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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은 ‘팬션천지'... 두 가지의 다른 시각

‘균형잡힌 개발 아니다’ vs ‘아직은 수요 있다’

  • 입력 2017.04.08 06:00
  • 수정 2017.04.10 11:48
  • 기자명 오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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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 진모지구가 내려다 보이는 팬션단지. 대부분 영업중이고 일부는 아직 공사증이다.  ⓒ 정종현
돌산 진모지구가 내려다 보이는 팬션단지 입구.   ⓒ 오병종

시에서 허가내고 공사중인 숙박시설 돌산에 31곳
돌산엔 호스텔만 26곳 381실 영업중, 민박도 185개소 영업중

돌산지역이 변하고 있다. 특히 우두리와 평사리가 지금 몸살을 앓고 있다.
곳곳에 나무가 잘려나가고, 땅이 절개되고 있다. 바다의 시야가 콩크리트 건물로 가려지고 있다. 바다에서 바라보면 공사중인 모습들은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지나가는 사람이면 다 한마디 한다.
“돌산에 숙박시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다”

돌산 평사리 해변, 한쪽은 팬션 건축이 마무리중이고 오른쪽은 팬션용도의 부지가 정리돼 있다.   ⓒ 오병종

한편으론 전혀 새로운 멋진 대변신에 놀라기도 한다. 건물과 어우러진 바닷가 풍광 속 팬션 건물에 넋을 잃기도 한다. 정말 멋지게 지어졌다. 그래서 또 말한다.
“세계 모든 관광지의 해변 멋진 건물들은 들어서기 전에 파헤쳐지고 아팠다. 그러나 지금 얼마나 멋있는가?”

주말 예약하려면 한달 이상 대기해야 하는 인기있는 돌산의 팬션.  '하이클래스 153' 팬션 홈피 캡쳐 

어쩔 수 없는 과정인가? 환경훼손인가?
아직도 수요가 있어 충분한가?
곧 부도가 이어지고 언젠가 흉물이 될 것인가?

2016년도 돌산에 숙박시설 건축허가 건수를 보면 모두 39건 중 1건이 취소되고 10건은 준공을 마쳐 현재 공사 중인 곳은 모두 28곳이다. 2015년 허가를 신청해 준공되지 않은 3건이 더 있다. 공사중인 호텔 3곳를 제외하면 대부분 관광 및 생활숙박시설이다.

돌산에서만 숙박시설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모두 31곳이다. 공사중인 돌산의 숙박시설은 100% 우두리와 평사리에 집중돼 있다.

이미 영업중인 호스텔업은 여수시내 67개소 887실이다. 이 중 돌산에는 26개소 381실이 영업중이다. 거기다 2016년 12월 기준으로 여수시에 신고된 돌산의 민박업소는 185개소에 이른다. 농어촌 민박업소 상당수가 팬션업을 하고 있다.

농어촌 민박업소는 일반주택 혹은 다가구 주택으로 허가받아 공사를 실시하고, 나중에 민박업소로 신고한 후 ‘팬션’으로 간판을 달기 때문에, 이른바 ‘팬션’이라고 불리는 숙박시설의 건축은현재 시에서 숙박시설 허가받은 건수보다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

팬션이 너무 '우후죽순'으로 들어선다.
이게 과연 적정한지 토론회 같은 공론화 과정 필요

미평동에 사는 고혜숙(58)씨는 친지들과 돌산 나들이 나섰다가 주변에 계속 들어서는 숙박시설 공사를 보고는 “정말 많은 팬션들이 바닷가 쪽에서 지어지고 있는데 걱정이다”며 “마치 신도시에 새 아파트 들어서고 원 도심 빈 주택들 늘 듯이 새 팬션에 밀려 오래된 팬션들이 낡고 방치돼 흉물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며 우후죽순 들어서는 돌산의 팬션 공사 현장을 보고 우려를 나타냈다.

미평동 고혜숙(58. 왼쪽)씨는 돌산에 팬션 많은 게 걱정이다.     ⓒ 오병종

여수환경운동연합 문갑태 국장은 바다와 연안의 훼손을 걱정하며 “지금처럼 돌산에 팬션 허가가 계속 난다면 과연 앞으로 지속가능한 것인지, 바다 연안의 훼손은 걱정할 수준은 아닌지, 여수를 찾는 관광객 수와 객실 수와의 균형이 유지되면서 숙박시설이 건축되는 것인지,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이를 위해 전문가, 관광업계 관계자, 공무원등이 함께 토론회를 개최해서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장대사 가는 길에서 만난 숙박시설 공사 현장.    ⓒ 오병종

