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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명남 시민기자 8년, 이제는 '베테랑 기자'

오마이뉴스 '명예의 전당 으뜸상'수상

  • 입력 2017.02.20 23:55
  • 수정 2017.02.21 08:59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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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심명남 기자는 여수넷통 창립5주년 기념식에서 특종상을 수상한 베테랑 기자다. 그리고 시민기자다. 그는 여수 산단의 직장인이고 노조원이다. 한 때 노동조합 상근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심명남 기자는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면서 ‘뉴스게릴라’가 되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는 슬로건을 내건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게재해 그는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을 수상했다. <오마이뉴스> 창간 17주년을 맞아 17일에는 <명예의 전당 으뜸상>을 수상했다. 시민기자 ‘뉴스게릴라’인 여수산단 노동자 심명남 기자를 만나본다.

 

시민기자 명예의 전당 '으뜸상' 메달

- 축하한다. 오마이뉴스의 ‘으뜸상’이란 어떤 상인가?

“오마이뉴스에 글을 쓴지 8년 만에 시민기자 명예의 전당 '으뜸상'을 수상했는데,  이 상은 메인 톱(오름, 으뜸)기사 100개를 채운 시민기자에게 주는 상이다. 나는 지금껏 770건의 기사를 썼다. 8년간 770건의 기사 중에 편집국으로부터 100건의 기사가 비중있는 메인기사로 채택되었단 얘기다. 그 기념으로 상을 받았다고 본다. 기쁘고 감사하다. 지금의 제가 있도록 잘 내조해준 아내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

- 그간 다른 상도 많이 받았다. 다 의미 있을 텐데, 수상내역 몇 가지만 소개해 달라

“처음에는 정식기사로 채택된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평범한 시민기자였다. 4년이 지난 어느 순간, 시민 기자들이 이러저러한 상를 받는 걸 보고는, 나도 상 한번 타보는게 소원이란 생각을 가졌다. 그러면서 내 글이 왜 주목을 못 끄는지 고민했다.  그러면서  기사를 치열하게 써보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어느 시점을 넘으니 글이 확 달라졌다는 평을 받았다. 

어느면에서는 그동안 운 좋게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내겐 모두 값진 상이다. <오마이뉴스>에서 주는 상이었지만 수상내역은 그 신문사 기준대로 받았는데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과 <여수넷통뉴스>에서도 2013년 <시민기자상>, 2016 <특종기자상>을 수상했다.

- 처음에 어떤 맘으로 시민기자가 되려고 했나? 계기가 궁금하다.

“청년 시절에는 정의감 같은게 있었다.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당시 젊은이들의 일반적인 속성 그대로 사회에 좀 반항적이었다. 그래서 회사 입사 후 노조활동에 적극적이었다. 그런데 계속 회사가 진급에서 누락시킨 적이 있었다.  노조활동 탓에 불이익이 있었던거다. 그래서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노조 임원선거에 나갔고, 전임자로 활동을 하기도 했다. 같이 활동하던 노조 위원장이 구속 당하기도 하고 그랬다.

그 당시 노조 소식지를 만들었는데 거기에 글을 많이 썼다. 정당한 주장을 풀어나가는 글이었다. 그게 나중에 보니 글쓰기에 도움이 컸다.

이후 임기를 마치고 현장에 내려오면서 시민 기자 활동을 하게 됐다. 처음에 기사를 어떻게 쓰는지 몰라 기자양성 학교인 강화도 ‘오마이 스쿨’에서 시민기자학교를 수료했다. 2009년 2월 아들의 유치원 졸업식 이야기가 정식 기사로 채택된 게 '기자'로서 첫 기사였다.”

- 그동안 특별히 기억에 남는 기사나 얘기하고 싶은 기사가 있다면...

“좋은 일도 많았지만 힘든 일도 겪었다. 많은 기사 가운데 출입국관리소에서 수감된 외국인 노동자의 아픈 사연이 기사로 나간 후 해결됐다. 또 여수보육원의 문제점을 계속 보도해, 오히려 기자인 내가 고발당했지만 법원에서 끝내 이겼다.

그리고 '여수시에서 붕괴 직전인 장애인복지관을 또다시 진단만 한다'는 비판 기사에 여수시가 바로 해명 보도자료를 냈다. 이후 50억 원을 들여 장애인종합복지관을 신축하기로 결정한 것은 큰 보람이다. 기사의 힘을 실감한 사건이었다. 또 작년에는 어버이날을 맞아 어머니에 대한 기사를 썼더니 <KBS 황금연못>에 방송 출연제의가 들어왔다. 아들과 어머니의 이야기가 전국에 방영돼 자식으로서 방송 출연이라는 큰 추억을 어머님께 선물했다.”

지난 17일 시상식에서 '명예의 전당 으뜸상' 메달을 받고 오연호 대표와 기념촬영을 히고 있다.

- 교대근무를 하는 여수산단의 노동자인걸로 알고 있다. 비번과 휴일을 활용하면서 틈나는 대로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해야할텐데 어떤 식으로 시간 관리를 하나?

“교대근무를 한지 어느덧 24년째다. 석유화학공장은 긴장의 연속이다. 글쓰기 역시 긴장을 놓아선 안 된다. 둘 다 ‘스릴’을 느낀다는 공통점이 있다. 교대근무 비번때 집에만 있으면 더 피곤하고 무료할 수 있다. 취미를 살리거나 다양하게 살아가는 산단의 노동자들을 보게 된다. 다들 뭔가 하는 사람들은 부지런하고 열심히 산다. 나는 비번때 우선 순위를 기사 작성에 둔다. 기사를 위해서 취재하고 늘 발로 뛴다.

