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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홋카이도 양조장 견학기 (1)

삿포로 맥주 공장 방문

  • 입력 2016.11.30 13:51
  • 수정 2017.01.13 16:35
  • 기자명 장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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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여행을 시작한다.>

술이라 함은 어울림의 상징이 된다. 술자리에 들어서면, 마음속에 묵혀놓은 여러 가지의 말들이 서로서로 섞이면서 어울림이 되는 것이다. 때로는 술자리가 어떤 형체를 갖기도 한다. 이런모습 저런모습으로 때로는 정의할 수 없는 어떤 모습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술을 마시면서 어떤 하나의 형체를 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술자리만 그런 것은 아니다. 술자체가 바로 변화의 상징이 되다. 어떤 물질에서 새로운 물질로 완전히 다른 성질의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어찌보면 왜 하필이면 술이냐에 대한 답일 수 있을지는 모른다.

홋카이도를 향해서

서울 벤쳐대학대학원 양조전문가 과정의 견학에 참여했다. 그래도 술에 있어서의 선진국이라 하면 역시 일본이 우리보다는 앞선다.

일본에서도 유명한 술제조사가 여기저기 산재해 있고, 본토쪽에 가면 더욱더 많지만, 짧은 기간에 이동거리를 적게하면서 다양한 양조장을 방문하는 효율적인 견학이 되게 하려고 홋카이도쪽을 견학코스로 택했다고 하는 것이다.

일본열도의 가장 위쪽에 위치한 홋카이도, 면적은 생각보다 훨씬 넓은 약 8만 3천㎢이다. 세계에서 스물 한번째로 큰 섬이라고 하는데, 아일랜드와 사할린보다 약간 크다고 한다. 인구는 530만, 홋카이도는 넓은 땅으로 일본의 식량기지라 할 정도로 농업, 축산업, 수산업이 발달 된 지역이다. 자연이 그대로 보존이 잘되어 국립공원만도 여섯 개가 있다.

일행은 35명이었다. 양조를 전문으로 공부하는 대학원생. 양조장 경영자, 양조관련 교수, 양조회사 직원 등이다. 그래서 동반하는 것만으로도 술에 대한 상식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셈이다.

더군다나 술을 만들고 품평을 하면서 얼마나 술을 마셨겠는가. 과연 이들의 입맛은 어떻게 다른가를 생각하니 짐작할 수 없는 술꾼들일 것이라는 생각에 술을 많이 못하는 나로서는 이들과 어울리기에는 비교적 어려움이 많을 것 같은 불안함도 같이 했다.

그러나 어떤 목표를 갖고 시작하는 여행이라 그런지 일반적인 관광을 하는 패키지의 여행과는 그 느낌이 달랐다. 삶이 어떤 목표를 가질 때, 동력이 있듯이 여행도 막연한 구경을 떠나서 무엇인가의 대상이 생기고 그 대상에서 찾고자하는 무엇인가가 있을 때 훨씬 활력이 커지는 것이 아닌가.

우리 일행은 진에어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8시 35분 출발해서 10시 50분에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했다. 평일이라 생각외로 입국심사가 빨리 끝났다. 공항을 빠져나온 시간이 11시 40분정도 나 같은 경우는 여수에서 올라오는 시간으로 하여 준비부터 따진다면 하루 전에 공항으로 왔으니 거의 출발부터 24시간을 여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버스에 올라타고 한국에서부터 같이 온 가이드의 인사와 일정소개를 받고 이번 여행의 장을 열기 시작했다.

점심식사 일본식 식사와 술 메뉴, 그리고 우리를 5일간 데리고 다닐 일본 관광버스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하면서도 벌써 일행은 술잔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벌써 일본의 술문화에 대한 체험이 시작된 것이다.

술은 음식이다. 음식과 함께 주어지는 이 주류는 과연 우리와는 어떤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 술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실제로 양조장을 보기 이전에 그 민중에 남아 있는 문화를 더 확인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삿포로 맥주공장>

첫 방문지가 삿포로 맥주공장이다. 맥주공장은 삿포로시로부터 남동쪽 애니와시에 위치해 있는데, 신치토세공항에서 삿포로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었다.

