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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밤문화가 없어요" 한국 거처 알아보는 하와이 교포

제주도 크기인 마우이섬, 고대 하와이안의 성지 할레아칼라

  • 입력 2017.04.13 09:06
  • 기자명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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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의 집'이라는 뜻을 가진 할레아칼라 분화구 모습. 지름 45킬로미터 분화구속에 작은 분화구가 25개 있다. 화가가 물감을 칠해 그리면 이런 멋진 색깔이 나올까?
▲  '태양의 집'이라는 뜻을 가진 할레아칼라 분화구 모습. 지름 45킬로미터 분화구속에 작은 분화구가 25개 있다. 화가가 물감을 칠해 그리면 이런 멋진 색깔이 나올까?
ⓒ 오문수

 


하와이 여행 둘째 날, 일행은 오아후에서 비행기로 30분 정도 떨어진 마우이 섬을 방문했다. 현재 하와이 주도는 호놀룰루지만 최초의 주도는 마우이의 '라하이나'였다.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항구 해수면이 낮아 대형선박 접안이 어려워 호놀룰루로 주도를 옮겼다고 한다.

제주도보다 살짝 큰 마우이는 원래 2개의 섬이었으나 할레아칼라 산의 분화로 섬이 이어져 사람 얼굴형상의 섬이 탄생했다. 지도를 놓고 보면 머리 부분과 몸통을 살짝 기울여 놓은 것처럼 생겼다. 목부분에 있는 도로는 유명 해변휴양지로 가는 통행로이다.

마우이는 최고의 일출장소로 손꼽히는 할레아칼라, 전 세계 골프팬들의 워너비 장소인 카아나팔리, 호화리조트가 모여 있는 와일레아, 지상낙원으로 꼽히는 하나 등이 있어 현지인들조차 동경하는 섬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쉐라톤 호텔의 멋진 수영장 모습
▲  바다를 배경으로 한 쉐라톤 호텔의 멋진 수영장 모습
ⓒ 오문수

 

 

 높은 절벽에서 바다로 뛰어내리는 절벽다이빙으로 유명한 블랙락 해변 모습
▲  높은 절벽에서 바다로 뛰어내리는 절벽다이빙으로 유명한 블랙락 해변 모습
ⓒ 오문수

 


워너비(wannabe)란, "유명인을 동경하는 사람, 유명인을 동경하여 행동, 복장 등을 그들처럼 하는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무언가가 되고 싶다" 뜻의 영어 'want to be'를 연음으로 발음한 말이다.

가이드 설명에 의하면 세계최고의 골프선수들이 참가하여 매년 열리는 PGA대회의 첫 번째 대회가 이곳에서 열린다고 한다. 과연 달리는 차창 밖으로 그림 같은 골프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포경업으로 유명했던 라하이항구, 현재는 혹등고래 관찰 투어로 전환
 

 마우이 해안에서 겨울을 지내는 혹등고래가 가끔 물위로 뛰어올라 관광객들을 즐겁게 해준다고 한다.
▲  마우이 해안에서 겨울을 지내는 혹등고래가 가끔 물위로 뛰어올라 관광객들을 즐겁게 해준다고 한다.
ⓒ pixabay

 

 

 알래스카에 살던 혹등고래가 겨울동안 따뜻한 마우이 해안에서 지내며 새끼를 낳고 지내던 바다. 허먼 멜빌의 유명한 소설 <백경>의 소재가 된 지역이기도 하다
▲  알래스카에 살던 혹등고래가 겨울동안 따뜻한 마우이 해안에서 지내며 새끼를 낳고 지내던 바다. 허먼 멜빌의 유명한 소설 <백경>의 소재가 된 지역이기도 하다
ⓒ 오문수

 


마우이 중심 라하이나항은 미국 고래잡이배들이 모여들면서 포경업 기지가 되었다. 라하이나는 허먼 멜빌의 소설 <백경>의 배경이 된 곳이다.

덕분에 지금까지도 겨울(12월~4월)만 되면 고래를 볼 수 있는 투어로 인기를 얻고 있다. 1845년 수도를 오아후의 호놀룰루로 옮긴 뒤에도 포경업이 번성했지만 1860년대부터 쇠퇴하기 시작했다. 

자연보호를 엄격히 시행하는 미국인들이 엄격하게 규제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다이빙할 때도 물고기를 잡을 수 없다. 다이빙할 때는 바닷가에 깃발을 세우고 입수를 해야 한다고 한다. 

허가를 받고 고기를 잡을 때도 1.5파운드(약 680g) 이상이어야 가능하다. 규정에 어긋나게 고기를 잡으면 엄청난 벌금을 물어야 한다. 가이드가 난처했던 경험담을 이야기해줬다.

"초등학생들을 데리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방문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멸치를 보고 학생들이 '왜 저렇게 작은 고기를 잡냐?'며 울고 안 가는 걸 이해시키느라 진땀을 흘렸어요."

가이드 설명에 의하면 마우이 섬의 1/4이 사탕수수 밭이었다고 한다. 사탕수수 재배와 수확이 너무 힘들어 한국인 노동 이민자를 끌어들였던 153년 전통의 하와이 사탕수수재배는 작년 말(2016.12.31)로 문을 닫았다. 사탕수수재배는 인건비가 싼 저개발국가나 아프리카로 바통을 넘겼다.
 

