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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푸아그라, 아귀간 맛은?

맛 찾아 여수 마띠유호텔 '한려관'에 가다

  • 입력 2017.04.14 15:47
  • 기자명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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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따라 바뀌는 이들 회는 바닷가 여수의 장점을 잘 살려냈다.
▲  철따라 바뀌는 이들 회는 바닷가 여수의 장점을 잘 살려냈다.
ⓒ 조찬현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있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의 일부를 본뜬 폭포수가 그림처럼 다가온다. 흐르는 물 사이로 고래와 배를 타고 가는 사람들의 조각품은 해양도시 여수의 이미지와 맞닿아 있다. 이런 멋진 분위기에서 잠시 후 맛보게 될 특급호텔에서의 한정식은 마음마저 설레게 한다.

여수 '한려관' 창밖 풍경이다.
오동도 가는 길, 마띠유호텔 여수에 있다. 심플하고 분위기 있는 이곳은 한정식 전문점이다. 이곳의 한정식은 일식과 한식이 한데 잘 어우러져 여수 한정식의 품격을 한 차원 올렸다는 평가다. 가족이 함께 하기에 더없이 좋은 음식으로 남도의 참맛이 오롯하다.

작지만 강한 호텔 꿈꾸는 이정경 대표를 만나다
 

 작지만 강한 호텔을 꿈꾸는 '마띠유호텔 여수'의 이정경 대표다.
▲  작지만 강한 호텔을 꿈꾸는 '마띠유호텔 여수'의 이정경 대표다.
ⓒ 조찬현

 


이정경(40) 대표의 음식사랑은 유별나다. 형이 운영하던 레스토랑(마띠유)과 얘기치 않게 맺은 인연이 호텔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10년째다.

"호텔이라고 해서 비싼 게 아니라 일반 식당과 같습니다. 호텔의 문턱을 낮췄어요. 1만 원대의 콩탕과 김치 전골 제육볶음도 있습니다. 다양한 메뉴를 선택해도 1만 원대에서 식사가 가능합니다. 한정식이기는 하지만 일식전문가와 한식 전문가가 함께 합니다."

이곳 마띠유호텔 여수는 호남 1호 호텔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 대표의 꿈은 다부지다. 작지만 강한 호텔을 지향한다.

"작지만 강한 호텔을 지향합니다. 호남 1호 호텔인데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통틀어 가장 오래됐어요. 올해로 51년째입니다. 역사는 돈 주고 살수 없는 자산이지요."

직원들이 돌아오고 있다. 이 대표와 한번 인연을 맺은 직원들은 이곳을 떠났다가도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는 식구들처럼 다시 되돌아온다. 이렇듯 고객 또한 내 집처럼 편안하게 느끼고 갔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직원들이 자리가 잡혀 웃으며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으니 이제부터 달려가야지요. 손님들에게 특별한 방법으로 접근해야 할 거 같아요. 저희 집에 오는 손님들은 숙박부터 먹는 음식까지 모든 걸 책임지고 케어하는 거죠. 내 집처럼 편안하게 하는 게 꿈이에요. 이를 위해 비용은 고객에게 현명하게 쓰이는 게 맞거든요."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 한정식이다
 

 마띠유호텔 여수 한려관의 한정식 5만원 상차림이다.
▲  마띠유호텔 여수 한려관의 한정식 5만원 상차림이다.
ⓒ 조찬현

 


멍게비빔밥과 샐러드로 가볍게 입맛을 돋운다. 참치장조림 연어알초밥 농어초밥에 미삼 등이 모습을 드러낸다. 모둠회 세트는 감각적이다. 참돔 연어 농어 광어로 구성되어 있다. 철따라 바뀌는 이들 회는 바닷가 여수의 장점을 잘 살려냈다.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 한정식이다. 특급호텔의 한정식은 여느 일반 식당과 달리 역시 격이 달랐다. 한식은 우리가 늘 접하는 일반적인 음식이다 보니 특별하게 차려내려면 어려움이 많을 텐데, 최상의 식재료를 이용해 전통성에 맛과 품격이 더해졌으니 뭘 더 바랄까.

느낌 좋은 음식들은 참기름장과 간장소스 초고추장이 기본소스로 제공된다. 1인 가격은 35000원, 50000원, 70000원이다. 그 중 우리가 맛본 음식은 50000원 상차림이다. 일식 전문가인 총괄 셰프가 직접 내왔다.
 

