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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 귀촌하는 섬 '충도'

한때 전국 최고의 수출용 김 생산지... 현재는 미역 전복 다시마 주로 길러

  • 입력 2017.03.15 13:05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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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론으로 촬영한 층도 모습
▲  드론으로 촬영한 층도 모습
ⓒ 이재언

 


지난 주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이재언씨와 함께 충도를 방문했다. 충도는  완도에서 동북쪽으로 30㎞ 해상에 위치하며, 부근에는 평일도, 금당도, 비견도, 신도, 허우도 등이 있다. 행정구역은 완도지만 생활권은 고흥 녹동이다.

평일도에서 북동쪽으로 1.2㎞ 지점에 있는 섬은 동경 127°13′, 북위 34°13′에 위치하며 면적 1.20㎢, 해안선 길이 9.0㎞의 작은 섬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의하면 조선 효종 때 고흥에 살던 경주 최씨 최시덕 일가가 뗏목을 타고 유랑하다가 이 섬에 정착한 이후로 사람이 살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당산에서 내려다 본 충도 마을 모습
▲  당산에서 내려다 본 충도 마을 모습
ⓒ 오문수

 

 

 동네 내력을 이야기하는 노인들. 한 때는 앞바다를 주름잡았을 노인들도 시간 앞에는 장사가 없었다. 자식들이 보내주는 용돈과 국가에서 주는 연금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  동네 내력을 이야기하는 노인들. 한 때는 앞바다를 주름잡았을 노인들도 시간 앞에는 장사가 없었다. 자식들이 보내주는 용돈과 국가에서 주는 연금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 오문수

 


섬 명칭 유래가 재미있다. 각종 벌레가 많이 서식하여 '충(蟲)' 혹은 '(虫)'자를 지명에 사용하였으나 일제강점기 이후 섬 모습이 '충(忠)'자를 닮았다고 하여 충도(忠島)로 개칭되었다고 한다.

한편 충도에서 2.7㎞ 떨어져 마주하고 있는 섬의 이름이 조도(鳥道, 현재의 신도)인 관계로, 새에 잡아먹히는 형국이라 하여 '충(忠)'자로 바꾸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질은 주로 산성화산암류와 화강암류로 형성되어 있다. 북쪽은 기복이 비교적 큰 산지(최고 높이 219m)로 이루어져 있으나 남쪽은 경사가 완만한 구릉성산지로 되어 있다. 해안은 암석해안을 이루는데, 북쪽을 제외한 해안에는 깊은 만입(灣入)이 형성되어 있다. 1월 평균기온은 1.9℃, 8월 평균기온은 25.1℃, 연강수량은 1282㎜이다.

동·서쪽에 만이 돌출하였고 서쪽의 충도만을 중심으로 취락이 발달하였다. 내륙 쪽은 산지가 많으며 중앙과 남부에 펼쳐진 저지대에 농경지가 형성되어 있다.

농산물로는 쌀·보리·고구마가 생산되며 주변 수역에서는 고등어·전갱이·갈치·새우·도미·방어 등을 어획한다.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한국 최고의 수출용 김 생산지로 높은 소득을 올렸고, 최근에는 미역, 다시마, 톳, 전복 등의 양식을 하고 있다.
 

 마을 가운데 있는 효자 효부상 모습이 이채로웠다
▲  마을 가운데 있는 효자 효부상 모습이 이채로웠다
ⓒ 오문수

 

 

 한 아주머니가 바다에서 채취한 미역을 담장에 말리고 있다
▲  한 아주머니가 바다에서 채취한 미역을 담장에 말리고 있다
ⓒ 오문수

 


학교가 있었던 자리에는 경로당, 마을회관, 보건진료소, 어린이놀이터가 자리하고 있다. 마을 최상층부에 학교 건물 비슷한 게 보여 마을 노인들에게 물으니 당산이라고 한다.

노인 한 분은 "5백년 묵은 당산나무가 신들린 나무예요. 마을 사람 하나가 그 나무를 건드렸다가 죽다 살아났어요"라고 일화를 말해줬다. 70세대 140여명의  주민이 사는 충도이장 이태승(59세)씨는 젊은이들이 들어오는 섬이라고 한다.

"한 때 김 생산량이 전국 최고에 달한 섬입니다. 요즘은 미역, 전복, 다시마를 주로 하죠. 젊은 사람들이 해먹고 살기 좋아서 그런지 젊은이들이 들어옵니다. 제 나이 아래로 20명 정도 되니까요."

마을을 돌아보고 선창가로 나가니 외국인 여성 두 명이 작업을 마치고 들어온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하바로프스크에서 3일 전에 왔다는 여성들은 한국말과 영어를 거의 못했다. 선장인 이태빈(44세)씨와 만나 외국인 여성을 고용하게 된 사연을 들었다.
 

 다시마 양식장에서 일하고 돌아온 러시아 여인들에게 카메라 앵글을 맞추자 멋지게 폼을 잡았다
▲  다시마 양식장에서 일하고 돌아온 러시아 여인들에게 카메라 앵글을 맞추자 멋지게 폼을 잡았다
ⓒ 오문수

 

 

 다시마 양식장에서 일을 마치고  방금 선창가에 오른 러시아 출신 여인들, 블라디보스톡과 하바로프스크에서  왔다고 한다. 먹고 자고 일당 8만원이란다
▲  다시마 양식장에서 일을 마치고 방금 선창가에 오른 러시아 출신 여인들, 블라디보스톡과 하바로프스크에서 왔다고 한다. 먹고 자고 일당 8만원이란다
ⓒ 오문수

 


"두 여성은 미역과 전복 다시마 양식장에서 일해요. 먹여주고 재워주면서 일당 8만원을 줍니다. 한국인들은 똑같이 먹고 자면서 일당 8만원을 준다고 해도 일할 사람이 없어요. 저도 도시에서 가구 판매업을 하다 고향으로 들어왔는데 도시보다 벌이가 낫죠. 요사이 도시경기가 나쁘고 사업이 안 되니까 귀촌하겠다며 문의하는 사람이 10명 정도 됩니다."  

전국을 돌아다녀 보면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섬을 돌아다녀 보면 일할 사람이 없어 애 태우는 경우를 본다. 이들이 먹고 자고 살 만큼의 돈도 벌 수 있는 섬을 활용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은 망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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