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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사라져 부인은 아이들과 육지로 나간다

검은 모래가 깔려 불린 이름 흑일도

  • 입력 2017.03.27 20:34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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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론으로 촬영한 흑일도 모습. 임야가 전 면적의 87%에 달한다
▲  드론으로 촬영한 흑일도 모습. 임야가 전 면적의 87%에 달한다
ⓒ 이재언

 


며칠 전 완도에 있는 흑일도를 방문했다. 전라남도 완도군 군외면에 속한 섬은 동경 126°34′, 북위 34°17′에 위치하며 면적 1.58㎢, 해안선 길이 7.9km, 최고점 184m의 작은 섬이다.

촌락은 섬의 북쪽 지점 해안가에 밀집해 있다. 임야가 전 면적의 87%인 1.38㎢를 차지하며 주민의 대부분이 농업과 어업을 겸하고 있다. 농산물로는 가용으로 쓸 정도의 보리·고구마·콩 등을 생산하고 해산물로는 파래, 전복, 김을 생산한다.

한 때 34호에 80명 정도가 살았던 마을에는 현재 30세대 62명이 거주하고 있다. 섬을 돌아다녀 보면 대부분의 주민이 노인들 뿐이라 활력이 없다. 헌데 외국인 노동자와 함께 멋지게 생긴 집에서 일하는 젊은이가 보여 대화를 시작했다.
 

 흑일도 항구 모습
▲  흑일도 항구 모습
ⓒ 오문수

 


"주로 김양식과 파래, 전복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살다 아버지가 모든 걸 갖추어 놓은 섬으로 귀촌했는데 웬만해서는 도시보다 더 낮죠. 이렇게 멋져 보이지만 다 빚이에요."

마을 입구에 방풍림이 울창해 학교부지인 줄 알았더니 아니다. 해변에서 동네로 올라가는 노인회장 강제연(72세)씨를 만나 섬에 대한 내력을 들었다.

"옛날에는 소득이 적었지만 양식 때문에 지금이 많제. 방풍림이요? 하늘이 안보일 정도로 울창하게 우거져 있었는데 태풍 매미 때 많이 죽었어요. 요즈음 도회지에서 살기 힘든 젊은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양식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달라진 변화가 있다. 배들이 많아져 배를 정박하기 곤란해진 것.

"부잔교가 하나 더 있으면 좋겠어요. 사리 때 선창에 배를 대놓으면 배들이 갯벌에 닿아 움직일 수 없어요."
 

 흑일도 마을에 그려진 벽화 모습
▲  흑일도 마을에 그려진 벽화 모습
ⓒ 오문수

 


항구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여럿 보였다. 외국인노동자들의 현황에 대해 묻자, "직업소개서에서 소개받고 일하는 데 집에서 먹고 자지만 최저임금 이상을 받는 월급제"라고 한다.

흑일도는 해남 땅끝마을이 가깝다. 육지가 가깝고 생활형편이 괜찮아서인지 학생들을 육지로 유학 보낸다. 어린아이들을 떼놓기 힘든 어머니가 육지에 나가 동거하며 뒷바라지 한다. 현재 10명의 젊은이가 귀촌한 마을의 중요한 문제는 폐교된 학교를 복원시키는 것.  한 젊은이가 흥분하며 말했다.
 

 전복양식장이 보이고 건너편 산에 토말탑(해남)이 보인다
▲  전복양식장이 보이고 건너편 산에 토말탑(해남)이 보인다
ⓒ 오문수

 


"한창 일해야 할 부인이 애 뒷바라지 때문에 육지로 나가 산다는 건 불합리합니다. 차가운 겨울바다에서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이유가 뭔데요. 자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시켜 잘 살게 하려는 것입니다. 학교문제를 해결해주세요. 학교가 생기면 섬으로 들어오겠다는 친구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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