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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산은 '미항 여수'와 짝지워진 '하늘의 선물'

여수의 아름다움.... 구봉산에 올라야 제대로!

  • 입력 2017.02.08 14:40
  • 수정 2017.02.09 06:21
  • 기자명 김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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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사진을 보며 구봉산에서 보이는 지형의 흐름을  주의깊게 봐줄 것을 권한다.  구항-장군도-돌산대교-돌산    ⓒ  김배선

구봉산에 오르면 제대로 여수바다가 보인다.

만약 누군가가 여수의 바다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구봉산정상에 올라보라고 말할 것이다.

여수는 바다가 아름답기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항구이다. 그래서 여수의 바다는 어느 곳에서 보아도 아름답다고 한다. 경치란 보는 장소에 따라 느끼는 아름다움이 다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어느 곳에서 보아도 아름답다는 말은 아름답지 않는 곳이 없다는 말의 다른 표현일 것이다. 바다가 아름답다는 것은 바다 그 자체가 아니라 바다 섬 해안선 그리고 하늘빛까지 하나같이 빼어난 구도로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다가 아무리 아름다운 그림으로 펼쳐져 있다하여도 제대로 감상할 장소가 없다면 손님을 부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조물주는 여수바다를 심혈을 기울여 걸작으로 만들면서 훌륭한 망루를 세우는 것도 잊지 않았으니 그 망루가 구봉산이다.

여수는 항구의 해안선을 돌아가며 높낮이가 다른 봉우리들이 서로가 전망대를 자처하며 뽐내고 있다. 그 봉우리들마다 올라가 보면 누구나 그곳에서 보이는 바다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위치와 높이에 따른 시야와 시정의 제약으로 일부만이 보이는 데도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여수바다의 모든 것이라는 착각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여수바다의 환상적인 아름다움의 스케일을 한눈에 담을 대표적인 봉우리 한 곳이 따로 있다. 바로 구봉산정상이다. 그곳은 바다와 항구의 경관을 절묘하게 아우를 수 있는 위치일 뿐더러, 오밀조밀한 바다를 조망하기에 아주 알맞은 높이로 서있기 때문이다.

 

 구봉산의 위치와 형세

여기서 설명하는 구봉산의 위치는 여수바다와 해안경치를 관망하는 시각을 관점으로 하고 있다.

지도를 펼쳐 놓고 보면 구봉산은 순천에서 남으로 내륙을 떠난 반도의 끝단에 부드럽게 굽이져 포구를 이룬 여수항의 해안선에 접해 있다.

정면으로는 여수항의 앞가림이 되어 주는 돌산도에 연이은 금오열도와 일직선으로 마주하고, 좌우로 펼쳐진 해안선의 중간지점이어서 종과 횡으로 선을 그어보면 십자 모양의 중심점에 구봉산이 위치한다.

여수항-여수해만-남해-욕지(동)  ⓒ  김배선

그리고 그림처럼 펼쳐진 바다는 중심선인 돌산도와 금오열도를 기준으로 동(東)으로는 남해 섬의 줄기와 태평양의 뱃길인 여수해만이, 서(西)로는 가막만과 외곽을 감싼 봉우리들이 짝을 이룬 대칭으로 그림 같은 구도를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구봉산 정상에 올라 바다를 보면 좌우의 해안선과 뒤편의 시가지 모습까지 눈 아래로 흡수되어 정말 신기할 정도로 사방을 아우르는 봉우리의 위치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영취-호랑-둔덕-문수(북)  ⓒ  김배선

바다경치를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위치의 조건은 시야와 해안과 가까운 거리다. 장애물에 의한 제한이 적고 선명하고 조화롭게 보이는 높이여야 한다. 시각과 거리가 높이에 의해 결정되므로 산의 경사가 해안 가까이서부터 가파르게 형성되어야 한다.

