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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캉살캉 삶아낸 두부도 비지도 아닌 이것... 별것이네

여수 수산시장 수미네죽집 '콩죽'

  • 입력 2016.10.19 12:58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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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부도 아닌 것이 비지도 아닌 것이 참 부드럽게 술술 넘어간다.
ⓒ 조찬현

 


뱃속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준다. 두부도 아닌 것이 비지도 아닌 것이 참 부드럽게 술술 넘어간다. 햇콩을 살캉살캉 삶아내 고소한 풍미가 압권이다.

"햇콩입니다. 인자 나온 햇콩이라 구수하고 맛있어요."

'콩죽 한 그릇이요'라는 주문과 동시에 주인아주머니가 즉석에서 콩을 갈아낸다. 이어 숙취해소와 피부미용에 최고라며 콩죽에 대한 자랑이 이어진다.

"콩죽은 콩을 갈아 넣고 칼국수면을 넣어요. 속 아프신 분들이 먹으면 좋아요. 숙취에 정말 좋고 여자 분들이 먹으면 피부가 엄청 좋아져요."

햇콩으로 쑨 따끈따끈한 콩죽 한 그릇에 마음마저 푸근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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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을 먼저 삶고 콩물을 부어 저어가며 콩죽을 쑨다.
ⓒ 조찬현

 


콩죽(콩칼국수), 좀 낯선 음식이다. 몇 해 전에 순천에서 콩죽을 먹어봤지만 여수의 콩죽은 어떤 맛일까 사뭇 기대된다. 이집은 특이하게도 콩을 불리지 않고 생콩에 물을 부어 바로 삶아 사용한다.

"그냥 생콩에 물을 부어 삶아요. 한소끔 끓으면 찬물을 한바가지 부어요, 쪼글쪼글한 콩이 탱글 해지라고. 탱글탱글 해지면 다시 삶아요, 살캉살캉해질 때까지. 두 번째 삶을 때는 솥뚜껑을 열어야 돼요. 살캉한 느낌이 나면 바구니에 건져내 찬물에 깨끗이 씻어요."

물에 불리지 않은 생콩을 한소끔 삶아 찬물을 끼얹어 다시 한 번 삶아낸다. 콩을 삶을 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너무 많이 삶아내면 콩에서 메주냄새가 나 못 먹게 되고, 덜 삶아지면 콩 비린내가 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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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쇄기에 콩을 곱게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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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심 좋은 이곳, 콩죽을 넉넉하게 담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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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수산시장 수미네죽집의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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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에 물을 한 대접 붓고 면을 먼저 끓인다. 면발이 익으면 삶아서 곱게 갈아 둔 콩물을 부은 후 적당히 끓여내면 콩죽이 된다. 만약 콩죽을 진하게 먹고 싶다면 아주머니에게 콩물을 더 달라고 부탁하면 더 준다.

"콩물을 진하게 먹고프면 콩물을 더 달라고 하세요."

소금 간을 해 한술 떠먹어보니 그 맛이 일품이다. 콩죽을 달달하게 먹고 싶다면 설탕을 적당히 넣어 먹어도 좋다. 설탕 없이 그대로 먹어야 순수하고 구수한 자연의 맛이 느껴진다.

새금한 깍두기와 함께 콩죽을 먹으면 그 맛이 배가된다. 멸치 액젓으로 담갔다는 깍두기는 씹을 때마다 그 맛깔스러움이 입에 착착 붙는다. 햇콩으로 쑨 따끈따끈한 콩죽 한 그릇에 마음마저 푸근해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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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죽은 콩을 갈아 넣고 칼국수면을 넣어 끓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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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젓갈 향이 좋은 새금한 깍두기와 콩죽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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