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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맛, 이 한 접시에 다 있다

여수 숙회코스요리 전문점을 가다

  • 입력 2017.04.04 21:22
  • 수정 2017.04.05 00:26
  • 기자명 조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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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선회에 토치로 열을 가해 그윽한 불맛이 담긴 숙회(熟膾)다.
▲  생선회에 토치로 열을 가해 그윽한 불맛이 담긴 숙회(熟膾)다.
ⓒ 조찬현

 


여수에 있는 한 숙회코스요리 전문점을 찾았다. 본점이 최근 KBS 2TV 생생정보에 소개된 바 있다. 실은 방송에 소개되기 이전부터 여수 맛객들에게 알음알음 알려진 곳이다. 방송에 소개된 이후로 찾는 이가 부쩍 더 많아졌다고 한다. 이곳은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데다 가성비가 좋다.

여수의 다양한 맛이 다 있다는 숙회코스요리를 살펴보자. 첫 상차림부터 시선을 빼앗는다. 숙주나물과 부추를 곁들인 복껍데기무침은 복집의 그 맛을 능가한다. 새콤하고 아삭 한데다 쫄깃함이 조화를 이룬다. 인절미를 기름에 튀겨낸 인절미튀김도 이채롭다. 가오리찜과 해삼물회 등 제법 먹음직한 음식들이 많다. 여수특산품인 방풍나물을 이용한 방풍샐러드와 연어에 양파채를 곁들인 연어샐러드도 맛깔나다. 

고려시대 말부터 먹었다는 숙회. 그 독특한 불향에 빠져들다
 
 숙회는 양념을 씻어낸 배추김치에 생강채 무슨 마늘 등을 곁들여 싸먹는다.
▲  숙회는 양념을 씻어낸 배추김치에 생강채 무슨 마늘 등을 곁들여 싸먹는다.
ⓒ 조찬현

 


숙회는 양념을 씻어낸 배추김치에 싸 먹는다. 하트 모양의 사랑밥 한술을 배추김치에 올리고 참돔과 농어숙회에 생강채 무순 마늘 등을 얹는다. 곁들이는 취향에 따라 먹으면 된다. 이채로운 이 맛, 한번 맛보고 나면 어느새 숙회의 독특한 불향에 다들 빠져들고 만다.

숙회를 처음 맛본 지인(문지순)의 시식평이다. 회는 일반적으로 차가운데 숙회를 김치에 싸먹으니 따뜻한 느낌이어서 좋다고 한다.

"회는 냉하잖아요. 그런데 김치에 싸먹으니까 느낌이 따뜻한 거예요."

사실 숙회를 전면에 내세워 이렇게 특화한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일식집이나 횟집에 가면 불향을 입힌 불초밥이나 비슷한 숙회가 있지만 이곳은 숙회전문점이다. 그래서 사업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육해공 숙회천국  임성민 셰프가 전복을 손질하고 있다.
▲  육해공 숙회천국 임성민 셰프가 전복을 손질하고 있다.
ⓒ 조찬현

 


다음은 임성민(42) 셰프의 말이다.

"문어숙회나 미꾸라지 숙회는 알지만 회로 숙회를 한다고 하니까 다들 의아해하더군요. 그래서 저희 집은 이런 음식을 합니다 하고 밖에다 상차림 그림을 내걸었죠. 그걸 보고 많이들 오세요." 

숙회는 다양한 식재료와 함께 김치에 올려먹는 재미가 제법이다. 이렇게 먹으면 회가 냉한 느낌이 없어지고 또 다른 별미로 다가온다. 지금껏 그 어디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색다른 회맛의 이색 풍미를 즐길 수가 있다. 그윽한 불맛과 함께 생선회에 열을 가한 것이 숙회(熟膾)다.

"토치로 생선에 불을 가해 얼음에 담굽니다. 활어를 잡아 3시간 냉장 숙성하죠. 계절마다 생선의 맛은 달라져요."

새콤한 소스를 뿌려낸 닭튀김요리 유린기도 맛보고 쇠고기등심으로 만든 쇠고기등심챱스테이크도 있다. 생선전문 숙회횟집에서 중식집과 레스토랑의 맛을 경험하는 이색체험이다. 다양한 요리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맛의 절정 샤브샤브... 시간이 흐를수록 육수 맛의 깊이가 더해져
 
  새조개와 키조개 관자, 피조개, 붕장어, 새우 등과 더불어 갖가지 채소와 쇠고기 차돌박이를 샤브샤브로 먹는다.
▲  새조개와 키조개 관자, 피조개, 붕장어, 새우 등과 더불어 갖가지 채소와 쇠고기 차돌박이를 샤브샤브로 먹는다.
ⓒ 조찬현

 


샤브샤브의 세계로 들어오면 맛은 절정에 이른다. 계절마다 선보이는 식재료가 달라진다. 요즘은 새조개와 키조개 관자, 피조개, 붕장어, 새우 등과 더불어 갖가지 채소와 쇠고기 차돌박이가 있다. 정성으로 우려낸 기본 국물에 닭 한 마리와 대추 양파 등이 뿜어대는 맛과 식재료가 어우러지며 펼쳐지는 맛의 향연은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맛국물에는 어떤 식재료가 들어갈까. 이곳 셰프에게 알아봤다.

"육수는 대파와 무 복어머리 건새우 등 6가지 식재료를 넣어 2~3시간 끓여 맛을 살려요. 처음에는 육수가 조금 싱거워요. 하지만 한 시간 정도 우러나면 그 맛이 아주 딱이지요." 
 
 닭튀김요리 유린기와 쇠고기등심으로 만든 쇠고기등심챱스테이크도 맛있다.
▲  닭튀김요리 유린기와 쇠고기등심으로 만든 쇠고기등심챱스테이크도 맛있다.
ⓒ 조찬현

 

  
 기본 상차림에 여수의 다양한 맛이 담겨있다.
▲  기본 상차림에 여수의 다양한 맛이 담겨있다.
ⓒ 조찬현

 


누가라서 마다할까, 이렇게 멋진 육해공 맛의 향연을. 샤브샤브 깻잎쌈도 좋다. 갖가지 식재료를 바꿔가며 맛봐야 더 인상적이다. 이때 데쳐낸 부추와 팽이버섯에 마늘 등을 올려먹으면 좋다.

마지막으로 닭고기까지 한 마리 뜯고 나면 포만감이 넘쳐난다. 덤으로 나오는 우동사리와 만두도 있다. 마무리는 어죽을 써 먹어도 좋다. 기본 육수에 다양한 식재료를 데쳐내 시간이 흐를수록 육수 맛의 깊이가 더해진다. 숙회코스요리는 배부름에 주의해야 한다. 다양하고 맛있게 음식을 즐기려면 먹는 내내 적절한 안배가 필요하다.

이곳 셰프는 누구나 편하게 잘 먹고 갔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누구나 다 어울려서 편하게 맛있게 드셨으면 해요. 잘 먹고 갑니다. 다시 찾을 수 있는 집으로 만들고 싶어요."

함께 한 지인은 자신의 집을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배불리 먹이고 싶어 하는 셰프의 따뜻한 마음이 대통령보다 더 낫다고 말했다.

"배불리 먹이고 싶어 하는 마음, 대통령보다 더 낫네~"
 
 다양한 해산물이 있는 샤브샤브의 세계로 들어오면 맛은 절정에 이른다.
▲  다양한 해산물이 있는 샤브샤브의 세계로 들어오면 맛은 절정에 이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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