아울러 문 국장은 돌산의 경우 “현재 허가가 난 숙박시설 현황과 공사 현장을 보면 답답하고 한숨이 날 지경이다”며 현 상황이 돌산 지역의 균형있는 개발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돌산 평사리에서 10년 넘게 팬션을 운영하는 임채인(61)씨는 자신은 “손님에게 친절과 봉사의 노하우도 있고, 12실 짜리를 운영해온 경험이 있어서 어느 정도 현상 유지는 하고 있지만, 다른 영세 팬션업자들은 거의 제살깎아 먹기를 하고 있어서 어려운 실정이다”며 현재의 허가는 과하다는 입장이다. 지금 들어선 팬션들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더 새로운 팬션에 밀리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돌산은 ‘팬션 과잉건설’중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인기리에 영업중인 돌산의 'ㅍ' 팬션   ⓒ 오병종

"아직 수요 있어서, 괜찮다" ... 주민 반대 없어

돌산의 3청사 근처에 대형 팬션들이 대거 들어섰지만, 4월 8일 주말 기준으로 전 객실이 예약됐다. 평사리 안굴전으로 깊숙이 들어선 요사이 뜨는 팬션인 ‘핀란드의 아침’ ‘하이클래스 153’등은 5월 초까지 주말 예약이 만실이다. 일부 객실 요금이 40만원에 육박하지만 방이 없는 실정이다.

여수시 김재일 관광과장은 “여수시에서는 팬션 숙박시설을 현재 과잉으로 보지 않는다”며, 오히려 시내는 과거 모텔등을 리모델링해서 팬션 형태나 게스트 하우스로 개조하고 있는 입장이라며, “이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허가를 신청하는 것이고, 관광객들이 점차 질 높은 숙박시설을 찾고 있어서 업계의 노력과 경쟁으로 높은 써비스를 제공해준다면 여수의 관광객 증가에도 기여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지장대사 가는 길의 숙박시설 공사 현장 사진. 왼쪽 아래는 호텔 공사 현장이다.   ⓒ 정종현

투자분위기도 돌산의 부동산 가치에 영향을 미쳤다. 미래에셋이 경도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소식은 이미 돌산의 부동산에 영향을 미친 데다, 돌산 지역 주민들도 팬션 열풍에 대해서 긍정적인 편이다. 돌산의 우두리, 평사리 지역은 대부분 땅값이 올랐다.

평사리에서 수산업과 식당업을 겸하고 있는 박정우(43)씨는 “지역 주민들은 팬션이 들어선 데 대해서 긍정적이다. 동네 주변에 고급 팬션이 들어서고 명소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좋아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산 속에 공사가 중단되고 방치된다거나, 산 중턱을 지나치게 파헤치는 자연 훼손은 걱정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주민들은 공사 반대를 주장하지는 않고 “시에서 허가해 줄 때 합당해서 내줬을 것이라고 믿는 편이다”고 말했다.

작년에 평사리에 고급 풀빌라 형태의 팬션을 연 ‘하이클래스 153’ 이경태 대표는 “아직도 수요는 충분하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그동안 팬션을 경영하면서 외지 손님들의 경향을 봤을 때 돌산을 비롯한 여수 지역은 팬션업의 확장성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이다.

팬션의 고급서비스 지향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이 대표의 지론이다. 또한 예전 방식으로 단순 민박 형태로서는 한정적인 고객유치 밖에 안되기 때문에 팬션들의 경쟁은 필수적이고 차별화 전략이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수 관광의 '확장성' 찾아야 

이제는 제주도식의 다양한 볼거리의 써비스가 여수의 관광 인프라 차원에서 추가 되어야 팬션을 비롯한 여수 숙박업의 확장성이 이어진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해상 케이블카가, 낭만포차가 여수 숙박업의 확장을 가져왔기 때문에 돌산에 테마 관광단지의 유치라든지, 여수에 엑스포장에서의 특별한 볼거리 시설이 추가된다면 흡인력이 있게 된다는 주장이다.

거기다 이 대표는 남해군의 사례를 잘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엑스포 전에는 팬션업에서는 남해군이 여수보다 앞섰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 남해군 손님들이 여수로 많이 온다. 남해군을 이용했던 손님들이 우리 팬션을 많이 찾아오면서 하는 말이 있다. 남해군이 잠자리와 바닷가라는 풍광 외에는 다른 관광요인이 없어서, 더 나은 것을 보고 즐기려고 여수를 온다는 것이다. 다만 남해군의 ‘독일마을’은 아직도 찾는다고 말한다. 거기서 힌트를 얻어야 한다”

개별적 팬션건설 방치하지 말고 '팬션지구' 조성해야

여수시가 나서서 남해의 독일마을처럼 ‘팬션 지구’를 조성해 난개발을 막고, 돌산의 풍광을 잘 살리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멋진 자연경관과 휴식처와 조화를 이루는 방안이 바로 “팬션 지구” 조성이라는 것이다. 자연경관에 맞게 건축물도 멋지게 조성하면 ‘독일마을’처럼 단지 자체가 또 하나의 관광명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여수시는 이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이 대표는 강력하게 제안했다.