틈나는 대로 취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피곤할 겨를도 없다. 또 하나는 휴가를 아낀다.  중요한 취재를 위해서 아낀 휴가를 활용하기도 한다. 직장생활과 시민기자 생활을 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고 본다. 다행히 어린 시절부터 시골출신이어서인지 부지런함이 훈련이 되어 있어 다행이다. 게으르다는 평가를 받는 생활패턴이었다면 으뜸상 수상도, 이렇게 '심 기자'라는 호칭도 못들었을 것이다."

- 그런 열정적인 삶이 베테랑 기자로 우뚝 서게 했다. 시민기자라는 호칭보다는 지역에서도 워낙 넓은 영역의 다양한 분야를 취재하고 있어서 대부분 자연스럽게 ‘심기자’라고 부른다. 그 호칭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지역에서 저를 직업기자로 아는 분들이 많다. 다양하게 취재를 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 실은 한 때 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는데, 시민기자 활동을 통해 그 꿈을 이뤘다. 자연스럽게 기자라는 타이틀이 붙다 보니 모든 행동이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현장 취재할 때 '시민기자'라고 하면 좀 하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점 때문에 더 노력했을 것이다. 흔히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고 한다. 역시 기자도 기자증이나 기자 명함이 아닌 기사로 말해야 한다. 그걸 증명하고자 더 열심히 뛰려고 하고 있다.”

- 방치하고 있는 여수의 거북선 기사는 돋보였다. 누구나 보고는 지나쳤지만 심 기자에게는 달리 보였다. 무엇이 ‘기사거리’인가. 이게 고민인데 어떤가?

“사실 전라좌수영의 본영이자 거북선의 도시를 표방하는 여수시가 아직도 육상에 거북선을 전시하고 있다. 이것은 탁상행정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는 현실이다. 26억을 들여서 거북선을 원형 복원한 이유는 누가 뭐래도 해상에 띄우려는 것 아니었겠나?

실은 기사 쓰려고 간 게 아니라 관객으로 구경갔는데, 비가 셌다. 비 몇 방울 온다고 물이 셀 정도면 바다에 띄워 놓으면 어찌될지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어 기사를 쓰게 되었다. 작은 관심을 갖고 보면 우리 주변에 기사거리는 널려 있다. 운 좋게 특종 기자상을 두 번 받은 거북선은 보도 후 보완을 마쳤다. 그리고 여수시가 내년 신항이 완공되면 해상에 띄우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것 역시 기자로서 보람이다”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보면서 언론의 역할에 대한 얘기가 많다. 시민 기자로서 어떻게 보는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왜 일어났나? ‘기레기’ 언론 탓이다. 언론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언론구조가 너무 중앙위주다. 지방분권시대에 언론의 시각도 확 바뀌어야 한다. 독자들도 지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민에게 지역 언론의 역할은 크다. 하지만 지역 언론에 종사하는 인력들의 처우가 너무 박하다. 지역에서 언론인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뒷받침이 됐으면 좋겠다."

취재중인 심명남 기자

-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거나, 꼭 다루고 싶은 기사가 있는가?

“<오마이뉴스>와 <여수넷통뉴스>에 글을 쓰다 보니 제보가 많다. 부분적으로 취재에 들어가 보면 사안이 만만찮은 건들이다. 빨리 다루지 못해 그분들께 미안한 맘뿐이다. 올해는 제보기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 직장과 시민기자, 두 가지를 앞으로도 계속 병행할건가?

“그렇다.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다. 세상이 갈수록 좋아져야 하지 않겠나? 어디에 몸을 담든 사회구성원의 한 사람으로도, 나에게 시민기자 직책이 결코 흠이 아니다. 직장생활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고 활동한다. 오히려 책잡히지 않도록 교대근무에 더 열심히 하고, 내 직무에 충실한다고 자부한다. 시민기자는 자연스럽게 내게 역할이 주어진거다. 더 겸손한 맘으로 성찰하고 주어진 삶에 충실하면 병행에 문제 없다고 본다.”

- ‘여수넷통뉴스’도 네트워크로 소통하는 방식이고 시민이 누구나 기사를 작성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시민들이 접근하는데 쉽지가 않다. 묘책이 없겠나? 또 시민 기자에 관심 있는 독자를 위해 어떤 용기가 필요한지 안내도 부탁한다.

“언론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언론은 특정한 이들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본다. 이미 1인 미디어 시대 아닌가? 시의원, 자영업자, 정치가, 시민운동가도 누구나 전문분야에서 글을 쓸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유도하면 좋겠다. 다만 고소 고발이나 송사가 따를만한 글은 편집부가 잘 검토해서 처리해야 한다. 관심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시민기자다. 주저 말고 도전해 보시길 강력 추천한다.”

- 기사 쓰는 데 아이디가 ‘뚝심’이다. ‘뚝심이 있는 기자’라는 의미일거라고 본다. 독자들로부터 어떤 기자라는 말을 듣고 싶은가? 앞으로 계획은?

“뚝심은 강자에게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기자는 아름다운 글만 쓸 순 없다. 때론 화끈하게 후려칠 수 있는 강단도 필요하다. 760꼭지를 쓰다 보니 지금은 베테랑 말을 듣지만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두렵기도 했다. 이제 기사 쓰는 게 두렵지는 않다. 정보가 부족해서, 부지런하지 못해서 못 쓸뿐,  내 스스로 성역은 없다. 직장인이면서 '시민기자'라는 또 다른 내 역할이 지역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쓰이길 바랄뿐이다.

그리고 그 동안 쓴 글을 갈무리해서 특정 주제 위주건, 망라를 하건 구상중인데, 책을 펴낼 계획이다.”

 

17일 다른 수상자들과 기념 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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