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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만들 때 쓰는 그 '김', 이렇게 만듭니다

완도군 일대의 김 양식장과 공장을 방문하다

  • 입력 2017.03.09 17:17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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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 27개의 김공장이 있어 완도 김생산의 60%를 점했던 넙도 방축리 모습. 하지만 현재는 물김을 생산하는 7가구와 4개의 공장만 남았다. 드론으로 촬영했다.
▲  한 때 27개의 김공장이 있어 완도 김생산의 60%를 점했던 넙도 방축리 모습. 하지만 현재는 물김을 생산하는 7가구와 4개의 공장만 남았다. 드론으로 촬영했다.
ⓒ 이재언

 


한국은 세계 7위의 수산양식강국으로 김·다시마·미역 생산량은 4위다. 2월 말과 3월 4일, 5일 연 2주에 걸쳐 완도군 일대 10여 개의 섬과 바다를 돌아보며 양식장 규모에 감탄했다. 어부들이 공들여 바다에 설치한 시설물들이 수십억 개쯤 될 것 같다. 

한 때 완도 김 생산량의 60%를 점했던 넙도
 

 물김 120킬로그램 한 포대에 13만 8천원으로 작년보다 3만원 올랐다고 한다
▲  물김 120킬로그램 한 포대에 13만 8천원으로 작년보다 3만원 올랐다고 한다
ⓒ 오문수

 

 

 바다에서 금방 물김을 채취해 수매를 기다리고 있는 배. 작은 배로 보이지만 척당 700만원 정도의 물김이 실렸다고 한다
▲  바다에서 금방 물김을 채취해 수매를 기다리고 있는 배. 작은 배로 보이지만 척당 700만원 정도의 물김이 실렸다고 한다
ⓒ 오문수

 


배를 빌려 타고 섬을 돌아보기 위해 선창가에 서 있다가 30년째 김공장을 운영하는 김상수(50세) 사장을 만나 넙도 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다. 김의 주산지였던 넙도에는 한 때 김공장이 27개나 돼 완도 김 생산의 60%를 담당했었다. 그러다 전복이 돈이 된다는 소문이 나자 너도나도 전복양식에 나섰고 현재 돌아가는 김공장은 4개뿐이다. 

물김을 생산하는 7가구 어민들은 요즈음 얼굴이 밝아졌다. 배에서 크레인으로 퍼올리는 물김(120㎏) 한 마대 값이 작년보다 3만 원 올랐기 때문이다. 완도소안수협 노화지점에 근무하는 이승화씨의 말에 의하면 2016년 넙도에서 물김을 생산하는 7가구에서 생산한 액수가 11억 원 정도라고 한다. 김발이 많은 가구에서는 연간 3억 정도를 번다. 이승화씨가 입을 열었다.

"소득은 높지만 추운겨울에 작업하기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 넙도요? 김 소득이 높아 옛날에는 지나가는 개도 500원짜리를 물고 다녔다고 했습니다. 엄청났죠."
 

 바다에서 들어온 물김은 세척과정을 거쳐 다음공정으로 넘겨진다. 세척과정에서 발생한 이물질 모습
▲  바다에서 들어온 물김은 세척과정을 거쳐 다음공정으로 넘겨진다. 세척과정에서 발생한 이물질 모습
ⓒ 오문수

 

 다른 지방 김은 엽체가 넓어 구멍이 나지만 넙도 김은 엽체가 넓지 않아 김밥용으로 좋다. 엽체는 김 잎파리를 말한다
▲  다른 지방 김은 엽체가 넓어 구멍이 나지만 넙도 김은 엽체가 넓지 않아 김밥용으로 좋다. 엽체는 김 잎파리를 말한다
ⓒ 오문수

 


물김 실은 배가 하역장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리던 김상수 사장이 "넙도에서 생산한 김은 대부분 외국으로 수출하거나 김밥집에 납품한다"며 넙도 김이 좋은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줬다.