방문예약이 3시로 되어 있어서 시간이 남아 있어서 일단 홋카이도 산재해 있는 마트인 AEON을 들러보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E마트나 홈플러스와 같은 마트이지만 그 규모는 훨씬 컸다. 일단 필요한 생필품을 구매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과연 일본의 주류매장은 어떤가가 궁금했다.

맥주는 우리와 같이 그냥 일반적으로 쌓여 있지만 주류만 파는 매장에는 온통 일본술로 꽉차 있는 것이다. 우리의 주류매장이 주로 양주가 메인자리에 놓인다면, 일본은 일본술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양주을 찾아보았더니 한쪽 귀퉁이에 조그많게 자리잡고 있다.

일본 대형마트 AEON 주차장, 주차장에 대형차량에 대한 주차표시가 없다면 주차할 수 없다고 한다.

일본술 하면 우리는 흔히 떠오르는 것을 정종(正宗)이라는 술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정종이라 함은 일본술의 한 상표이다. 마치 우리 소주가 외국으로 수출되었을 때 ‘진로’라고 했듯이 일본에서는 우리 소주를 ‘진로’라고도 한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일본술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의 상표를 마치 일본술의 이름을 알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일본술은 ‘니혼주(日本酒)’라고 하며 일본말로 ‘사케’라고 한다.

이것이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탁주. 약주, 청주 할 때, 청주를 곧 정종이라 했던 것이다. 술의 분류나 종류에 대한 이야기는 차차 이야기 하기로 하겠다.

일본의 대형마트 AEON에 진열된 일본술 매장

마트를 구경하고 삿포로 맥주공장으로 갔다. 삿포로 하면 역시 생각나는 것은 삿포로 맥주다.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소매점에서 판매되고 있으니 이름이 낮익다.

삿포로 맥주는 일본의 맥주 중에서는 판매량 4위라고 한다. 물론 1위는 아사이 맥주, 2위가 산토리 맥주, 3위가 기린맥주, 그 뒤를 이어 4위가 삿포로 맥주라고 한다.

삿포로 맥주는 공장이 삿포로 외에도 일본전역에 총 6개의 공장을 가지고 있는데 삿포로에 있는 공장이 메인이고 모기업인 셈이다.

삿포로 맥주공장 건물

삿포로 맥주공장은 설립된지가 140년이 넘었다.
홋카이도가 개발되기 시작한 것이 일본의 메이지 유신 때라고 하는데 그 궤를 같이 하는 것 같았다. 삿포로 맥주의 로고가 노란 별 하나를 표시하는데 그 이유가 홋카이도를 개발한 사람이 바로 육군 준장이어서 별하나를 표시한다고 말한다. 그 육군준장에 대한 애증이라도 되는 것일까.

삿포로 맥주의 로고와 원료인 보리와 홉 샘플

맥주의 주원료는 맥아, 호프, 물, 효모 이 네가지를 들 수 있다. 어떤 비율로 얼마나 발효를 잘시키는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맥주공장의 모습은 거의 어느 곳이나 대동소이하다.

다만 그 원료를 어떻게 쓰느냐의 차이가 있다, 맥아를 끓여서 당화를 시키고, 거기에 홉을 넣고, 효모를 넣고 발효시키는 제조방법은 거의 매뉴얼화 되어 있어서 어떤 맛을 어떻게 내느냐는 그 사용하는 원료와 효모등 여러 가지의 여건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

삿포로 맥주의 당화조
삿포로 맥주의 발효조, 발효조에 호프를 첨가하고 7-10일간 저온 발효를 시키고, 후발효조로 옮겨져서 수십일간 후발효를 시킨다고 한다.

맥주는 보리로 만든 맥아를 분쇄하여 온수에 넣어서 가열하고 전분이 분해되기 쉬운 상태로 만든다. 이것을 죽상태로 하여 당화작업을 한다. 당화작업을 효모가 쉽게 분해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라고 보면 된다.

당화작업이 끝나면 맥주 특유의 쓴맛이 나게 하는 호프를 첨가하고 발효조에 넣고 발효시키는 작업을 한다. 이와 같은 진행방법은 거의 비슷하나 회사별로 그 공정은 약간씩 달리하고 있고 시간이나 원료의 투입비율등에 차이가 나기도 한다.

