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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왜 한국의 ‘엘 시스테마’인지 알았다

열린챔버오케스트라 12회 정기연주회... 가난과 역경 이겨낸 감동의 하모니

  • 입력 2017.02.17 12:33
  • 수정 2017.02.17 14:35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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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저희가 살아 있는 한 아니 제가 죽은 뒤에도 우리 아이들이 그 뒤를 이어받아 열린챔버오케스트라를 이어갈 것입니다."

무대에 선 그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어느새 정한수 단장의 눈시울이 불거졌다. 예울마루 소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도 울컥했다. 그 이유는 가난한 달동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16년을 이끈 정 단장을 잘알기 때문이다.

새 희망을 노래하라!

열린챔버오케스트라 제12회 정기연주회 모습

해마다 2월이면 열린챔버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가 열린다. 언론은 이들을 한국의 엘 시스테마로 소개한바 있다. 16일 오후 7시 전남 여수 예울마루에서 ‘12회 열린챔버오케스트라 정기공연’이 시작됐다. 이번 공연 주제는'새 희망을 노래하라!'.

열린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박건욱 지휘자와 피아노 김혜진을 포함 29명으로 구성됐다. 특히 박건욱 지휘자는 화순에서 매주 연습차 여수에 내려와 아이들을 지도해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열린챔버오케스트라 정한수 단장이 박건욱 지휘자를 소개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우도풍물굿(단장 김영)과 바리톤 이중현 성악가가 협연해 관객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김영단장은 1차 촛불부터 15차까지 촛불집회를 이끌고 있다. 바리톤 이중현씨도 촛불로 맺은 인연이다. 또 여수어머니리코더합주단이 특별출연했다.

열린오케스트라 공연은 지금껏 사회자가 없다. 틀을 벗어난 공연이라 자유롭다. 중간 중간 지휘자가 교향곡에 대한 설명을 들려주며 연주를 이어간다. 또 단장이 나서 단원들을 소개하고,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도 들려준다.

지역에서 12년째 공연을 이어가다보니 꽤나 유명세를 타 12년 '단골관객'도 많다. 공연을 보러온 여서동 박아무개(47세)씨는 "위로를 받아야 할 아이들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들려주는 연주는 마음의 치유와 함께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면서 "아이들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가 더 값진 이유다"라고 공연소감을 들려줬다.

공연도 푸졌다. 특히 요즘 탄핵정국을 맞아 하이든 교향곡 101번 ‘시계’라는 교향곡을 통해 촛불집회에 지친 시민들을 위로했다. 이날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에 4곡을 더 들려줬다. 무료공연이지만 수만 원에 호가하는 오케스트라보다 값진 느낌이다. 매연 여수시가 주최한 행사인 만큼 어려운 아이들이 더 분발할 수 있도록 공연에 대한 전액지원이 절실해 보인다.

‘탄핵시계’ 연주한 열린오케스트라... “여러분 힘내시라!”

열린챔버오케스트라 정한수 단장이 공연중 오프닝 멘트를 하고 있다.
열린챔버오케스트라 제12회 정기연주회 모습

16년 전 가난을 숙명처럼 여겼던 아이들이 악기와 인연을 맺은건 정한수 목사가 운영하는 열린아동센타 공부방을 통해 무료로 악기를 배운탓이다. 가난했기에 달동네 공부방을 갔고 거기서 악기를 배울 수 있었다. 어쩌면 가난이 악기를 선물한 셈이다.

만약 할머니가 부자였다면 엄마, 아빠가 헤어지지 않았다면 어린 시절이 덜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악기를 배우면서 흘린 땀으로 가난과 불우했던 환경을 이겨냈다. 연주가 힘들때는 악기를 보듬고 많이도 울었다. 그 세월이 쌓여 16년이 흘렀다. 이제 아이들은 악기를 통해 변했고 꿈과 희망을 갖게 됐다. 꿈꾸던 음대에도 진학했고 성인이 되어 음악을 직업으로 가진 이들도 생겼다.

정한수 단장이 우도풍물굿 김영 단장을 소개하고 있다.

공연을 마친 정한수 단장은 "16년 전 악기를 시작해 초. 중. 고 그리고 대학을 졸업한 친구들이 있다"면서 "이중 업으로 하는 친구들도 있고 저같이 취미로 계속 연습해 연주하는 친구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 1년 농사가 끝났다는 그는 오늘 공연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지금 나라도 어려운데 우리 오케스트라 어렵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힘내시라. 그동안 광무동 시민회관뒤 어려운 지역에서 열린지역아동센타에서 공부한 아이들이 졸업후 사회에 나가 연주와 레슨을 하면서 방과 후에 후배들을 지도하며 악기를 배우면서 커오고 있습니다. 여기계신 여러분들의 사랑에 힘입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 친구들이 음악을 통해 더 건강하게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후원도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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