 총괄 셰프(이상권)가 자신이 만든 음식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총괄 셰프(이상권)가 자신이 만든 음식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조찬현

 

 

 회는 생강절임 무순 등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배가된다.
▲  회는 생강절임 무순 등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배가된다.
ⓒ 조찬현

 

 

 다양한 요리들이 입맛을 현혹한다.
▲  다양한 요리들이 입맛을 현혹한다.
ⓒ 조찬현

 


아귀 간 요리인 안키모, 참다랑어 대뱃살, 살짝 데쳐 간을 한 전복과 고노와다라 불리는 전복내장젓갈에 광어회를 넣은 음식들은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해삼숙회와 피조개회에 비트로 분홍색 물을 들인 무 그물장식은 보는 즐거움에 흐뭇했다. 일본에서 정통 일식을 배웠다는 총괄 셰프(이상권)의 내공이 이들 음식에서 엿보인다.

"아귀 간을 찜을 해가지고 만들었어요. 바다의 푸아그라라고 말하지요. 참치는 참다랑어대뱃살이고요, 배꼽살 뒤에 있는 거예요."

해삼창자와 어우러진 광어회 맛은 고품격이다. 밀려오는 바다향이 압권이다. 세계 3대진미로 불리는 푸아그라와 그 맛이 가장 가깝다는 아귀간 요리는 입안에 닿자마자 사르르 녹아든다. 섬세함에 맛이 남다른 이들 음식은 요리사의 마음이 느껴져 완성도가 높은데다 만족도 역시 최상이다. 음식은 사람이 만든다. 이러한 참맛은 떠난 직원이 다시 찾아오게 하는 인간관리가 한몫을 했다.

전통성에 맛과 품격이 더해진 맛깔난 요리들
 

 안키모, 참다랑어 대뱃살, 살짝 데쳐 간을 한 전복과 전복내장젓갈에 광어회를 넣은 음식들은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  안키모, 참다랑어 대뱃살, 살짝 데쳐 간을 한 전복과 전복내장젓갈에 광어회를 넣은 음식들은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 조찬현

 


상큼한 갑오징어 초무침과 부추전 쇠고기육전도 맛깔지다. 초무침 요리는 철따라 식재료가 변한다. 모둠회는 활어회와 숙성회가 나온다. 부드럽고 밋밋하기만 한 연어회는 독특한 숙성방식으로 그 맛을 변모시켰다.

송이버섯 전골이다. 경북 봉화에서 공수해온 자연산 송이다. 한우갈비살에 두부와 우럭도 들어갔다. 자연산 송이향이 전골을 지배하고 있다. 고급진 국물 맛에 다양한 식재료의 어우러짐이 좋다. 대하구이와 농어머리구이도 이어진다.
 

 송이버섯 전골이다. 자연산 송이향이 전골을 지배하고 있다.
▲  송이버섯 전골이다. 자연산 송이향이 전골을 지배하고 있다.
ⓒ 조찬현

 

 

 식사는 계절의 풍미를 제대로 담은 냉이쑥된장국이 자태를 뽐낸다.
▲  식사는 계절의 풍미를 제대로 담은 냉이쑥된장국이 자태를 뽐낸다.
ⓒ 조찬현

 


갈비살 마늘구이, 대하와 단호박튀김, 도가니탕에 이를 때쯤이면 입이 호강한 느낌이다. 갈비살 마늘구이는 한우 갈비살을 직화로 구워내 마늘소스와 매실원액 소금 다시마식초에 재웠다. 채소와 함께 먹으면 좋다. 채소의 아삭함에 갈비살의 쫄깃함이 정말 조화롭다. 바삭바삭한 튀김도 맛있지만 밤 대추 은행 수삼 등을 넣은 도가니탕은 그 깊이가 남다르다. 이는 보약이 따로 없는 감동의 도가니 수준이다. 한식 담당 셰프가 설명을 곁들인다.

"도가니탕은 진국으로 진하게 끓였어요. 한우갈비살구이는 마늘소스에 매실과 소금 다시마식초에 2일을 숙성해 구웠어요." 

한정식은 크게 3차례로 이어진다. 해산물이 주를 이루는 차가운 음식, 탕과 갈비살구이 등의  따뜻한 음식, 마지막으로 냉이쑥된장국과 식사다. 맛의 유혹은 끝이 없다. 어느 것 하나 그냥 놓치기 아쉬운 음식들이다.

식사는 계절의 풍미를 제대로 담은 냉이쑥된장국이 자태를 뽐낸다. 제철음식의 존재감은 상상 그 이상이다. 자연산 감성돔구이에 8찬이 차려진다. 냉이쑥된장국과 풋고추와 밥 새우젓을 갈아 담군 배추풋김치가 밥상의 지배자다. 시원하고 아삭한 데다 말로 형언키 힘든 특별한 이 맛은 아마도 천상에서나 먹어봄직한 그런 맛이 아닐까.
 

 호텔마띠유 여수의 전경이다.
▲  호텔마띠유 여수의 전경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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