그러면서 안굴전 해안 귀퉁이 한 곳 전체에 들어서게 될 ‘여수예술랜드’의 등장을 의미있게 내다봤다.

여수예술랜드 공사현장      ⓒ 정종현

작년 3월 이낙연 전남도지사, 주철현 여수시장, ㈜여수예술랜드 김현철 사장은 테마형 리조트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여수예술랜드는 돌산읍 평사리 굴전마을에 1000억원을 투자해 200실 규모의 숙박시설과 미술공원, 전시관 등 테마형 리조트를 건립할 계획으로 추진된다고 당시 발표했다.

여수예술랜드 공사 현장에서 만난 김현철 대표는 “우리 현장을 단순한 ‘팬션’정도로 보는 분들이 많은데, ‘예술랜드’는 도시계획 시설이고 일종의 관광단지다. 일상 그룹에서 운영했던 화양지구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하며, “잘 디자인된 단지는 오히려 친환경적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2만평에 여수시와 전남도로 부터 2년 넘게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를 마쳤고, 바다와 인접한 자연을 오히려 세련된 건축물을 가미해서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명소를 만들게 된다.  바닷가에 무분별하게 ‘오션 뷰’ 를 가리는 세멘트 건출물이 문제라고 본다. 또 지나치게 절개를 해서 불쑥 주변과 어울리지도 않게 건축물이 들어서는 그런 무분별한 팬션이 난개발의 대표적이다. 여수예술랜드처럼 명품 단지가 들어서는 것은 장려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하지만 여수예술랜드 공사 현장도 파헤쳐졌다. 설계대로 공사를 하는 데 있어서 토목공사부터 이뤄지는 현장에서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공사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돌산의 팬션 붐이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고 시 관계자는 내다봤다.
여수시 허가민원과  박창배 건축허가팀장은 "돌산지역에는 2017년 들어서 숙박시설 허가 신청이 아직 없다. 어느정도 수요공급이 맞춰지고 있는 것으로 업계가 파악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유치권 행사중"   짓다 중단한 팬션이 여러해 방치되고 있다.     ⓒ 정종현

아무리 개발 정당해도 자연훼손은 안돼

명소를 만든다는 명분으로 자연훼손이 용납될 수는 없다. 곳곳에서 이뤄지는 공사 현장의 자연훼손에 대한 관리감독은 분야별 관계부서의 몫이다.

마치 과거 위성도시의 개발 붐처럼 일고 있는 돌산의 팬션 건설 현장.
산자락을 절개해 시설 부지를 조성해 놓고 분양을 하는 곳도 있었으며, 전망 좋은 바닷가는 나무가 파헤쳐지고 부지로 바꿔지면 또 팻말을 붙여 손님을 기다릴 것이다.

자칫 바닷가에 숨겨진 땅이 투기 대상으로 변질되고, 여기에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토목건설 업자들이 개입하면 숙박·상가시설이 우후죽순 들어서게되고, 그렇게 되면 무분별한 난개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실제로 어떤 연유인지 짓다 중단한 팬션이 여러해 방치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그렇더라도 미래에셋의 대규모 투자라는 그럴듯한 호재는 기획부동산이라는 함정을 파서, 떠도는 자금을 펀딩수단으로 끌어들일 것이고, 역시 우리의 국토는 천박한 자본가들에게는 단순한 돈벌이의 대상으로 만들 소지가 있다.

호스텔 부지 매매 안내판 앞에서 매물을 둘러보는 사람들   ⓒ 오병종

이곳을 취재하는 도중에도 토목공사를 이미 마치고 잘 정리된 호스텔 부지를 구입하려는 부동산 취득 희망자를 만날 수 있었다.

천박한 자본들의 발호는 막아내야 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에 건전한 자본을 끌어들여 국토의 이용가치를 높이는 모두의 지혜가 요구된다.

돌산의 숙박시설 현장을 드론으로 촬영하려고 준비하는 정종현 시민기자.  정종현 기자도 돌산의 숙박시설 공사 현장이 이렇게 많은줄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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