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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되는 일제강점기 여수 군사시설

여천초등학교 근처의 지하벙커가 파헤쳐지고 있다

  • 입력 2017.01.26 01:01
  • 수정 2017.01.26 11:02
  • 기자명 주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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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초등학교 뒷산 지하 벙커 입구.

여수에 들어오는 초입, 여수시 주삼동 여천초등학교 뒷산에는 일제강점기에 축조된 거대한 콘크리트 지하 구조물이 있다. 이른바 해군 임시 지하사령부이다. 여수 신월동에 위치한 해군 202부대가 미국과 연합군의 공습을 대비해서 만들었던 지하벙커다.

사진의 지하벙커의 입구를 보면 아름드리나무와 야산에 파묻혀 있어 요새로써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지하벙커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 농업기술센터 입구에는 통신시설 지하벙커가 있다.

대부분 주민들은 지하벙커를 방공호로 알고 있다. 아마도 1990년대까지 민방위 방공호로 사용했던 것이 그렇게 인식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벙커 내부 모습

지하벙커는 타원형 형태로 두 개의 입구가 있었다. 입구와 입구사이는 60m 정도 간격이었다. 굴의 입구는 폭 2m 50cm에 높이가 2m 50cm, 굴의 길이는 60m 정도이다.

벙커 내부 모습

굴 내부 중앙에는 사령부가 있었던 곳으로 폭이 5m, 5m에 길이가 7m 정도의 규모다. 이곳은 사무실로 이용했던 흔적이 남아 있다.

이 건축물은 일제강점기 여수를 연구하는데 매우 주요한 건물이며, 후세에게 역사적 교육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그런데 이곳 지하벙커가 훼손될 처지에 놓였다.

지하벙커 내부에  환기통이 보인다.

지하벙커 내부에는 내부의 공기 순환을 위해 환기통이 있고, 지하벙커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물탱크가 있으며, 지금은 없지만 화장실도 구비되어 있었다.

학생과 시민들이 일제 강점기 벙커 답사 장면

역사의 중요성을 깨닫고자 시민과 학생들이 답사를 하던 곳이다.
실은 이곳은 여수시민에게도 그다지 잘 알려진 곳이 아니다. 하지만 매년 4-6차례 정도 이곳을 찾아 일제강점기의 사회상과 생활상 그리고 군사시설에 대해서 답사를 하고 있는 중요한 역사 답사 코스다. 전국 곳곳에서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자 이곳을 찾고 있는 것이다.

25일 벙커를 둘러싼 흙을 걷어내고 벙커가 파헤쳐지고 있다.  벙커 훼손 직전의 현장 사진.

얼마 전까지 이곳은 여천초등학교 소유 부지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에 지적도를 확인한 결과 개인 소유지로 밝혀졌다. 언제부터가 이곳에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어떤 시설물이 들어오는지 알 수 없지만, 일제강점기 여수를 이해하는데 매우 소중한 지하벙커가 훼손될 지경에 이르렀다.

이 공사는 벙커를 제거하는 공사로 보여  벙커가 역사속으로 사라질 위기다.

사진에 나타난 것 처럼 상당히 공사가 진척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직 지하벙커를 둘러싸고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은 25일 관찰 당시 기준으로는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공사가 계속되다 보면 지하벙커는 영영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러한 사태는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루 빨리 여수시와 지역사회가 나서서 이곳 지하벙커를 여수시의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하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

여수에는 이곳을 포함하여 약 40군데 일제강점기 군사시설이 방치되어 있다.
이는 근대문화와 일제의 경제적 군사적 침략을 이해하는 역사의 자원이다. 또한 여행의 자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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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 2017-02-01 18:46:59
그뿐인가? KBS방송국도 구)여수역도 구)쌍봉동사무소까지 철거하게 만든 여수시인데 그외도 들출려면 한도 없는 만큼 인근장소라도 없어진 건물들 복원해 근현대 문화유산자원으로 활용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