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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복의 계절이 왔다, "맛으로 따지면 쫄복이 최고"

여수 가람복집 '쫄복탕'

  • 입력 2016.10.26 18:30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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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어 중에서도 쫄복 맛이 으뜸이라고 가람복집의 김덕수 셰프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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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내렸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차가운 기운이 감돈다. 이렇게 찬바람 부는 가을이 되면 바다 생선이 그리워진다. 이제 바야흐로 쫄복의 계절이다. 봄도다리 가을전어라지만 실은 복어에 견줄 바가 못 된다.

사실 찬바람 부는 가을철에 먹는 맑은 쫄복탕의 맛은 말로 형언키가 어렵다. 한번 맛보면 누구나 이내 그 맛의 심연으로 빠져들고 만다. 콜라겐이 유달리 많은 복어는 탕으로 끓여 식히면 묵처럼 굳어져 젤리상태가 된다. 복어는 전 세계에 120~130종이 있지만 식용 가능한 종류는 그리 많지 않다.

"쫄복은 바다의 쇠고기입니다. 맛과 육질이 달라요. 쫄복탕을 끓여놓으면 순수한 담백함이 정말 빼어나요. 쫄복은 얇게 회를 떠놓아도 최고의 별미지요."

복어 종류별로 맛을 따져보니... 단연 쫄복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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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술만 떠먹어도 속이 시원해지는 쫄복지리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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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이 가능한 복어 중에서도 쫄복 맛이 으뜸이라고 가람복집의 김덕수 셰프는 말한다. 복어는 싱싱한 생복이 가장 맛있다며. 또한 복어의 종류별로 맛을 따지자면 똑같은 조건에서는 단연 쫄복이 최고란다. 하지만 어떤 이는 참복(검복)을 최고로 치기도 한다.

"복어 맛은 생복이에요. 쫄복도 있고 까치복도 있고 검복도 있고 은복도 있지만 생복이에요. 똑같은 조건에서 무엇이 맛있냐 하면 쫄복이지요. 맛으로 따지면 쫄복이 최고지요. 이어 검복, 까치복, 은복 이런 순서지요."

한술만 떠먹어도 속이 시원해지는 쫄복지리탕이다. 콩나물과 미나리를 넉넉하게 올리고 팽이버섯에 잘 손질한 쫄복을 넣어 끓여냈다. 맑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이 때문에 주당들이 속풀이 해장국으로 즐겨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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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쫄복은 이집에서 만든 특제소스인 지리수 소스에 먹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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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바람 부는 가을철에 먹어야 더 맛있는 쫄복탕의 기본 상차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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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에서 한소끔 끓여 미나리와 콩나물을 건져내 초장소스에 먹는다. 새콤한 향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쫄복은 이집에서 만든 특제소스인 지리수 소스에 먹으면 좋다. 담백하고 순수함으로 다가오는 쫄복 살코기 맛은 지리수 소스와 만나야 그 맛이 비로소 완성된다. 한입 맛보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아~ 이 맛이야!'하는 탄성을 내지르곤 한다.

생태탕, 대구탕, 아귀탕 등 속풀이에 좋은 음식들이 많고 많지만 이 쫄복탕의 맛에 비할까. 먹을때 마다 다른 감동이 느껴지는 쫄복지리탕의 맛 너무 좋다. 가을이 깊어지고 겨울 찬바람이 불어오면 그 맛의 깊이도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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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송나라의 소동파는 복어 맛을 ‘죽음과도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는 맛’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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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쫄복은 새콤한 맛의 초장에 먹어도 나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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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여담이지만 복어를 유달리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은 '복어를 먹지 않은 사람에게는 후지산을 보여주지 마라'는 얘기가 있다. 이는 복어 요리가 그만큼 맛있고 특별해서 나온 얘기일 터. 하긴 중국 송나라의 소동파는 복어 맛을 '죽음과도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는 맛'이라고 표현했으니 그 이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한잔 술이 아니면 그냥 넘기기에 하루하루가 너무 힘든 세상이다. 팍팍하고 답답한 삶의 연속선이다. 오늘도 우리 국민들 대다수는 한잔 술로 허한 마음을 달랜다. 이렇듯 술과 더불어 살다보니 속이 쓰리고 아프다. 이렇게 아프고 쓰린 속을 달래기에는 아마도 쫄복탕이 제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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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을때 마다 다른 감동이 느껴지는 쫄복지리탕의 맛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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