의 잔주름마냥 바다에도 잔물결이 인다. 유람선이 거북선대교 아래를 지나간다. 다리 위에선 자산공원과 돌산공원을 케이블카가 주렁주렁 매달려 오간다.

갈매기 떼가 무리지어 뱃전으로 날아오른다. 여수 시내가 멋진 풍경으로 스쳐간다. 선상에 불어오는 가을 바람결이 좋다. 여수 오동도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여수 바다에는 가을의 고독도 가을의 낭만도 함께 한다. 문득 여수밤바다에 대한 그리움이 한가득 묻어난다.

오동도 유람선은 평일에는 수시로 여수 앞바다를 오간다. 저녁 8시에 오동도를 출발하는 유람선을 타면 여수 밤바다의 야경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1시간 20여분이 소요되는 여수 밤바다 불꽃여행은 금요일과 토요일 밤에만 이어진다. 여수의 아름다운 바다 구경은 역시 유람선이다. 가을 밤바다의 낭만도 유람선 여행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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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밤바다의 낭만도 유람선 여행이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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