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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 찾은 밥차, 답례로 쌀 1000kg 보낸 상인들

큰 불났던 여수수산시장상인회 노인복지시설에 보은의 물품 보내

  • 입력 2017.02.14 17:58
  • 수정 2017.02.18 03:35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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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수산시장상인회에서 모은 물품을 동여수노인복지관에 기증하는 모습. 왼쪽에서 두 번째가 여수수산시장상인회 김상민회장이다
 여수수산시장상인회에서 모은 물품을 동여수노인복지관에 기증하는 모습. 왼쪽에서 두 번째가 여수수산시장상인회 김상민회장이다
ⓒ 오문수

 


지난 10일(금), 여수수산시장상인회에서 동여수노인복지관에 계시는 노인들을 위해 상당량의 물품을 기증했다는 훈훈한 소식이 들려왔다. 상인회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기증한 물품은 백미 1000kg, 라면 20박스 등 250만 원이다.

상인회의 기증이 의미가 있는 것은 자신들의 처지가 어려운 가운데도 불구하고 선행을 베풀었다는 것이다. 여수수산시장은 설 대목을 앞둔 1월 15일 새벽에 큰 불이 발생해 71억여원의 피해를 입었다.

지역의 어려운 이들을 위해 '희망밥차'를 운영하고 있는 동여수노인복지관에서는 피해를 입은 상인들을 위해 이틀간 밥을 지어주며 상인들을 격려했었다. 생각지도 않은 선물을 받은 동여수노인복지관 정금칠 관장의 얘기다.

 동여수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희망밥차가 여수수산시장 화재복구현장에서 상인들에게 밥을 제공하고 있다
 동여수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희망밥차가 여수수산시장 화재복구현장에서 상인들에게 밥을 제공하고 있다
ⓒ 동여수노인복지관

 

 

 여수수산시장에 큰 불이나자 동여수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희망밥차 회원들이 피해를 입은 상인들에게 밥을 제공하고 있다
 여수수산시장에 큰 불이나자 동여수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희망밥차 회원들이 피해를 입은 상인들에게 밥을 제공하고 있다
ⓒ 동여수노인복지관

 


"지역사회에 대형화재가 발생해 위기상황에 빠졌을 때 동여수노인복지관 오감만족 희망밥차가 피해를 입은 상인들에게 이틀간 밥을 해드린 것 뿐입니다. 수산시장이 아직 정상화되지도 않았는데 후원받은 물품을 다시 지역 어르신들에게 밥을 해드리라며 물품을 보내주셨어요. 이것은 여수가 그만큼 따뜻한 정이 넘쳐나는 곳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보은의 선물을 보내기로 결정한 여수수산상인회장을 만나기 위해 임시매장으로 갔다. 여수시에서 지어준 임시매장에서 물건을 파는 할머니 한 분은 "불난 후 일부러 와서 물건을 사기도 하고 단체로 찾아와 주는 사람들이 있어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30년 동안 여수수산시장에서 장사를 하면서 10년째 상인회장을 맡고 있는 김상민씨를 만나 동여수노인복지관에 물품을 기증하게 된 연유를 들었다.

"불이나 상인들이 어려워하는데 지역민들한테 혜택을 많이 받아 조금이라도 갚자는 뜻입니다. 앞으로 시장이 정상화되면 지역민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겠습니다."

김상민씨가 불이 난 당시를 회상하며 임시매장을 준비해 준 공무원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여수수산시장상인회 김상민회장이 임시매장 앞에섰다
 여수수산시장상인회 김상민회장이 임시매장 앞에섰다
ⓒ 오문수

 


"다들 망연자실했죠. 다 끝난 줄 알고 멍하니 있었는데 시장님께서 대책을 세워 5일만에 임시매장을 설치해줘 물건을 팔도록 해줬습니다.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이 새벽까지 임시매장을 준비해주셨어요. 또한 각지에서 설 쇠라고 후원도 해주고 물건도 많이 사주셔서 평정심을 찾고 있습니다."

여수수산시장은 KB에 20억 보험이 들어있다. KB에서는 현재 실사 중이고 개인보험에 든 상인들에게는 이미 보험금이 지급됐다. "재개장을 위해 안전진단 결과를 보고 설계에 들어간 상태이며 여수시에서는 3월에 재개장할 것을 예정했지만 4월쯤 되어야 오픈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한 김 회장에게 시장이 불타고 난 후 소감을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고 더불어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나갈 때는 몰랐는데…."

옆에서 젓갈을 팔고 있는 '청정젓갈' 집 아주머니에게 경기가 어떤지 묻자 미소 띤 얼굴로 대답했다.
 

 불이난 여수수산시장 인근에 지어진 임시매장 모습
 불이난 여수수산시장 인근에 지어진 임시매장 모습
ⓒ 오문수

 


"아무래도 매출이 많이 줄었죠. 처음에는 막막하고 실감이 안 났습니다. 그래도 시에서 이렇게 임시매장을 만들어주셔서 좋아요. 요즘은 설도 지나고 대보름도 지나서 비수기입니다"

재개장을 앞둔 김상민 회장은 "기왕 수산시장을 재개장하려면 손님들이 안전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먹고 갈 수 있도록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사후약방문'이겠지만 안전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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