"우리나라 김은 대부분 내만에서 생산하지만 넙도 김은 추자도 근방인 외만에서 생산합니다. 넙도에서 한 시간정도를 가지요. 추자도 근방은 수심이 깊으면서도 뻘밭이라 김이 맛있어요. 초기에 김활성제를 한번 밖에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른 지방 김은 엽체가 넓지만 넙도 김은 좁아요. 엽체가 넓으면 구멍이 많아 김밥용으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넙도 김이 대우받는 비결, 청정수로 가공해
 

 완전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김가공공장의 생산현장 모습
▲  완전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김가공공장의 생산현장 모습
ⓒ 오문수

 

 

 바다에서 생산된 물김을 수조에 넣은 후 세척하고 있다
▲  바다에서 생산된 물김을 수조에 넣은 후 세척하고 있다
ⓒ 오문수

 


김상수씨가 넙도 김이 좋은 또 다른 이유를 보여주겠다며 공장으로 초대했다. 그가 공장에서 바가지로 떠준 것은 청정수였다. 공장에서 약 1㎞쯤 떨어진 불등마을에는 맥반석에서 청정수가 나온다. 김공장에서는 파이프를 통해 청정수를 받아 세척과 가공을 한다. 옆에 서있던 지인이 김사장을 거들었다.

"전에 완도 김을 구매하려던 일본 바이어가 다른 곳 김공장에 들러 수질을 보고 발길을 되돌렸지만 넙도 수질을 점검한 후 '오케이' 했어요." 

물김을 생산하는 어민들이 김생산을 꺼리는 이유가 있었다. 9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의 추운 겨울에 물김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수씨가 가슴 아픈 사연을  전해줬다.

"물김을 채취하러 갔던 부부가 사망하기도 했고 또 다른 이웃은 남편은 죽고 부인만 살아 돌아오기도 했어요. 힘들고 위험해서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4억 5천만 원을 들여 전자동 김가공 기계를 설치한 OO수산에 들러 김가공 현장을 둘러보았다. 깨끗한 외관을 지닌 공장에 들어가 보니 내부도 깨끗할 뿐만 아니라 모든 시설이 자동화되어 사람의 힘이 필요 없을 것 같다.
 

 김을 맛보라며 가스불로 구워주는 OO수산 남점룡 공장장
▲  김을 맛보라며 가스불로 구워주는 OO수산 남점룡 공장장
ⓒ 오문수

 


사람이 필요한 분야는 바다에서 물김을 생산한 후 세척 수조에 넣어주고 생산한 제품을 모아 박스에 담는 일만 담당한다. 공장장인 남점룡(52세)씨가 바다에서 생산한 물김을 수매하여 수출하기까지의 전과정을 설명해 줬다.

물김수매 - 세척 - 이물질 제거(2회) - 절단 - 숙성 - 조합 - 가공 - 건조 - 포장 - 수출

"전국 물김 생산량의 10%를 완도가 담당한다"고 설명해준 완도군청 해조류담당 고철휴씨가 특히 넙도 김이 대우받는 이유를 설명해줬다.

"넙도 김이 품질이 좋은 이유는 수질이 좋고 외만에서 생산할 뿐만 아니라 바다에 무기질이 풍부하고 밀식하지 않아 충분한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건조단계로 들어가기 직전의 김가공 공정 모습
▲  건조단계로 들어가기 직전의 김가공 공정 모습
ⓒ 오문수

 


사과와 소고기보다 훨씬 많은 비타민 보유한 김

완도군 노화읍에서 밝힌 김의 성분과 효능을 보면 다음과 같다.

단백질, 칼륨, 비타민, 인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
혈중 콜레스테롤 및 동맥경화 위험성 저하. 암 예방. 노화방지    
비타민 C(노화방지) - 사과 10배, 쇠고기 50배
비타민 B1(두뇌발달)- 쇠고기 10배, 조기 30배
칼슘 - 쇠고기 100배
남성의 정자생산에 필수성분인 아연함유 (5.1㎎)


김생산 환경 조건을 보면 어민들이 얼마나 힘든가를 이해할 수 있다. 시설 (9월 하순) - 초벌김(11~12월) - 두벌김(1~2월) - 끝물김(3~4월). 힘들고 춥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기피할 뿐만 아니라 작업인부 관리가 힘들어 부부가 작업에 나서는 복장을 보니 완전무장한 군인 같다.

겹겹이 입은 옷에 방수복을 걸치고 얼굴만 빼고는 두건을 썼다. 배를 빌려 타고 바다에 나가니 경칩이 지났는데도 손이 시리다. 풍랑과 싸우며 차가운 겨울바다에서 맛있는 김을 생산하는 어부들에게 감사드린다.  
 

 완전자동화된 OO수산의 김가공공장 모습. 김 한 속은 100장으로 연간 40만속을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  완전자동화된 OO수산의 김가공공장 모습. 김 한 속은 100장으로 연간 40만속을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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