장군-종고-마래-항만-남해앙운산   ⓒ  김배선

여수항을 감싸고 있는 동으로부터 마래(386) 자산(128) 종고(220) 장군(325) 그리고 끝으로 구봉산(388) 다섯 봉우리들은 모두 해안으로부터 곧장 솟아올라 바다를 곧바로 굽어보고 있다. 여수항이 작았을 때는 낮은 종고산이 배후였으나 세계적인 항구로 성장해 시가지가 넓어진 지금은 서쪽 끝 먼 곳에 있던 구봉산이 당당하게 중심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구봉산은 미래의 여수를 위래 마련해 둔 보물인 셈이다.

필자가 40여 년간 우리나라의 모든 항구를 수없이 다녀 보았어도(편집자 소개:  필자는 해양경찰 40여년을 봉직했다) 구봉산처럼 항구와 바다를 아울러 가까이 굽어 조망할 수 있는 위치의 산은 없었다.

해안선이 단조로운 동해안과 낮은 지형의 서해안은 아예 비교 조건이 되지 않고 비슷한 다도해 남해안의 항구만을 보더라도 미항을 자처하는 통영은 해안에 바로 인접한 봉우리가 185m의 남방산(공원) 뿐이다. 여수라면 자산(공원)에 비유될 수 있는 낮은 높이라 시야가 좁다.

목포역시 유달산(228)이 있으나 서북해안에 치우쳤으며 바다가 열려 있지 않다.

두 곳 모두 나머지 산들은 모두 멀찍이 물러 앉아 바다를 보려면 눈을 찡그려야 할 위치다.

구항-신항-남해    ⓒ  김배선

구봉산에 올라보면 펼쳐지는 그림

구봉산에서 보는 항만의 경치는 정말 감탄스럽다.항만의 경관을 구성하고 있는 바다 해만 섬들 해안선 수로 시가지 그리고 바다를 수놓는 선박들까지 다른 어느 항구도 갖추지 못한 완벽한 구조물 배치의 조화가 신비에 가깝다.

그리고 바다가 바로 열려 있거나 항이 구불구불 섬으로 가린 수로 깊숙이 갇혀 있지 않고 옆으로 정면을 향한 시선과 나란히 대양으로 열린 해만을 이룬 바다 또한 전국에서 유일한 여수앞바다만의 그림이다. 바로 구봉산이 있기에 펼쳐질 수 있는 그림이다.

경도수도  ⓒ  김배선

넓게 펼쳐 놓은 여수바다의 그림을 좌측으로부터 시선을 돌려가며 선명한 구도에 맞춰보면 아래와 같다. 누구든 언제 올라가면 이 글을 보며 조망해보길 권한다.

▶좌측인 북동은 여수항을 샛바람으로부터 가리는 병풍 같은 남해섬의 망운산(786)에서 보리암이 있는 금산(681)에 이르는 길게 펼친 줄기와 해안선 그리고 신항과 오동도 외항선들이 떠있는 여수해 내만.

▶정면과 사선인 동으로는 가까이는 미항의 중심 구항 오동도 장군도 2대교 점처럼 보이는 케이블카 수로에 조는 듯 작은 배들이 그려내는 물줄기그림 그리고 멀리는 태평양으로 열린 여수해만을 수놓고 떠있는 국력을 상징하는 수많은 화물선과 아득히 욕지섬 까지.

▶정면인 남으로는 장군도 돌산대교 돌산공원 골프장인대경도 소경도 경도수로 돌산서해안 섬 섬 섬.

▶우측 사선인 남서로는 가막만 백야 제리 개도 화태도 아스라이 고흥 나로도 우주발사기지 까지.

▶우측인 서로는 가까이 웅천의 신도시 멀리는 여천의 가막만 해안선과 새롭게 펼쳐 나가는 시가지의 건물 아스라이 고흥의 팔영산 까지…

가막만-여천-팔영산  ⓒ  김배선

그리고 아침과 저녁으로 시간을 맞추어 보는 일출과 일몰이 또 있으니 말로는 감히 다 설명을 할 수가 없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한눈에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시야가 분산되어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우리들이 풍경 사진을 찍을 때 눈앞에 직사각형을 그려 구도를 잡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가막만-나로우주  ⓒ  김배선

여수의 바다에는 또 마음의 눈으로만 보이는 역사의 그림도 있다.

