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불러일으키면서도 슬픈 동요가 들린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 "
찬 길바닥에 앉아서 듣는 시민들은 이 동요가 이렇게 가슴을 후벼파는 노래라는 걸 처음으로 느꼈다. 세월호 노란 리본이 등장하고 주변에는 촛불이 타오르면서 노란 풍선도 나부끼는 탓이다. 죽은 아이들이 가고 싶었을 고향을 그려본 때문이다.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을 기리며 시민들은 가족이 된 심정으로 연주되는 동안 모두 숙연해졌다.
여수주말촛불집회가 새해에도 여서동 정보고 사거리에서 세월호 추모집회로 계속 이어졌다.
“하늘도 슬픈지 비가 내렸다”
박성미씨의 페이스북 표현처럼 초반에만 가볍게 비가 내리는 가운데 오후 다섯 시부터 시작된 촛불 집회는 자유발언과 세월호 추모공연에 이어 횃불을 앞세운 거리 행진으로 약 3시간동안 진행됐다.
7일 주말촛불은 제11차 여수시국대회로 열렸다.
먼저 민중가요와 사물놀이 공연에 이어 시민발언, 그리고 한나래 예술단의 ‘세월호 진실인양 진혼무’ 추모공연이 펼쳐졌다.
오카리나 연주와 생록수밴드의 공연으로 ‘천개의 바람이 되어’ 등 추모곡들도 연주되었다.
여서동에서 참석한 천상국씨는 “촛불집회는 처음부터 여수건 광화문이건 안빠지고 참가했다. 새해 첫 집회여서 다시 나왔는데, 참가자는 좀 줄어든 것 같다. 하지만 열기와 관심은 전혀 시들었다고 보지 않는다. 바쁜 사람들 대신 ‘일당백’이면 된다”며 변함없는 관심을 나타냈다.
박근혜 퇴진 여수운동본부 문종익 집행위원장은 시민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새해 첫 집회인데요, 작년에 이어 계속될겁니다. 이번은 9일이 세월호 1천일이어서 추모집회로 진행했습다. 14일은 다시 일반집회로 진행하고, 21일은 총궐기대회로 판도 좀 키우고 역량을 집중하려고 합니다. 반드시 정권교체에 이어서 모든 걸 새판을 짜야하는 대한민국입니다 그래서 촛불 민심을 다시 보여주려고 합니다. 새해에도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