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하화도...겨울에 이 정도인데 꽃피는 계절이면?

출렁다리를 장구도로 옮겼더라면....

  • 입력 2017.02.13 20:57
  • 수정 2017.02.18 03:38
  • 기자명 오문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드론으로 촬영한 하화도 모습. 하화도 1/4지점에 출렁다리가 보이고 오른쪽 끝부분에 장구도 모습이 약간 보인다.
 드론으로 촬영한 하화도 모습. 하화도 1/4지점에 출렁다리가 보이고 오른쪽 끝부분에 장구도 모습이 약간 보인다.
ⓒ 이재언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이재언씨와 멀리 동해시에서 온 이효웅씨와 함께 하화도 여행에 나섰다. 하화도는 송일곤 감독의 영화 <꽃섬>의 촬영지이자  KBS <1박 2일>과 SBS <런닝맨>의 무대이기도 하다.

여수에서 남서쪽으로 22㎞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인근 바다를 자주 지나다녔지만 이상하리만큼 방문할 기회가 없었던 하화도. 몇 년 전 방문할 기회가 있었지만 무산되고 작년에는 서울에서 온 지인에게 소개만 해주고 말았다.  그런데 3명이 작정하고 나선 철이 하필이면 꽃이 다 떨어진 겨울철이다.

해마를 닮은 섬 하화도

 담벽에 그린 그림과 함께'아랫꽃섬 하화도'란 글귀가 보이는 담벼락 모습
 담벽에 그린 그림과 함께'아랫꽃섬 하화도'란 글귀가 보이는 담벼락 모습
ⓒ 오문수

 

 

 마을 뒷편에 있는 구절초 공원 모습
 마을 뒷편에 있는 구절초 공원 모습
ⓒ 오문수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발간한 <향토문화전자대전>에 의하면 하화도는  임진왜란 당시 인동장씨가 난을 피하기 위하여 이곳을 지나다가 동백꽃과 섬모초꽃이 만발하여 꽃섬이라 불렀으며, 두 개의 꽃섬 중 아래쪽에 있다 하여 하화도라 부르게 되었다.

최고 지점은 118m이다. 지질은 중생대 백악기 화성암인 중성화산암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섬 모양이 구두 모양을 하고 있다. 남쪽 해안에는 높은 해식애가 발달되어 있고 기후는 대체로 온화하고 비가 많이 내린다.

서쪽에는 장구도와 상화도 북쪽에는 백야도가 있다. 면적은 0.71㎢이며, 주요 농산물로는 고구마·보리·콩·마늘·무 등이 생산되며, 연근해에서는 잡어가 많이 잡히고, 김 양식도 이루어진다. 취락은 북서쪽 해안가에 발달해 있고 주민의 대다수가 간이 상수돗물과 우물물을 식수로 이용하고 있다.
 

 하화도 해안 모습
 하화도 해안 모습
ⓒ 오문수

 


상화도를 떠나 하화도 항구에 도착해 길가 담장을 보니 예쁜 꽃그림들이 반긴다. 해안가를 따라 길을 떠났다. 이곳 물살이 세지 않아서일까? 해안가 자갈들이 둥글지 않고 세모 네모로 각진 돌이다. 왼쪽 나지막한 산비탈 앞에 예쁘장한 화장실이 있고 뒤에는 야생화단지가 있다. 봄이면 다시 피어나기 위해 겨울잠을 자는 꽃들 앞에 팻말이 붙어 있다. 

출렁다리 공사...막산전망대에서 장구도로 연결했더라면…   

한참을 걸어 멋지게 생긴 출렁다리 공사현장으로 갔다. 23억 7천만원을 들여 건설 중인 출렁다리 공사개요를 보니 '자연생태환경이 우수한 하화도에 출렁다리를 설치해 관광지로서의 개발여건 조성과 상징성 및 예술성있는 출렁다리를 설치해 관광자원과 관광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설치했다'고 적혀있다.

출렁다리를 건너 능선을 따라 내려가니 '막산전망대'가 나왔다. 상괭이 출몰지역이라는 표지판 뒤로 개도가 보이고 고흥 나로도우주센터에 이어 사도, 낭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파란 바닷물에 햇빛이 쏟아져 반짝거리는 바다가 눈부시다.  전망대에 한국예총여수지부 소속 이해순 시인이 쓴 <하화도>시가 눈에 띄었다.
 

 하화도 남쪽해안에는 예쁜 해식애들이 잘 발달되어 절경을 이룬다
 하화도 남쪽해안에는 예쁜 해식애들이 잘 발달되어 절경을 이룬다
ⓒ 오문수

 

 

 하화도 남쪽해안에는 예쁜 절벽길이 있고 데크를 따라 걷는 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하화도 남쪽해안에는 예쁜 절벽길이 있고 데크를 따라 걷는 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 오문수

 


"바다의 길에서 만남 섬들. 발길 닿는 발걸음마다 꽃섬입니다.
바위손이며, 쑥부쟁이며, 구절초가 가을 바다로 번져갑니다.
바다가 넘쳐 하늘로 번집니다. 하늘이 바다와 하나가 됩니다.
햇살 우르르 달려와 팔딱거려도 파도와 바람은 고요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맑아지는 꽃섬. 한순간 한순간이 고요해지는 꽃섬.
섬에 오면 국화꽃 사이로 사람들이 꽃 피어요"

막산전망대에서 사방을 둘러보다 100여미터 앞에 있는 아름다운 섬 장구도가 눈에 들어왔다. 거센 파도에 깎여 멋진 절벽을 드러낸 해식애들이 정말 예쁘다. 파도에 깎여 층층계단을 이룬 아치들이 그림 같다. 퍼뜩 떠오른 생각 하나.
 

