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요구' 뒤로 숨어버린 여수시 행정행위의 비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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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요구' 뒤로 숨어버린 여수시 행정행위의 비겁함
  • 한창진
  • 승인 2017.02.15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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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혈세로 철도 업체 광고까지 해주다니... 그것도 '주민 요구?'
2월 현재 공사중인 모습

여수시가 둔덕동 KTX 열차 모양 육교 설치에 대해서 “전라선 폐선부지 내 노후교량이 새롭게 탈 바꿈한다”는 생뚱맞은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냈다.

노후교량은 5년 전인 2011년 말에 철거되었는데, 마치 지금 철거한 것처럼 제목을 썼다. 예산 낭비라는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꼼수 표현’이라는 지적을 하고 싶어진다.

보도자료는 새로 만드는 둔덕동 육교가 “지난해 11월부터 14억여 원을 투입해 길이 55m, 폭 5.5m 규모의 강관 아치교를 건설 중으로 오는 3월중 완공한다”고 하였다.

육교를 만드는 이유가 주민들이 산책을 즐길 수 있기 위함이라고 한다. 옛 철교를 없앴음에도 인근 문치마을 주민들의 산책을 위해서 다시 14억 원을 들여 다시 육교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탁트인 시야 제공보다는 주민 산책이 우선이었다면 철교를 그대로 유지했어야 했다.

철교 없애기 전의 모습

원래 철교는 1968년 여수산단 진입 도로 개설을 위해 만들어졌다. 2011년 4월 전라선 철도가 폐선이 되고, 철교가 오래되면서 흉물스러워 경관을 해친다고 해서 인근 주민들이 철거를 요구하였다. 그래서 2011년 말 3억 원의 예산을 들여서 철거하였다.

그러나 여수시는 다시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KTX 열차 모양 육교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의 보도자료는 이런 육교를 만든 것은 지난 2011년 11월 둔덕동 주민센터에서 개최된 회의에서의 “주민들 요구”때문이라고 밝혔다.

보도자료는 또, 이후에도 주민들은 2013년 6월 12일 ‘폐선부지 공원조성 기본설계를 위한 공청회’에서 “문치가도교가 철거된 자리에 새 인도교 설치를 건의했다”고 하였다.

결국 3억 원을 들여 철교를 없앤 것도 “문치마을 주민의 요구”이고, 14여억 원을 들여서 육교를 만든 것도 “문치마을 주민들의 요구”라는 것이다. 언제부터 여수시가 요구만 하면 10몇억씩의 예산을 써서 다 들어주었단 말인가? 비겁하단 느낌이다. “주민 요구” 뒤에 숨어버리는 여수시 행정행위의 비겁함이 느껴진다.

둔덕동 내리막길에 새로 들어설 KTX 열차 모양 육교 조감도

설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왜 거기 KTX 열차가 다닌 적이 없는 폐선 부지에 KTX 열차 모양을 만든다는 것인가? 이것은 여수시 예산으로 코레일 KTX 광고를 하는 셈이 되지 않는가? 여수 초입의 매우 상징적인 지점이고, 관광여수의 포인트일 수 있는 곳에 왜 열차인가? 이런 지점에서 공청회를 열고 해서 그 결론으로 추진할 때 비로소 “주민의 요구”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비이락인가? 토건세력들과 정치권력과의 담함이 만들어낸 수도권의 막무가내식 사업들이 떠오르는 것은 억측인가?

아무리 주민들의 요구라고 하더라도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해야 하는 사업은 예산만큼의 적절한 사업인지, 다른 시급성 예산과 견줄 사업은 없는지 따졌어야 했다. 시민들의 거센 요구였다 할지라도 여수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해시키고 다른 방안을 함께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교통 시야 때문에 철거했지 않았는가? 일관성이 결여된, 사업을 편의대로 ‘주민 요구’라고만 하면 만사 오케이 라고? 아니다.

그 지역만 보더라도 시급한 사업들은 얼마든지 있다.

문치마을 주민들에게 이러한 산책로가 필요한 것일까? 지금도 문치마을로 들어가는 도로가 사방으로 뚫려 있고, 육교가 만들어진 곳은 처음부터 철도부지여서 통행은 전혀 없는 곳이다. 그 곳 주민들에게 시급한 것은 예산으로 맨드래미재로 나가는 도로를 넓혀주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친환경 시설로 만든다고 하면 처음부터 폐선부지의 철교는 철거하는 것보다 살려서 걷도록 해주면 추억을 살리는 관광 상품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철거를 강행한 것은 내리막길 교통 장애 때문이었다. 맞는 얘기다.

봉계동에서 내려오는 길이 경사가 심한데다 방향이 틀어지면서 시야를 가려 교통사고 가능성이 높다. 철거 이후 지금은 시야가 확 트여서 차량 안전 운행 거리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지만, 거대한 KTX 열차 모양 육교가 들어서면 답답하고, 당황스러운 장애물이 될 것이다

여수시가 이러한 문제 지적에 대해서 개선을 하지 않고, 오히려 생뚱맞게 주민 민원을 내세운 것은 비겁하단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전혀 소통 행정 아니다. 시민 대표 시장다운 리더쉽 아니다.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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