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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홋카이도 양조장 견학기(7)

오또코야마 주조장 편

  • 입력 2017.03.17 11:37
  • 수정 2017.04.28 05:31
  • 기자명 장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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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또코야마 주조공장 정면

<오토코야마 주조공장(男山酒造)>

오토코야마는 일본 전통주인 사케를 생산하는 홋카이도 대표적인 주조공장이다. 1697년에 일본본토에 있는 이타니현에서 양조를 시작하였는데, 그 때가 에도시대인 도꾸가와 시기부터이다. 그 때부터 벌써 일본의 대표 명주였는데, 1859년부에 이곳 홋카이도 이전하였다고 한다. 일본의 사케는 제조방법이 별다르게 특이한 것은 아니다. 어찌보면 가장 평범하게 표준화되어서 매뉴얼화가 되어 있는 셈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생기는 변화를 어떻게 다루어 갈 것인가. 어떤 원료를 사용할 것인가 등등 과정의 문제가 술을 결정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오또코야마 주조공장이 상표, 흔히 일본사케라고하면 쉽게 접하는 상표이다.

이 오토코야마 주조는 쌀을 씻고, 기계를 세정하는 등 대량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질 좋고 풍부한 물이 필요하다보니, 만년설에 의한 물이 풍부한 이곳 홋카이도가 가장 적절한 곳이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처절한 장인 정신인가.

오또코야마 공장 내부 시설

바로 이것이 일본이 누리는 자연적인 특혜가 아닌가 싶다. 어떤 자연환경인가. 일단은 가장 첫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외부의 침략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민족은 기마민족이다. 어찌보면 이곳 저곳을 떠도는 유랑족이었다고 할까. 만주벌판에서 활보하다가 어찌어찌하여 한반도에 눌러앉아 이제 짐풀고 살아볼까 하였더니 꺼뜩하면 이놈, 저놈이 쳐들어와서 휘젓고 간다. 정착할 틈새 없이 늘 휘둘린 것이다. 그것도 부족하여 지배계급은 기술자를 종놈 취급을 하고, 그저 나 하나 살기에 껄떡거렸던 것으로 보면 장인정신이 들어설 틈새가 있기나 했는가. 그에 비하면 일본은 도꾸가와 이후 평화가 정착이 되면서 기술자가 대우받는 세상이 되니, 장인정신이라는 삶의 철학이 제대로 정착이 되었다고나 할까. 이런 환경의 특혜를 생각하면 그것이 부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사케는 쌀로 빚은 술인 만큼 주로 쌀 수확이 끝난 10월부터 3월까지 엄동에 술제조를 한다. 이 오토코야마의 제조공정을 보면

오또코야마에서 사용하는 쌀의 정미비율
좋은 술을 만들 때는 정미율도 높다. 정미를 38%까지 한다는 것은 쌀을 도정해서 깎아내는 것이 62%이고 남는 부분이 38%라는 것이다.

1. 정미하기 : 현미의 겉부분은 비타민과 단백질, 지방질이 많아서 제조공정에 있어서 발료의 움직임을 과도하게 촉진시켜 향미의 밸런스를 나쁘게 하여 복합적인 맛으로 변하게 한다. 그러다보니 겉부분을 깎아서 순수한 전분질에 가까운 순미라는 하얀 부분이 나올 때 까지 정미를 한다. 일반적으로 정미비율은 현미를 100으로 보았을 때 남은 비율을 말한다. 그러나 제조자들은 반대로 정백률이라고 해서 깎아낸 부분이 얼마인가를 말하기도 한다. 이 깎아낸 비율을 정백률이라고 한다. 정미 60%라고 하면 남아있는 것이 60%인데, 이것을 정백으로 한다면 40%가 된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정미를 하면 정미기에서 마찰에 의하여 상당한 열을 갖게 되므로 쌀안의 수분도 날아가고 하여 바로 물에 불리면 갈라지고 흡수가 고르지 못하므로 2-3주에 걸쳐서 그늘진 곳에서 보관하여 건조시킨다.

쌀을 씻을 때는 밥할 때 처럼 빡빡 문질러서 씻는 것은 아니다. 빡빡 문질러서 씻는다면 쌀알이 깨지기 때문이다.
물에 담가놓은 것도 잠깐이다.

2. 쌀싯기 침지 : 좋은 물에 쌀을 싯고, 담가놓아서 불리는 작업이다.

쌀을 찌는 대형 솥
고두밥을 &#45335;게 펼친다

3. 증미 : 증미란 쌀을 찌는 것을 말한다. 대형시루에 강한 증기로 쪄서 고두밥 상태로 만든다. 증미 후에는 넓게 펼쳐서 일정온도까지 냉각시킨다.

누룩을 만들기 위해 누룩포자를 뿌리고 있다.
만들어지 누룩위에 피어있는 곰팡이

4. 누룩 만들기 : 누룩 만들기는 제일 중요한 공정이다. 첫째가 누룩, 둘째가 효모, 셋째가 만들기라고 하는 만큼, 누룩 만들기가 중요하다. 증미한 쌀에 누룩곰팡이를 번식시킨다. 35도를 유지하는 발효실에서 증미한 고두밥을 넓게 펼치고, 누룩곰팡이의 포자인 종균을 뿌려서 철저히 온도 관리하여서 번식을 기다린다.

