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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무효 소송, 대법원 머지않아 재판할 것"

'대선 무효소송 속행' 촉구 839일차 일인시위 김제현씨

  • 입력 2016.12.13 11:25
  • 기자명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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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에서 '촛불 할아버지'로 통하는 김제현 어르신(84세)이 '대선 무효소송 속행'을 촉구하며 12일로 벌써 839일째 매일 일인시위를 벌여 눈길을 끈다.

대선 무효 소송은 2013년 1월4일 '제18대 대선 무효 소송인단'에 참여한 시민 2000여 여명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3년 11개월여가 지났지만 변론기일조차 열고 있지 않다.

▲ 광화문 앞에서 일인시위 중인 김제현 어르신 18대 대선 선거무효소송 속행을 촉구하며 일인시위 중인 김제현 어르신


이 일인시위는 필명 춘몽(정휴근, 46세)이 2014년 8월 27일 처음 시작하였고 김제현 어르신은 둘째날부터 이 시위에 동참하여 500여 일을 함께하였다. 그 사이 춘몽이 세월호 관련 시위에 나갔다가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당하거나 개인 사정이 생겨 일인시위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김제현 어르신은 홀로 9개월여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광화문에서 붙박이처럼 그 자리를 지켰다.

 

그는 현재 작은 건물을 마련해 임대업을 하며,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틈틈이 각종 언론개혁 운동에 참여하는 등 벌써 10여 년째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중이다. 광화문에서 그는 '촛불 할아버지' 혹은 '봉화 어르신'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기자는 11일 김제현 어르신과 전화 인터뷰하여 그가 어떤 생각으로 3년 넘게 날마다 일인시위를 벌이는지 들어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날도 추운데 연세가 지긋하심에도 거리에서 매일 세 시간씩 일인시위를 하신다고 들어 놀랐다.
"춘몽과 있을 땐 본래 네 시간씩 하였다. 춘몽이가 날 여기에 잡아 놓은 사람이다."

- 연세에 비해 상당히 건강하신 것 같다. 비결이라도 있으신지 궁금하다.
"매일 아침과 저녁 두 차례씩 냉수마찰을 한다. 그래선지 아직까지 감기약은 한 번도 먹지 않았다."

- 오랫동안 일인시위를 하셨는데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대통령) 탄핵 전엔 아주 나쁘게 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정보과 형사가 보면 인상을 쓰고 그랬다. 어떤 사람은 '피켓을 들고 있으면 효과가 있느냐? 대법원이 재판을 안 하는데'라고 말한다. 그들에게 '(대법원이) 재판을 안 하는 건, 재판하면 우리가 이기니까 안 하는 것이고 내가 이걸 들고 있음으로써 (지난 총선에서) 야당이 많이 당선되지 않았느냐, 그럼 우리가 이긴 것 아니냐' 대답한다. 지난 여름이 백년 중에 가장 더웠다. 그럼에도 여기서 일인시위하며 더위를 견뎌냈다. 그래서 나는 박근혜와 새누리당과 싸워 반드시 이긴다고 장담한다."

- 어르신 같은 분이 날마다 투쟁한 결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
"탄핵은 시작에 불과하다. 새누리당 뒤엔 미국과 일본이 있다."

- 광우병 촛불집회부터 언론 자유 투쟁까지 10년 이상 싸우셨다는 말을 들었다.
"박원순 인권운동도 멀리서 참여했다. 이 나라 민주주의가 도탄에 빠졌으니 대한민국에 태어난 죄로 나섰다."

- 어르신과 비슷한 연배의 어버이연합 사람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행동대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가?
"그들은 돈을 받고 나온다니까 가엽게 보인다."

- 일인시위를 하시며 몸 조심하셔야할 것 같다.
"일인시위를 방해하는 극우보수 단체 사람들이 한 달에 한두 번은 온다. 여기서 맞아 죽으면 영광이다. 싸우다 죽는 게 최고 영광이다. 그게 무서우면 안 나왔다."

- 대법원이 3년 11개월 넘게 대선 무효소송을 안 하고 있다. 이런 사법부에 대한 생각은?
"재판을 시작하면 (피고측이) 지니 뭉갰다. 탄핵 성공했을 때 내가 여기서 '대한민국 만세'를 불렀다. 그때 YTN이 카메라로 나를 촬영하며 여기 피켓도 방송에 나왔다고 한다. 이처럼 알려지니 머지않아 대법원이 재판할 것 같다. 여기 일인시위 끝나면 헌재 앞으로 갈 거다. 끝장을 볼 작정이다."

- 일제강점기에 어린 시절을 보내셨다. 80여 평생을 사시면서 숱한 어려움을 겪어 보셨을 텐데 지금 이 나라 형편을 어떻게 보시는가?
"지금까진 암흑세계니 우리가 바로 잡아 줘야 욕먹는 선조가 안 된다. 내가 즐겨 부르는 민중(民中)이란 자작시가 있다. '민이 이 나라 중심이 되자'라는 의미에서 무리 중(衆)이 아닌 가운데 중(中)을 쓰는 민중(民中)이다. 소개하면 이렇다.

대륙의 힘찬 정기 동으로 뻗어 / 우뚝 선 우리 영봉 백두산 아래
우주의 좋은 기상 듬뿍 받아서 / 언제나 희망찬 곳 터 잡으시니
위대한 겨레 하늘 단군이라네 / 그 역사 오랜 자취 교훈을 삼자
조국은 날부르고 동지 찾는다 / 모든 정성 다 바쳐서 서로 받들어
영원무궁 보존하세 길이 빛내세

이걸 노래로 만들어 부르며 올해의 무더운 여름을 보냈다. 땀인지 눈물인지 흐르는 걸 닦아내고 우리 독립군 생각하며 이 노래를 부르며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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