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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정치인 대 훌륭한 정치인

  • 입력 2017.02.04 23:11
  • 기자명 곽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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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 돼지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 헬조선의 노예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주인으로 당당히 서고자 하는 염원에서, 손에는 촛불을 들고 찬바람 부는 겨울밤을 뜨겁게 달구던 국민들의 함성은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설치하여 청문회를 열도록 하였고, 공범으로 지목된 박근혜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도록 하였습니다.

그런데 청문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새누리당 소속 이완영, 이만희 국회의원은 일부 증인들과 모의하여 위증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를 방조했던 새누리당 의원들은 드러난 진실마저도 휘저어 흐리게 만들려고 합니다.

청문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의원들 중에는 국민들의 의혹을 풀어주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저 이름이나 알리려고 나온 이들도 있는 듯했습니다.

  유명한 사람이 유명하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이 된다면,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은 이름을 알리기 위한 노력만을 할 것이고, 정작 훌륭한 정치를 하려는 노력은 안할 것입니다.

우리는 정의의 편에 서서 국민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이름을 널리 알려 유명해지도록 해야 합니다.

훌륭한 사람이 유명해질 때 우리는 당당한 대한민국의 주인이 될 것입니다.

대중이 살아 깨어 있으면서 지도자들을 감시 비판하고 질타할 때만이 헌법을 수호할 수 있습니다.

 

  공자에게서 훌륭한 정치인과 유명한 정치인의 차이를 들어보겠습니다.

  子張問 “士何如斯 可謂之達矣?” 子曰 “何哉, 爾所謂達者?” 子張對曰 “在邦必聞 在家必聞.” 子曰 “是聞也, 非達也. 夫達也者 質直而好義 察言而觀色 慮以下人, 在邦必達 在家必達. 夫聞也者 色取仁而行違 居之不疑 在邦必聞 在家必聞.”「안연(顔淵)」 

  자장이 “선비는 어때야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하고 물었다.

선생님이 가라사대 “무엇이 네가 훌륭하다고 말하는 것이냐?”

자장이 대답하여 가라사대 “큰 도시에서도 반드시 이름이 알려지고, 작은 마을에서도 반드시 이름을 알려지는 것입니다.”

선생님 가라사대 “그것은 유명한 것일 뿐이지, 훌륭한 것은 아니다.

무릇 훌륭하다는 것은 성품이 올곧고 의를 좋아하며, 남의 말을 잘 알아듣고 안색을 잘 살피며, 기꺼이 다른 사람에게 낮추는 것이니, 반드시 큰 도시에서도 현달할 것이고, 작은 마을에서도 현달할 것이다.

무릇 이름이 알려진다는 것은 얼굴은 어질게 가꾸었지만 행동거지는 어진 것과는 거리가 멀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겨 조금도 의심하지 않으면 반드시 큰 도시에서도 소문이 날 것이고, 작은 마을에서도 소문이 날 것이다.”

 

  어려운 문장입니다. ‘達’은 ‘현달하다’와 ‘통달하다’는 두 가지 뜻이 있고, ‘聞’은 ‘알려지다’와 ‘소문나다’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공자는 ‘達’과 ‘聞’이 갖는 두 가지 의미를 잘 살려, 선비의 길을 묻는 제자 자장을 가르칩니다.

자장은 어떻게 하면 현달할 수 있는지 묻습니다. 공자는 현달하고 싶은지, 통달하고 싶은지 되묻습니다.

자장은 통달은 생각도 못하고 널리 알려지는 것, 즉 현달만을 말합니다. 그랬더니 공자는 통달의 길을 알려주고, 통달하면 결국 현달하게 되지만, 현달만을 바라면 소문만 무성할 뿐이라고 가르칩니다.

  정치인의 훌륭함은 법을 잘 지키며(直) 정의로워야 하고, 말과 드러난 것을 잘 살펴 의도를 잘 파악해야 하고,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려 하지 않는 것입니다.

반면에 소문이 나는 방법은 외모는 인자한 듯한데, 실제 행동은 어진 것과는 거리가 멀면서도 어진 듯 부르대는 것입니다.

이제 주사로 만들어진 대통령의 인자한 얼굴과 세월호 속에서 잦아들던 애간장 끊는 외침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곽재철은  여수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철학과 학사,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후 '지곡서당'에서 사서삼경을 강독했고, 현재 '영도명리학당'에서 "논어"를 강독하고 있다.  061-652-4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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