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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발언 학생 "퇴진은 시작, 사회구조 바꿔야"

[인터뷰] 여수 충무고 박인화 학생, 10일 촛불집회에서 큰 박수

  • 입력 2016.12.12 15:58
  • 수정 2017.03.17 17:11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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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여수시 신기동 흥국체육관 앞에서 여수 박근혜퇴진 운동본부가 주최한 6차 여수시민 시국대회가 열렸다. 탄핵가결 이후 첫 집회였지만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전날 국회에서 박근혜 탄핵을 지켜본 많은 시민들은 국민들이 승리했다는 성취감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집회에서 그 어느때보다 많은 시국발언이 이어졌다. 특히 눈길을 끈 한 여학생의 시국발언은 대구 여학생에 이은 사이다 발언으로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앞서 대구 여학생의 사이다 시국발언은 SNS에 공유되면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세월호 7시간 재조명되어 다행
 

 '이게 나라냐'는 피켓을 들고 촛불집회에 나선 한 시민의 모습
▲  '이게 나라냐'는 피켓을 들고 촛불집회에 나선 한 시민의 모습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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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그 여학생은 충무고 2학년 학생이라며 본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당일 이 학생을 취재하려 했으나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이틀 후 어렵게 연락처를 알게 되어 전화 인터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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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발언에 나선 박인화 학생은 "추운 겨울 바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언니, 오빠들과 부당한 요구로 매도되어 홀로 힘든 싸움을 이어온 세월호 유가족에게 사라진 7시간이 재조명 되어 너무나 다행이다"라고 위로했다.

박 양은 "흙수저들이 금수저와 경쟁에서 불공정한 현실을 지적하며 프랑스 언론인이자 작가인 조르주 헤르나노스의 말을 인용해 "지금껏 일어난 끔찍한 일들, 앞으로 일어날 더욱 전율할 만한 사건의 원인은 폭력적이고 반항적이고 길들여지지 않은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순종하고 온순하고 복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데 있다"라고 깨어있는 시민의 역할을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박근혜 퇴진이 아니라 썩어가는 뿌리를 잘라내 본 때를 보이자"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취재당일 기자는 이 학생의 발언은 녹음했으나 동영상을 찍지 못했다. 이후 녹취한 발언에 사진을 삽입해 슬라이드 쇼를 만들어 봤다.

충무고 이정남 교사는 "평소 궂은 일을 마다않고 반을 이끄는 실장인데 공부도 잘하는 똑똑한 학생"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래는 박인화 학생과 가진 인터뷰다.

박양은 "박근혜 퇴진이 가결되었다고 해서 이걸로 끝날 게 아니라 더 문제로 삼아야 할 부분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진짜로 우리 국민들을 위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학생들에게 더 많은 촛불집회 참여를 당부했다.

사이다 발언 여학생..."궂은 일 마다 않는 똑똑한 학생"
 

 사회자 박정영씨가 박인화양의 사이다 발언에 질문을 주고 받고 있다.
▲  사회자 박정영씨가 박인화양의 사이다 발언에 질문을 주고 받고 있다.
ⓒ 심명남

 


- 이번 촛불집회가 처음이었나
"시험기간 전에는 갔었는데 시험기간부터는 못 갔다. 이번이 두 번째다."

- 촛불집회때 시국발언에서 참가 시민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다. 어떻게 생각하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 자유발언 무대에 오르는데 많은 용기가 필요했겠다
"사실 제가 잘 말할 수 있을까 떨렸다. 시험공부하면서 집회에 가지 못해 죄송하기도 했다. 제가 가진 생각들을 말해보는게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해서 시험도 끝났겠다 준비한 건데 이렇게 반응해 주셔서 감사하다."

- 평소 무대에 선 경험이 있었나.
"기회가 있으면 자유발언을 해보려고 노력중인 편이다."

- 시국발언 준비는 어떻게 했나
"시험기간에 집회현장을 보면서 가진 생각들이 있어 시험 끝나면 시위에서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후 시험이 끝나 생각을 구체화시켜 이야기를 했다."

- 평소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나
"맞다."

- 현 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많은 분들이 퇴진을 얘기했다. 그런데 박근혜 퇴진도 중요하지만 그 아래에 있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들이 더 큰 문제라 생각한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박근혜 퇴진이 가결되었다고 해서 이걸로 끝날게 아니라 더 문제로 삼아야 할 부분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진짜로 우리 국민들을 위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 장래 희망은 뭔가 ?
"우선 사회학과에 진학해 '빅데이터 전문가'가 되는 게 꿈이다. 비정형 데이터에서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내서 그 사람들에게 필요한 의미 있는 생각을 담아 정보를 만들어 주는 일을 하고 싶다."

- 헌재 판결을 앞두고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 근데 저는 학생들도 국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위에 참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여수에서도 학생들이 시위에 많이 참여하고 있지만 학생들이 시위에 참여해야 학생들의 권리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시위에 더 많이 참여했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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