 오아후에서 마우이로 가려면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  오아후에서 마우이로 가려면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 오문수

 

 

 녹색터널을 달리는 자동차 길.  자동차회사 광고에서 본 기억이 나던 길이다
▲  녹색터널을 달리는 자동차 길. 자동차회사 광고에서 본 기억이 나던 길이다
ⓒ 오문수

 


14만 명이 거주하는 마우이에는 한국인이 500명 정도 살기 때문에 코리아타운이 없다.  대부분 레스토랑이나 세탁업에 종사하고 관광가이드는 파트타임으로 한다. 65세라는 가이드가 하와이가 좋은 이유 3가지와 한국에서 지낼 만한 곳을 알아보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닌다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와이에서 좋은 점 3가지를 들자면 하와이 바다는 냄새가 없고, 일 년 열두 달 23도를 유지하며 파란 하늘이 자랑입니다. 은퇴 후 등산, 낚시, 수영을 즐기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요. 하와이는 밤 문화가 없기 때문에 친구들하고 술한잔 하고 싶어 한국에 거주할 곳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이곳에 살기 때문에 한국으로 왔다 갔다 할 예정입니다."

유태인 3명의 후손이 하와이 땅 40%를 소유해
 

 카아나팔리에는 하와이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이 있다. 이곳에서 자려면 몇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한다.
▲  카아나팔리에는 하와이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이 있다. 이곳에서 자려면 몇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고 한다.
ⓒ 오문수

 

 

 카나아팔리에는 마우이의 왕이 살았던 성벽이 남아있다.
▲  카나아팔리에는 마우이의 왕이 살았던 성벽이 남아있다.
ⓒ 오문수

 


절벽에서 바다로 뛰어내리는 아찔한 다이빙으로 유명한 블랙락(Black Rock)이 있는 카아나팔리는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다. 넓은 백사장과 맑은 바닷물이 관광객을 기다리는 곳으로 과거 하와이 왕족의 휴양지였다. 이곳에는 하와이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124년) 호텔이 있고 800평에 달하는 반얀트리가 그늘을 드리워 관광객과 노점상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주고 있었다.

원래 하와이에 기독교를 전하기 위해 온 3명의 유태인 선교사( 볼드윈, 알렉산더, 와인버거)들이 살았던 곳으로 그들 후손들이 하와이 땅의 40%를 소유하고 있다고 하니 놀랍다.

'태양의 집'이라는 뜻의 할레아칼라 분화구

할레아칼라 국립공원은 과거 하와이안들이 성지로 받들었던 산으로 마우이를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할레아칼라는 해수면 아래 숨겨진 부분과 해발 3055m 정상 높이를 더하면 9000m에 달하는 세계 최대 휴화산이다.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나사(NASA)의 달 착륙 훈련시 사용됐던 분화구는 지름이 45㎢에 달할 뿐만 아니라 그 속에 25개의 작은 분화구가 있다.
 

 할레아칼라 정상 부근에 자라는 은검초. 해발 2천미터 이상의 고산지대에서만 자라는 은검초(Silversword)로 은색털이 난 잎이 칼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  할레아칼라 정상 부근에 자라는 은검초. 해발 2천미터 이상의 고산지대에서만 자라는 은검초(Silversword)로 은색털이 난 잎이 칼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 오문수

 

 

 할레아칼라 정상에서 하늘을 향해 높이 뛴 일행들. 정상이 3055m이니 3056m높이  날았을까? 뒤에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천체망원경이 있다
▲  할레아칼라 정상에서 하늘을 향해 높이 뛴 일행들. 정상이 3055m이니 3056m높이 날았을까? 뒤에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천체망원경이 있다
ⓒ 오문수

 


산 정상 부근에서는 해발 2000m 이상에서만 자라는 고산식물인 은검초(Silversword)를 볼 수 있다. 은검초라 불리는 실버스워드는 은색털이 난 잎 모양이 칼을 닮았다는 데서 불린 이름이다.

3천미터가 넘는 산이니 자동차도 힘겨워할 길을 자전거로 올라가는 부자가 있었다. 깜박 잊고 이름을 못 물어봤지만 부자와 대화를 나눴다. 아버지는 세계최고의 자전거 경주대회인 트루 드 프랑스(Le Tour de Francd)에 출전하는 선수로 초등학생 아들(11살)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전거 경주대회인 '트루 드 프랑스' 대회에도 참가했던 아버지가 11살 짜리 아들과 함께 일주일에 두번씩 자전거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아들에게 "힘들지 않냐?"고 묻자 "괜찮다"고 대답해 놀랬다. 3천미터를 3시간에서 6시간이면 올라간다고 한다.
▲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전거 경주대회인 '트루 드 프랑스' 대회에도 참가했던 아버지가 11살 짜리 아들과 함께 일주일에 두번씩 자전거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아들에게 "힘들지 않냐?"고 묻자 "괜찮다"고 대답해 놀랬다. 3천미터를 3시간에서 6시간이면 올라간다고 한다.
ⓒ 오문수

 

 

 할레아칼라에는 '네네'라는 새가 살고 있어 보호하고 있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가 기념관에 박제된 모습이다
▲  할레아칼라에는 '네네'라는 새가 살고 있어 보호하고 있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가 기념관에 박제된 모습이다
ⓒ 오문수

 


"아니! 걸어서 올라가기도 힘들 것 같은데 힘들지 않아요?"
"힘들지 않아요. 1주에 두 번씩 자전거로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3시간에서 6시간쯤 걸립니다. 더 큰 도전을 위해 이렇게 훈련하고 있습니다"

가파른 길을 올라갈 때는 아들이 아버지의 허리춤을 잡고 있었지만 자전거를 끌고 걸어서 올라가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나는 엄홍길 대장과 함께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를 올라가 보았다.

고도 3000m는 고산병이 시작되는 곳이며 올라가기가 얼마나 힘든지 안다. 때론 유약해 보이는 미국이지만 강한 미국의 힘은 바로 이런 곳에서 나오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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