 건설 중인 출렁다리 모습
 건설 중인 출렁다리 모습
ⓒ 오문수

 

 

 막산전망대에서 100여미터 떨어진 지점에는 아름다운 장구도가 있다. 상화도 주민들은 하화도와 장구도를 거쳐 상화도까지 이어지는 출렁다리를 만들어줄 것을 희망하고 있었다
 막산전망대에서 100여미터 떨어진 지점에는 아름다운 장구도가 있다. 상화도 주민들은 하화도와 장구도를 거쳐 상화도까지 이어지는 출렁다리를 만들어줄 것을 희망하고 있었다
ⓒ 오문수

 


"아니! 하화도 본섬에서 막산전망대까지는 돌아가는 길이 있고 막산전망대에서 장구도까지는 길이 없는데 왜 하필 출렁다리를 그곳에 놓았을까? 차라리 그 돈으로 막산전망대에서 장구도를 연결하는 출렁다리를 건설했으면 훨씬 좋았을텐데…"

현재 건설 중인 출렁다리는 남쪽면이 바다에 접해 있고 상화도 쪽은 막혀 있어 걸어 다닐 수 있다. 더군다나 상화도 주민들은 하화도와 장구도, 상화도를 출렁다리로 연결해주길 희망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컸다.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인 이재언씨가 경험담을 얘기했다.

"통영의 만지도와 연대도 사이에는 출렁다리가 있어요. 이 두 섬을 연결하는 출렁다리 개통으로 하루에 수많은 인파들이 섬을 방문합니다" 

잘 만들어놓은 데크를 따라 남쪽해변을 걸으며 섬을 바라보면 그림 같은 절벽길이 곳곳에 펼쳐져 왜 하화도를 꽃섬이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눈에 거슬리는 안내판이 눈에 띄었다.  
 

 "임산물(부채손, 구절초 등) 채취금지"라고 써붙인 경고문에 쓰인 '부채손'은 '부처손'이다. 화화도 여러군데 이같은 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임산물(부채손, 구절초 등) 채취금지"라고 써붙인 경고문에 쓰인 '부채손'은 '부처손'이다. 화화도 여러군데 이같은 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 오문수

 

 

 하화도 곳곳마다 부처손이 자라고 있었다. 부처손은 습기가 있을 때는 가지가 사방으로 펴지고 건조할 때는 오므린다.
 하화도 곳곳마다 부처손이 자라고 있었다. 부처손은 습기가 있을 때는 가지가 사방으로 펴지고 건조할 때는 오므린다.
ⓒ 오문수

 


"임산물(부채손, 구절초 등) 채취금지. 위반시: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4조에 의거 5년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함"

하화도는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유명하고 해안절벽에는 부처손이 많이 자라고 있다.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기 때문에 임산물 채취행위가 많겠지만 '부처손'이 '부채손'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한 겨울인데도 하화도 양지쪽 언덕에 피어있는 국화가 눈에 띄었다
 한 겨울인데도 하화도 양지쪽 언덕에 피어있는 국화가 눈에 띄었다
ⓒ 오문수

 

 

 관광객들이 다닐 수 있도록 데크를 이용해 길을 만들었지만 소나무 밑둥이 꽉 조여 제대로 자랄 수 있을까 걱정됐다
 관광객들이 다닐 수 있도록 데크를 이용해 길을 만들었지만 소나무 밑둥이 꽉 조여 제대로 자랄 수 있을까 걱정됐다
ⓒ 오문수

 


산등성이와 해안 절벽길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하며 데크를 걷는데 또 한 가지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데크로 만든 길 중간에 자라는 소나무를 자르지 않고 살린 것은 잘했지만 소나무 밑둥이 더 자랄 수 있도록 여유 공간을 두지 않고 꽉 조여 있어 소나무가 제대로 자랄 수 있을까 걱정되었다.

국내 최초로 건설한 태양광발전소
 

 하화도 마을 뒤편에 국내 최초로 건설된 태양광발전소가 보인다.
 하화도 마을 뒤편에 국내 최초로 건설된 태양광발전소가 보인다.
ⓒ 오문수

 

 

 드론으로 촬영한 하화도(왼쪽), 장구도(하화도 끝 부분), 상화도(오른쪽) 모습. 장구도에서 상화도까지는 530여 미터 떨어져 있다. 상화도 주민들의 소원은 세섬을 출렁다리로 연결하는 것이다.
 드론으로 촬영한 하화도(왼쪽), 장구도(하화도 끝 부분), 상화도(오른쪽) 모습. 장구도에서 상화도까지는 530여 미터 떨어져 있다. 상화도 주민들의 소원은 세섬을 출렁다리로 연결하는 것이다.
ⓒ 이재언

 


마을 뒷산 정상에도 정성스럽게 야생화단지를 조성해놓고 관광객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팔각정까지 지어놓은 배려가 돋보인다. 좋은 날 또 다시 돌아올 것을 기약하며 마을로 내려오다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시공했다는 태양광발전소를 만났다.

하화도, 장구도, 상화도를 잇는 세 섬을 출렁다리로 연결하면 환상의 꽃섬이 탄생해!

하화도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배에서 상사화 꽃말이 생각났다. 상사화는 꽃이 필 때 잎은 없고 잎이 자랄 때는 꽃이 피지 않아 서로를 그리워해서 불린 이름이다.

장구도에서 상화도까지의 거리는 불과 530m에 불과하다. 상화도 주민들의 소원인 상화도와 하화도, 장구도를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오작교인 출렁다리로 연결하면 환상의 꽃섬이 탄생하지 않을까?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