주모만들기: 주모는 우리는 밑술이라고 한다.
만들어진 주모의 겉모양이 거품이 일고 있다. 이것은 발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5. 주모만들기 : 주모는 양질의 효모를 순수하게 배양한 것을 말한다. 생수와 누룩과 효모를 넣어서 당화시키는 작업이다. 효소는 이때 당화를 촉진한다. 이 당화작업이 끝나면 그 당을 효모가 섭취하고, 그 효모가 알콜을 뱉어낸다.

모로미는 만들어진 주모에 고두밥과 물을 추가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모로미는 계속 저어주면서 관리한다. 발효의 진행정도를 확인하면서, 발효를 돕는 역할이다.

6. 모로미 만들기 : 발효탱크에 주모를 넣고 쌀누룩, 증미 물 고두밥을 넣어 모로미를 만든다

당화와 발효가 동시에 진행된다. 3회에 나누어 혼합작업하여 엄격하게 온도관리를 하여 3-4주간에 걸쳐서 발효를 시키는 작업이다.

술이 되어서 나온다. 물같은 술.....캬하.....
술을 짜고 남는 지게미, 이 지게미로 야쿠르트를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고 한다. 이 지게미에 다시 고두밥과 물을 넣고, 효모를 첨가하면 술을 만들수 있다. 이 지게미를 구해 보는 것도 어쩌면 일본산 효모를 구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싶다.

7 상조 : 모로미를 짜내는 작업을 상조라고 압착기를 이용하여 모로미를 채운뒤에 압력을 가해 원주와 술 지게미를 분리한다.

가열을 하여 살균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발효의 진행을 막고자 하는 역할을 한다.

8. 가열 : 60-70도의 열을 가하여 살균과 효소의 활동을 정지시킨다. 생주는 가열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 결과적으로 살균작업을 하지 않고 바로 냉장보관한다. 그러므로 생주는 그 유통기한이 짧아진다고 할 수 있다.

만들어진 술을 저장하는 탱크

9. 출하 : 저장탱크에서 저장하여 병입하여 판매한다.

이제야 술이 밖으로 나간다.

이상의 것은 오또코야마 공장에서 설명하는 제조과정이지만 일단은 사케를 만드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오또코야마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용하는 원료와 그 발효과정의 자신들만의 독특한 노하우가 가미된 것이 아닐까. 사케가 뭐 정종정도 될 것이다고 하는 수준인 내가 서서히 사케의 향이나 맛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지만 브랜드별로 갖는 그 독특한 사케의 특징을 제대로 구분을 할 수는 없었다.

오또코야마 술 박물관

오또코야마 주조 건물은 3층이다. 3층은 술을 제조하는 각종 도구, 그리고 술에 관한 고문헌 등이 전시되어 있다. 술제조도구 박물관이라고 해야 할까. 하찮은 것까지도 놓치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 이 자료관에는 특히 일본의 전통 기술인 주조의 역사와 문화를 전해주는 귀중한 자료들로서 약 330년 전의 역사적 자료가 다수 전시되어 있으며, 술을 빗는 도구 뿐만 아니라 판화로 제작된 민속화인 우키요에와 여러 가지 문헌들이 전시되어 있다.

오또코야마가 수상한 상장들

2층에서 보면 술제조공장을 볼 수 있다. 견학자가 많으니, 당연히 그것을 보여주는 곳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은 역시 쇼일 뿐이고, 그들만이 갖는 비법의 모습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공장내부도 그렇게 오픈하지 않고, 겉만 보여주는 정도라고 할까. 그런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리고 그 2층에는 그동안 오또코야마가 세계 콩크르에 나가서 받은 수상내역에 대한 전시공간이 있다. 오토코야마 주조는 1977년부터 현재까지 세계 주류 콩크르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상을 받고 있다. 술을 만들어서 상을 받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하고 중요한 일일까 싶기도 하지만 열정이 베어 있는 그 장인정신이라 할까. 그것만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지 싶다.

오또코야마에 있는 1층 시음장 전경

3층에서부터 1층으로 쭉 훑어서 내려오면서 설명을 듣고, 관람을 하다보니 1층이다. 좀더 관찰을 하고 싶어도 일행의 발걸음은 빠른다. 자칫하면 일행을 놓치고 만다.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으면 안내자의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한다. 그저 슬쩍슬쩍 지나치는 정도일 수 밖에 없다. 어쩌면 각자가 자신들이 필요한 정보를 나름대로 소화하고 지나쳐오는 정도이지 않을까. 1층은 시음장이다. 시음코너는 오또코야마에서 생산하는 술을 비교 시음한다. 그러나 이들이 생산하는 술이라도 가격이 비싼 술은 그냥 시음하는 것이 아니고 한잔에 500엔을 내고 시음할 수 있다. 허기야 한병에 4-5천엔씩 하는 것을 그냥 마구 내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시음도 그냥 한잔만 하는 것이 아니고, 좋으면 한잔 더 한잔 더 하는 것이 술이 아니겠는가. 방문객이 많다보니 그럴 수 있겠구나 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우리의 정서와는 다르다는 점이 생각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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