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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지상낙원, 육지 나갈 생각 없어요"

완도군 노화읍 대장구도, 섬 지킴이 조영복씨

  • 입력 2017.03.22 10:43
  • 수정 2017.03.22 10:46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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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론으로 촬영한 대장구도 모습. 항구는 섬중앙 움푹팬 곳에 기가 막히게 자리잡았다
▲  드론으로 촬영한 대장구도 모습. 항구는 섬중앙 움푹팬 곳에 기가 막히게 자리잡았다
ⓒ 이재언

 


며칠전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이재언씨와 함께 대장구도를 다녀왔다. 대장구도는 전라남도 완도군 노화읍에 딸린 섬으로 동경 126°30′, 북위 34°09′에 있으며 면적 0.135km2, 해안선 길이 2.9km, 최고점 73m의 작은 섬이다.

부근에는 소장구도·어룡도·대제원도 등이 있다. 2010년 1가구 3명이던 섬에는 현재 3세대 5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한 때 12세대에 분교까지 있었던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다가 최근 2명이 늘었다. 그만큼 살기가 괜찮다는 의미다.

<두산백과>사전에 의하면 임진왜란 때 해남에서 신씨가 난을 피해 처음 이 섬에 들어와 살게 되었다. 대부분 임야로 이루어져 있고, 산에는 갖은 약초와 구렁이가 많은 대신 독사는 없다고 한다.

힐링의 섬이라 불려
 

 주말을 맞아 조영복씨의 지인가족이 서울에서 내려와 낚시를 하며 여가 시간을 보냈다. 서울에서 맛있는  음식을 싸가지고 와서 나눠먹었다
▲  주말을 맞아 조영복씨의 지인가족이 서울에서 내려와 낚시를 하며 여가 시간을 보냈다. 서울에서 맛있는 음식을 싸가지고 와서 나눠먹었다
ⓒ 오문수

 

 

 조영복씨가 대장구도 인근에서 잡은 고동들이 기어나가고 있었다
▲  조영복씨가 대장구도 인근에서 잡은 고동들이 기어나가고 있었다
ⓒ 오문수

 


주변에는 작은 무인도가 점처럼 떠있어 전망이 좋다. 예부터 결핵 등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요양차 머물렀으며 신기하게도 병이 나았다고 한다. 특히 물이 좋고 풍부한 해산물과 청정해역이 몸에 좋기 때문이다.

섬 주변에서는 자연산 미역, 톳, 각종 해초류와 전복, 소라, 해삼 등이 많다. 물산이 풍부해서인지 이웃집에 생일만 돌아와도 서로 음식을 나눠먹으며 화목하게 살았다.

처녀들이 많아 외지 총각들이 놀러와 며칠씩 묵고 가기도 했다. 밭농사로는 마늘, 고추, 고구마, 배추를 재배하며 집집마다 소 2마리를 키웠다. 섬의 터줏대감이랄 수 있는 조영복(64세)씨가 대장구도 자랑을 했다.
 

 대장구도 터줏대감인 조영복(64세)씨가 집앞 선착장에 섰다. 대장구도가 지상낙원이라며 공기 좋은 이 섬을 떠날 생각이 없단다
▲  대장구도 터줏대감인 조영복(64세)씨가 집앞 선착장에 섰다. 대장구도가 지상낙원이라며 공기 좋은 이 섬을 떠날 생각이 없단다
ⓒ 오문수

 


"여그가 공기도 좋고 해서 육지에 나가 살 생각이 없어요. 지상낙원이제! 욕심 안내고 삽니다. 이 나이에 욕심 많으면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문제가 생기잖아요.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성장한 즉, 사망을 낳습니다. 나같이 잔소리가 많은 사람은 정이 많아요."

조영복씨 집 뒤로 제대로 된 빨간 벽돌집이 보여 "누구 집인가?"를 묻자 "경찰이 근무했던 파출소"란다. 그가 이 조그만 섬에 경찰이 근무하게 된 연유를 설명해줬다.

"오래전에 이웃한 섬인 소장구도에 근무하는 교사를 간첩이 납치해서 북으로
끌고 갔어요. 그 사건 뒤부터 경찰이 파견 근무했습니다."


조씨가 대장구도의 불편한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문어를 잡기 위해 고등어를 잘라 미끼를 만들고 있다
▲  문어를 잡기 위해 고등어를 잘라 미끼를 만들고 있다
ⓒ 오문수

 


"섬으로 들어오는 정기여객선인 '섬사랑 8호'가 있는데 정기기항을 안 합니다. 태풍이 불면 기계실에 파도가 들어옵니다. 저기 보이는 우물까지 호안도로를 확장시켜주면 좋겠어요"

조씨 집에는 주말을 맞아 서울에 사는 지인들이 낚시를 하며 쉬어가고 있었다. 맛있는 음식을 바리바리 싸와 나까지 포식을 했다. 막걸리를 들이키며 호탕하게 웃는 조영복씨에게서 자족하는 이의 여유로움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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