후발효조의 모형도, 실제 외부에 있어서 볼수는 없었다.

삿포로 맥주의 대표적인 맥주는 블랙라벨(Black Label)이다. 이 블랙라벨이 삿보로 블랙라벨이라하여 흑맥주가 아니고 병에 있는 노란색의 별이 맥주를 병입하면 검은색으로 바뀐다고 하여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맥주 가장 일반적인 맥주라고 한다. 블랙라벨에는 맥아와 홉이 수입산이 90%정도 들어간다고 한다. 그 이후 1985년부터 일본산 맥아와 홉을 100% 사용하여 만들어 낸 삿포로 클래식(Classic)맥주가 있다. 이 클래식 맥주의 원료는 홋카이도에 있는 생산농가와 계약재배를 하여서 원료를 공급받는다고 한다.

홋카이도에 있는 생산농가와 계약재배를 하여 전량 사들인다고 한다.

대표적이라는 블랙라벨과 클래식을 시음해 볼수 있었다. 클래식이 부드럽고 마시기가 편했다. 안내원의 말에 의하면 홋카이도에서 생산되는 맥아와 홉을 100%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이러한 자부심이 맥주를 더욱 고급스럽게 하는지도 모른다. 블랙라벨과 클래식을 각각 한 잔씩만 시음할 수 있다고 하는데, 어디 그렇게 할 수 있는가. 우리 일행들의 질문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졌다.

술에 대한 질문이 많아지면서 맥주잔의 순배가 많아지고 있었다. 두잔, 세잔, 네잔, 다섯잔.... 여행의 피로는 이렇게 엉뚱하게 풀려가고 있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클래식과 불랙라벨은 잔이 다르다. 색깔로 본다면 별로 다르지 않지만 그 맛은 상당히 달랐다.

일본에서의 맥주를 마시는 법은 황금비율을 따진다. 맥주를 따를 때면 이 황금비율로 따라야 한단다. 황금비율이란 거품이 3, 맥주가 7이 된다. 술꾼들이야 이미 알고 있는 것일지 모르지만 나는 처음으로 듣는 이야기였다.

이왕 맥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우리나라의 주세법에 명기된 맥주의 정의를 살펴보면, ‘보리. 밀을 싹틔운 엿기름과 전분, 당분 등의 부원료. 홉, 물을 원료로 당화, 발효시켜 제성 또는 여과 제성한 것’이라고 되어 있다.

부수적으로 ‘맥아를 10%이상 의무적으로 사용하고, 알코올 도수는 제한 없으나 주정을 첨가할 경우 25%미만이고, 과실은 20%이하 사용. 첨가물은 당분, 산분, 조미료, 향료. 색소, 식물약재, 아스파탐 등’으로 되어 있다.

굳이 이렇게 명기된 내용을 열거하는 것은 맥주에도 여러 가지 첨가물이 들어가도 되고, 심지어 주정까지도 들어가도 된다는 점으로 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맥주에 대한 상식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일깨우고자 하는 것이다.

2016년도에 최초로 생산된 맥주란다. 이들은 이렇게 기념품으로 진열해 놓고 그 자부심을 끝까지 만끽하는 것 같다.

맥주를 분류한다면 그 종류는 헤아릴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우선 타입별의 사항만을 가지고 이야기 해도 책이 한 권 정도는 나올 것이다.

발효방식, 효모, 당도, 색도, 원료의 종류, 알코올의 값, 살균정도, 가격, 공법 등에 따라 그 타입이 결정되는 것이다. 그래서 맥주의 분류가 쉽지 않다. 그러나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발효공법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발효공법으로 본다면 상면발효, 하면발효, 자연발효로 분류할 수 있다. 상면발효는 상온에서 발효하는 것이고, 하면발효는 저온에서 발효를 하는 것이고, 자연발효는 일반적인 온도에서 하는 발효방식이다.

우리나라에 나오는 맥주로 본다면 상면발효는 OB, 하이트에서 나오는 예일타입의 맥주들이고, 하면 발효는 라거타입의 것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더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에 이야기 하기로 하겠다. 그러나 삿포로 맥주는 예일타입으로 일반적인 맥주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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