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섬 이름이 '새'와 '벌레'라서 갈등, 개명한 곳은?

새를 닮아 앞 섬 충도를 잡아먹는 형세라 분쟁 후 개명해

  • 입력 2017.03.10 12:50
  • 수정 2017.03.11 12:52
  • 기자명 오문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를 닮아 조도라 불렸다가 이웃한 충도 주민들과 분쟁을 겪은 후 개명한 신도 모습. 드론으로 촬영했다.
▲  새를 닮아 조도라 불렸다가 이웃한 충도 주민들과 분쟁을 겪은 후 개명한 신도 모습. 드론으로 촬영했다.
ⓒ 이재언

 


"왜 신도라고 불렀습니까? 혹시 기독교 신도가 많은 것 아닙니까?"
"아니요. 신도와 충도 주민 간에 분쟁이 있고 난 후 개명했대요."


섬 전문가이자 동행한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이재언씨와의 대화다. 무슨 뜻인지 몰라 검색을 해보고 나서야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새 모양을 닮은 신도는 원래 조도(鳥島)라 불렸다. 2.7㎞ 떨어진 곳에 있는 충도(忠島)가 충도(蟲島)로 불릴 때 새가 벌레를 잡아먹는 형세였다.
 

 금당도에서 신도로 가는 길에 만난 멋진 바다와 섬 모습에 흠뻑 취했다
▲  금당도에서 신도로 가는 길에 만난 멋진 바다와 섬 모습에 흠뻑 취했다
ⓒ 오문수

 


이름 때문에 두 섬 주민간에 분쟁이 생기자 '조도(鳥島)'는 '신도(身島)'로 개명했다. 한편 섬의 모양이 사람 얼굴을 닮아 신도라고 하였다는 설도 있다.

신도 일대 바다...전국 최고의 다시마 생산지  
 

 아담한 신도항 모습으로 양식장에 쓸 도구들이 쌓여 있었다
▲  아담한 신도항 모습으로 양식장에 쓸 도구들이 쌓여 있었다
ⓒ 오문수

 

 

 멸치를 삶는 멸막 모습으로 신도 선창가에 있다
▲  멸치를 삶는 멸막 모습으로 신도 선창가에 있다
ⓒ 오문수

 


완도군 금일읍 척치리에 있는 신도는 동경 127°03′, 북위 34°23′에 위치하며, 평일도와 금당도 사이에 있다. 완도읍에서 북동쪽으로 약 20㎞ 떨어져 있고 면적1.0㎢, 해안선 길이 5.0㎞의 자그마한 섬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의하면 지질은 대부분 산성화산암류로 이루어져 있다. 비교적 기복이 큰 산지(최고 높이 179m)로 이루어졌으며 능선과 골짜기가 뚜렷하게 형성되어 있다.

이에 따라 골짜기는 깊고 경작지는 협소하다. 해안은 암석해안이 대부분이며, 사빈해안은 만입부에 소규모로 분포한다. 산의 경사가 급하고 피복식물이 많아 뱀이 많다. 1월 평균기온은 1.9℃, 8월 평균기온은 25.1℃, 연강수량은 1282㎜이다.
 

 양식장에 다녀온 아주머니가 물청소를 하고 있다. 생활력 강한 어민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  양식장에 다녀온 아주머니가 물청소를 하고 있다. 생활력 강한 어민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 오문수

 


현재 18가구 39명의 주민이 사는 섬에 논은 없고 밭 0.75㎢, 임야 0.25㎢가 있다. 주민 대부분이 농업과 어업을 겸하며 농산물로는 쌀보리·감자·콩 등이 약간 생산된다. 근해에서 도미·농어·장어 등을 비롯하여, 낙지·전복·새우 등이 잡힌다. 김·미역·다시마 외에 넙치와 볼락 양식도 이루어진다

신도와 충도를 포함하여 평일도 일대는 전국 다시마 생산량 7만4626톤의 70%인 5만2238톤을 생산해 160억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전체 가구 중 3분의 1이 다시마를 생산하는 다시마 섬이다.

조그만 섬을 돌아다닐 때 느끼는 애로사항 중 하나는 식당이 없어 밥 사먹을 곳이 없다는 것이다. 여수에서 새벽 4시에 나서 아침도 굶고 점심시간이 다 되었는데 밥 사먹을 데가 없다. 배낭 속에는 쌀국수 두 개와 귤이 전부다. 날씨가 좋아 주민 대부분이 바다에 갔는지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아침도 굶고 점심시간이 다 되어 배낭속에 든 쌀국수에 사용할 따뜻한 물을 요청하자 신도교회 전도사님이 맛있는 밥과 반찬을 내왔다.
▲  아침도 굶고 점심시간이 다 되어 배낭속에 든 쌀국수에 사용할 따뜻한 물을 요청하자 신도교회 전도사님이 맛있는 밥과 반찬을 내왔다.
ⓒ 오문수

 

 

 교회로 올라가는 길에 수령 500년쯤 되어보이는 팽나무가 죽어있었다. 한참 때는 마을주민들의 쉼터가 되고 어린이들의 놀이터가 되었을 나무가 고목이 되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  교회로 올라가는 길에 수령 500년쯤 되어보이는 팽나무가 죽어있었다. 한참 때는 마을주민들의 쉼터가 되고 어린이들의 놀이터가 되었을 나무가 고목이 되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 오문수

 


하는 수 없어 교회를 찾아가 따뜻한 물을 달라고 하자 전도사님이 따뜻한 밥과 맛있는 반찬까지 내왔다. 작은 섬을 돌아다니다 보면 교회가 섬 주민들의 구심점인 경우를 여러 번 보았다. 어린아이들 소리가 나지 않는 곳에 목사자녀들이 재잘대는 소리가 정겹기만 하고 소규모학교를 유지하는데 기여하기도 한다.    
 
교회로 가는 길가에 수령 500년쯤 되어 보이는 팽나무가 죽어있었다. 주민들로 가득했을 때 동네 주민들의 그늘이 되고 어린이들의 놀이터가 되었을 고목이 오늘따라 마음을 심란하게 한다.

노인들만 남은 섬. 30년 후면 빈집만 남고 저 팽나무처럼 쓸모없는 무인도가 되지 않을까? 섬을 살리는 방도를 찾아야 한다.

저작권자 © 여수넷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