이순신장군과 전라좌수군의 진남관 앞에서 거북선을 앞세운 출정과 승리의 귀항은 구국의 용맹과 환호의 그림이요, 유사 이래 최악의 해상오염 씨프린스호 사고는 좌초된 위치인 소리도 끝단은 가려서 보이지 않지만 구봉산에서 보이는 바다 가운데서 태풍에 표류가 시작되고 검은 기름으로 온통 뒤덮였던 비운의 사고를 기억나게 하는 교훈의 그림이다.

선소-여천-순천만  ⓒ  김배선

생각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순신 '승리의 귀항'은 얼마나 훌륭한 그림이겠는가!

구봉산정상에는 또 다른 숨은 신기한 그림 하나가 더 있다. 구봉산이름의 전설을 증명이라도 하듯 항구를 등진 여섯 봉우리가 오동도를 향해 날개를 조정하며 내려앉는 봉황의 형상을 하고 있는 그림말이다.

종고산이 머리와 꼬리 양 날개의 중앙에 자리 잡고, 앞으로는 고소대와 흑산의 목 줄기 끝에 자산을 머리로 오동도를 향해 부리를 내밀었으며, 뒤로는 고락산이 꼬리를 세워 내렸고, 마래산은 좌측날개로 펼치고 있으며, 장군봉과 구봉산 두 봉우리가 우측날개로 펼친 모습은 오동도를 향해 돌아내려 앉기 위해 가운데 마디를 꺾는 움직임까지 묘사된 봉의 형상이 그럴 듯 해 보인다. 그렇다고 이는 풍수적인 맥으로서의 연결은 아니다.

앞머리 부분인 개발되기 전의 고소대와 흑산의 모습이니 아는 분들은 설명을 들으면 금방 실감을 하고, 외지에서 온 사람도 이해가 되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알고 보면 기쁨이 두 배.
구봉산에서 여수바다를 감상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스토리텔링 소재 중의 하나 아니겠나.

여수의 구봉산은 미항과 짝 지워 하늘이 내린 선물이 분명하다.

여서신도시 -고락산 -여천  ⓒ  김배선

이러한 산이 여수사람들만의 뒷동산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감히 말한다. 대한민국의 유산이다. 정상의 폐건물 방치는 부끄럽다. 여수의 보물, 아니 대한민국의 유산인 구봉산이 품격에 어울리지 않게 관리되고 있어 아쉽다.

정상의 흉물   ⓒ  김배선
정상의 흉물  ⓒ  김배선

[편집자 소개글]
구봉산은 여수의 핵심적인 산 중 하나다. 본지는 구봉산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구봉산 이야기’를 연재할 김배선(66)씨는 <조계산에서 만난 이야기>의 저자이다. 다음카페 '조계산 연구소' 운영자이다.  해양경찰 공무원으로 오랜 기간 근무한 경력이 있다. 향토사에 관심이 많고, 조계산 주변의 '여수사건'관련 이야기 수집을 오랫동안 해오기도 했다.  현재 여수문화원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순신광장에서 진행해 온 여수문화원의 '수군출정식' 감독을 맡은 바 있다.
구봉산 관련 설화, 구전 이야기, 전설, 산과 더불어 사는 사람, 과거의 연구자등 산과 관련한 다양한 내용에 대해 제보 바랍니다.  제보 전화  010-3621-9599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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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범 2017-02-09 10:58:03
종고산에서 바라보는 장군도와 여수항도 아름답지만, 구봉산 정상에서 펼쳐지는 미항
여수는 ,바라보는 시각 차이도 있겠지만, 돌산도와 더불어, 자연의 모든것 하나 하나가
절경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여수넷통에 구봉산이야기를 연재 하기위해 ,발품을팔고 자료수집에 많은 열정과 시간과
수고를 아끼지않은, 요산점수생 인오에게 언제나 식지않은 뜨거운 심장으로,
지역사회의 이야기를 엮어내는 멋진모습을 그려보면서 오늘도 당신을 응원 합니다.
-하늘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